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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이양 Jul 07. 2020

3평 남짓한 노천카페 베란다에서

행복에 대해 생각해 보다.

# 배움 2_행복은 때때로 뜻밖에 찾아온다.

오늘은 노천카페 같은 베란다에 놓은 테이블에 앉아

며칠 전 샀던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이라는 책을 완독 했다.  

행복에 관한 책이니 행복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비록 작지만 또 충분한 이 공간이 주는 위로가 있다.

요즘 나는 나름 행복하고 평안하게 보낸다고 생각한다.

이런 시국에 나만 이렇게 평안해도 되나 싶지만

책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행복들에 대해 보면서

작가가 배운 행복의 비밀들을 내 삶에 적용해보았다.


#배움 11_행복은 집과 채소밭을 가지는 것이다.

며칠 전 중고나라에서 득템 한 컴퓨터 책상을 들이고 나서

원래 쓰던 작은 테이블이 남아서 베란다에 내놓았다.  

3평도 채 안 되는 비좁은 베란다이지만

나름대로 그 구색을 갖춰가고 있다.

작은 테이블과 의자를 놓으니 카페 같고

작은 텃밭도 가꾸고 있으니 도심 속 농부가 된 것 같았다.

농작물을 돌보는 것에 아직 서툴러

토마토도 죽여버린 이력이 있지만

이번에 산 오이 모종은 잘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베란다가 이렇게 탁 트인 뷰를 가졌는지도 이번에 느꼈다.

창문을 열고 뷰를 바라보는 시간이 늘었기 때문이다.  

베란다가 남향이라 오전 시간에는 햇빛이 강하지 않아

나와서 시원한 공기를 마시면서 책 보고

글을 쓰면 정말 완벽하게 행복한 하루의 시작이다.

그동안 바빠서 못 갔던 아파트 내 수영장도 가보니

공간도 넓고 깨끗해서 운동하기 딱이었는데

이사 오고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음을 깨달았다.

그동안은 요즘같이 솔솔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면서

책도 많이 읽고 글도 느긋하게 써본 적이 없었다.

인생을 채바퀴 돌리듯이 살다 보니 내가 소유하고 있었던 누리지 못한 것들이 많았음을 새삼 깨달았다.

그래서 그런 놓친 일상의 행복들을 다시 차근차근 찾아가 누리고 음미하는 요즘 삶이 행복하다.

 

#배움 4_많은 사람들은 더 큰 부자가 되고

더 중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참 어쩌면 진짜 앞만 보고 달려온 인생이고

쉼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빡빡한 인생이었던 것 같다.

늦은 나이에 시작한 공부도 늦은 나이에 10살 차이 나는

동료들이랑 일하다 보니 빨리 커리어를 쌓아

나이 많은 막내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일중독처럼 하루에 14시간은 기본으로 일하다 보니

쉬는 날에는 밀린 잠을 자기에 바빴고

조금이라도 내가 흐트러지고 늘어지려고 하면

게으르다고 네가 지금 이럴 때냐고 끊임없이 다그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런 소소한 일상을 누리지 못한

나의 인생에 조금 서글퍼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너무 늦지 않게 이 소소한 행복이 주는

평안함을 알게 돼서 오히려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멈춰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확실히 있다.  


#배움 1_행복의 첫 번째 비밀은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한참 커리어를 쌓아 올려야 하는 이 시기에

갑자기 일을 그만둬야 하는 것과  

다시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쉬면서도 생각이 많아졌다.  

내 인생에서 일을 6개월을 쉰다고 해서

커리어에 치명상을 입는 것도 아니고

나만 뒤처져서 일을 못하는 게 아니라

할리우드 전체가 셔터운 한 것이니

조급할 필요가 없는데도 약간의 걱정이 앞섰었다.

경제적으론 그래도 그동안 일한 기록이 있어

실업수당도 꼬박꼬박 나오고 당분간은 걱정이 없는데도

친구들은 다 일을 복귀했고

나도 한참 일적으로 치고 올라가야 할 시기에

집에 덩그러니 있게 되니 적응이 되지 않았던 것 같다.

어쩌면 너무 쉼을 모르고 산 인생에

처음으로 온 쉼에 익숙하지 않았던 것이기도 하다.

친구들은 오히려 위험한데도 일을 나가야 해서

오히려 힘들어하는데 내가 워커홀릭이긴 하나보다 싶었다

이참에 확실히 쉰다 생각하고 생각 비우고 조금은

더 느긋하게 지금 사태를 바라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배움 21_행복의 가장 큰 적은 경쟁심이다.

#배움 14_행복이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랑받는 것

남들이 보면 부러워할 만한 삶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 스스로는 늘 나보다

나은 사람을 바라보면서 나를 다그쳤었다.

내가 좋아하고 동경하는 친한 언니처럼

더 온유한 성품을 갖고 싶었고 더 자기 관리가 잘되고

일에도 성공한 정갈이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런 그 사람들의 삶의 작은 습관들이

그 사람의 인생을 만들었다고 믿고

또 어느 정도 맞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제 서른을 넘겨보니 인생은 냉정하지만

한 사람의 살아온 삶의 선택들과 습관들이

시간이 오래 지나면 삶의 결과로 나타난다는 것을 안다.

게으르고 무질서했던 삶은 몇 년 뒤

아무것도 이루어놓은 성과 없는

똑같은 삶을 반복할 것이고

잘 보이진 않지만 열심히 물 밑에서 발을 저었던 사람은

몇 년 뒤 그 노력의 결과를 열매로 누리는 법이다.

시간과 노력은 거짓말을 안 하니까.

근데 요즘 들어 느낀 점은 무엇인가를

부지런하게 이루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가지지 못한 그 몇 가지의 결핍보다

내가 이미 가지고 있고, 누리고 있는 것들에

더 감사함을 잃지 말고 기뻐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책에 나오는 것처럼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을 인정하고 사랑해주자 싶었다.

나는 부족하고 실수할 수도 있고

완벽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그동안 인정하기 싫어서 참 많이도 나를 괴롭혔었다.

연약한 나의 모습 그대로 인정하고

내가 나를 업신여기고 하대하지 말아야겠다 싶었다.

이영자 언니가 방송에서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자신이 제일 자기를 업신여기고 함부로 했다고.

나도 한참 나를 한심하게 볼 시절

친한 동생에게서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친한 동생이 나의 삶이 너무 부럽다고 말했다.

동생의 눈에는 차근차근 내 꿈을 향해

노력하고 이루어가는 모습이 좋게 보였던 것 같다.

그때 나는 한창 나를 한심하게 여기며 질책하던 때라

동생의 눈에는 나도 어쩌면

내가 동경하는 모 언니의 삶처럼 닮고 싶고

동경할 만 상대일 수 있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남이 닮고 싶어 하는 삶이라고 해서

내 자존감이 높아지거나

행복지수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쯤을 안다.

그렇게 생각해 주는 것은 당연히 감사한 일이고

나도 어느 정도 보람을 느낄 수 있지만

나는 안다.

나 스스로가 삶에서 누리는 평안함과 만족감이 들 때

내가 진정으로 행복을 느낌을.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남들의 평가보다

내 안의 내실을 다지는 시간들에 더 집중하게 됐다.  

내가 어제의 나보다, 몇 년 전의 나보다

조금은 더 성숙하고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우리는 웃고 있는 아이에게 더 친절하다.

#배움 23_행복은 다른 사람의 행복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미국은 방역을 포기한 듯 나날이 감염자 수가 늘어난다.

얼마 전에는 폭동으로 인해

내가 자주 가던 거리에 군대가 주둔해 있는 것을 보고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실감했다.

코로나로 인해 어디든 자유롭게 출입할 수 없고

마스크가 공상과학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돼버렸다.

사람들의 인내심 한계도,

사람들이 용인할 수 있는 범위도 줄어든 것 같다.

다들 별일 아닌 것에 흥분하고

폭발하는 모습들을 기사를 통해 본다.

나만해도 별 것 아닐 수 있는 일에

쉽게 예민해지고 날카로워짐을 느꼈다.

이젠 코로나와 함께 하는 시대를 살아야 할지도 모르고

더 악화돼 주마다 통제하고 폭동이 난무하는 좀비 드라마 워킹 대드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불안감도 있다.

그래서 이번에 흑인 시위나

이슈들을 통해 차별에 더 민감하고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인식들이

더 뿌리 깊게 박히게 된 것 같기도 하다.

웃음을 잃어버린 나라에서 친절을 상상하기 어렵지만

나부터라도 친절해야 하는데

그게 참 쉽지가 않음을 실감한다.

모두가 초초초 예민한 상태라

서로가 친절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지금 불편하다고 외면하면

그건 또다시 영화 "기생충"의 이야기처럼

우리 모두의 책임으로 아니면

나 개인이 대가를 치르게 되는 방식으로

사회는 모두 연동돼 있음을 안다.

그래서 괴로운 것이다.

외면은 쉽지만 책임은 무거우니까.

우리는 연대의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어렵겠지만 모두가 조금은 더

행복한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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