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이 작아서 새끼발가락에 굳은살이 생겼다.
1년쯤 아파하다가 출산하고 나서 안심하고
굳은살 없애는 약을 발라 두꺼운 굳은살을 벗겨냈다.
다 뜯어낸 줄 알았는데 빨갛던 속살이 다시 자라고 보니
아직 뿌리 같은 굳은살이 남아있었다.
너도 참 질기구나 싶다.
밤에 발을 씻고 약을 덧바르려고 핸드폰 불빛으로 비추니 투명한 색으로 굳은살이 보였다.
이것까지 말끔히 뜯어내야지 생각했다.
뭐든 오래된 것들의 자리는 이렇게 떼여내기가 어렵다.
이 글을 쓴 건 한참 오래전인데
지금 와서 다시 보니 그때는 그렇게 안 없어지던 굳은살이 말끔하게 없어졌다.
물론 몇 번의 반복된 약을 바르고 뜯어내고 새살이 자라는 과정을 거쳐서 말이다.
자꾸 임신하기 전의 신발을 신으니 발이 아프고 굳은살이 나는 거였는데
지금은 임신 전 신발보다 한 치수 크게 신었더니
다시 굳은살이 생기지 않았다.
뭐든 이렇게 인정해야 앞으로 나아가는 것 같다.
나는 임신 전이랑 다를 바 없다고
내가 하던 일이 됐든 나의 삶이 되었든 간에
모든 것이 변했음을 인정할 때 다시 나아갈 힘이 생기는데
그 힘을 기르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린 것 같다.
이제는 다시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볼 용기와 힘
그리고 마음의 굳은살이 생긴 것 같다.
다시 처음부터 쌓는다 생각하고 다시 힘을 내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