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커뮤니티에서 '퀴혐'을 당하다니
모 성소수자 가톨릭 커뮤니티를 탈퇴했다. 탈퇴한지는 조금 되었지만 대체 내가 어떻게 생각해야 좋을지 몰라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자극적인 영화 하나 보고 치우자 하는 마인드로 있는걸 택했다. 그 곳에서 내가 미사를 참례하거나 다른 활동에 참여한 것은 아니기에 딱히 미련이 있는건 아니지만 너무나 불쾌했고 그 불쾌함이 너무나 커서 화가 날 뿐이라 아직도 생각 같아선 욕을 한 바가지 퍼붓고 싶은 심정이다. 그 곳이 연령대도 상당히 높고 고인물에 게토화가 진행될대로 된 곳이라는 것은 이전에 얼핏 들었지만 이정도인줄은 몰랐다.
발단은 한 사람이 정보랍시고 무성애에 대한 글을 올린 것에서 시작되었다. 그 글에는 무성애에 대한 편견만 강화시키는 내용이 가득했고 본인은 조사했다고 우겨댔지만 내가 보기엔 조사라고 하기에 너무나 퀄리티가 떨어지는 수준이었다. 무성애는 누군가 만지는 것을 싫어하고 성욕이 없으며 그냥 수도원에 들어가는게 나을거라는 식이었다. 그 글을 보고 무성애 당사자인 나는 정말 화가 났고 무미건조하게 잘못된 정보는 올리지 말라는 댓글을 달았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자신에게 지적한 것이 상처가 되었다, 미워요, 이런 식이었다보니 너무나 황당했고 마지막엔 우리끼리 이러지 말자는 식이었다. 이러지 말기는 뭐 이러지 말아. 당신이 누군가의 정체성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퍼트려 그 당사자를 상처받게 만드는건 괜찮고 본인이 좀 상처받는건 안 된다는 의미냐고. 이전부터 참 마음에 안 드는 글이 많았지만-대리모 찬성이라던가 동성 제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교사를 두둔한다던가 하는 등등- 그래도 글 하나 빼고 댓글을 일절 달지 않았는데 마치 내가 그 사람을 따라다니며 쌍욕이라도 한 것처럼 만들어대니 어이없었다. 그나마 그 댓글 하나도 그 사람이 동물학대를 하는건 정신병자다 이런 글을 썼길래 무슨 의미로 그런 표현을 쓰는지는 이해하나 이 카페에 정신질환 당사자가 있을거라는 생각은 했으면 좋겠다 이렇게 달았을 뿐인데 뭔 내가 따라다니면서 이지메를 하고 괴롭혔다는건지....
처음엔 반박 댓을 달았지만 보면 볼수록 댓글 수준이 기가 막히기도 하고 이게 성인이 쓴건가? 싶을 정도였기에 그냥 카페에 썼던 가입인사를 지우고 탈퇴해버렸다. 화가 나서 한동안 기분 나쁜 상태로 있다가 페북에 이에 대해 올렸는데 한 분이 그 곳은 게토화가 진행될대로 진행되었고 어마어마한 고인물이라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셨는데 그 얘기를 들으니 내가 생각하는 수준보다 더 심각했고 내가 그냥 탈퇴한 것이 다행일 정도였다.
나이 지긋한 성소수자 부모모임 분들도 끊임없이 공부하시는데 지들이 뭐라도 되는줄 알고 공부도 안 하고 잘못된 정보나 퍼트리고 자빠져있는걸까.. 당사자인게 프리패스라도 되는줄 아나. 거기다가 더 어이없는건 그 곳은 남자는 무조건 게이 여자는 무조건 레즈비언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그렇다. 퀴퍼 때 나한테 지정성별이 여자라는 이유로 레즈비언 굿즈를 주는걸 보고 난 레즈비언이 아닌데 어떻게 해야하지 싶을 정도였다.
어쩌다보니 한풀이가 된 것 같은데 이제는 그 기분 나쁜 곳을 아예 탈퇴하고 끊어냈으니 나도 내 알아서 살란다. 뭐 어쩌겠어. 지들끼리 게토화 되어서 우물 안 개구리로 살겠다는데 내가 뭐 어떡해. 안타깝긴 하지만 그게 본인들 선택이라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