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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coAzim Apr 07. 2019

[번역] 전이암 환자의 삶에 대해 연구해야 할 때

이 글은 저명한 의학 학술지인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지난 4월 4일 게재된 칼럼입니다. 전이암을 앓고 살아가는 병원 관리자 (Terry Langbaum: 존스홉킨스병원 이식센터의 행정디렉터입니다) 와 의사(Thomas J. Smith: 존스홉킨스병원 완화의료센터의 종양내과의사입니다)가 함께 쓴 “Time to Study Metastatic-Cancer Survivorship”이라는 제목의 Perspective 섹션의 글인데 느끼는 바가 있어 한글로 옮겨봅니다.

https://www.nejm.org/doi/full/10.1056/NEJMp1901103

이 글을 쓰는 두 저자 중 테리는 지난 37 년간 4 가지 암을 진단받고 살아 남았으며, 현재는 이전의 방사선치료의 후유증으로 발생한 치료불응성 육종을 지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른 한 명인 톰은 전립선암의 재발을 겪었고, 수술, 방사선 및 안드로겐박탈요법으로 인해 생명을 위협하는 부작용을 겪으며 살아왔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압니다. 우리와 같은 전이암 생존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암 생존자에 관한 최근의 논문들에서는 향후 수십 년 동안 직면하게 될 도전 중 암 생존자의 수 (2040 년까지 미국에서 2 천 6 백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됨)의 증가와 생존자 인구의 고령화로 인해 직면하게 될 문제를 강조한 바 있습니다. 기존의 암생존자 관리 가이드 라인에서는 암 치료로 인해 유발되는 장기적 신체 및 심리 문제가 기술되어 있고, 가장 흔히 나타나는 치료 후유증에 대한 검진, 진단, 관리에 대한 권장사항을 잘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가이드라인은 생존자의 암이 완치되었고, 이러한 문제들이 암 치료가 종료된 이후에 발생하는 것이라 가정하고 있습니다.


반면, 전이성 암을 앓고 있는 장기 생존자들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향후 전이암 진단은 환자의 가족들, 직장 및 미국의 의료 자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입이다. 우리 같은 전이암 생존자들은 완치의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없는 상태로서, 말기암이 될 수 있는 상태로 오랫동안 살아 가야합니다. 예전같으면 수 개월 안에 사망했을 많은 환자들은, 이제 5 년 전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새로운 치료를 받고 수 년간 살게 될 것입니다. 심지어 전이성 폐암조차도 5 년 생존율은 16 %에 달합니다. 우리 중 상당수는 수 년간 사회적 역할을 다하며 살아가게 되고, 암환자가 자신에게 남은 시간을 어떻게 가장 적절하게 쓸 수 있을지 결정하는 것도 새롭게 직면한 어려움이 되었습니다.


난치성 암을 앓고있는 많은 환자들은 개인별 맞춤치료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새로운 치료법에 대해 굶주려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암 유전학에 기반하여 등장한 신약들은 매우 적은 비율의 환자들 (현재는 6.6%이고, 2006 년에는 1.3 %였습니다)에서만, 그것도 제한된 기간 동안만 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심각하고 치명적인 합병증이 이러한 치료법 중 일부와 관련되어 있으며, 일반적으로 임상시험이 아닌 상황에서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면역관문억제제로 유발된 폐렴은 임상시험에서는 그 빈도가 3-5% 정도였으나, 임상시험에 등록하지 않은 환자들 중에서는 19 %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최근의 한 연구에서는 완치 불가능한 전이암 환자들 중 자신이 완치될 것이라 믿는 환자들은 7%에 불과하였습니다. 즉 우리들은 완치될 거란 망상을 품고있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희망적이고자 할 뿐이지요.

전이암 환자가 몇 백만에 달한다는 것을 감안할 때, 우리 모두의 종양에 대해 염기 서열 분석이 시행될 거라고 기대할 수 있을까요? 각각의 신약이 임상시험단계에 들어올 때마다 우리의 암이 치료가능성이 높아질 거라는 기대를 뒷받침하는 시스템과 기술을 우리는 보유하고 있습니까?  전이암 생존자로서 우리는 이 발견의 시대에 희망과 현실 사이의 긴장을 어떻게 조율해야 할까요?


우리 전이암 생존자 집단은 더 오래 살지만 엄청난 비용을 치르고 있습니다.  불행히도, 많은 새로운 치료의 비용은 한 달에 10,000 달러 이상입니다.  전형적인 암생존자들인 유방암이나 전립선암 환자들 외에도, 최근까지도 수 개월 이상 생존하기 어려웠던 혈액암, 폐암, 난소암, 췌장암 및 대장암 환자들 역시 치료를 받으며 수 년간 살아가는 것이 드물지 않게 되었습니다. 의료공급자로서의 우리는 오래 살아남은 전이암 환자들이 결국 오게 될 죽음을 기다리는 삶에 적응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반면 오늘날, 일부 환자에게는 완치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어떤 환자가 그런 희망을 품을 수 있으며, 그것은 과연 얼만큼의 비용이 들까요? 매년 치료비용이 늘어가는 가운데 환자들은 장기 암 생존에 들어가는 비용을 어떻게 충당할 수 있을까요? 이 나라는 장기 생존에 드는 치료 비용의 기하 급수적인 증가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요?


우리에게는 암과 관련이 없어보이는 질병과 관련된 지침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일반적인 건강검진과 예방관리는 생략해도 되는 걸까요? 여름 휴가철 비행기 표를 구매할 기회가 있는지조차 알지 못할 때 스타틴을 복용하는 것은 무의미한가요?  전이암을 지닌 채 생활한다는 것은,  전구 하나를 사더라도 당신보다 수명이 오래 갈 전구를 사야 하는지 궁금해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의료인들은 전이암 환자에게 정직해야 하며, 치료 계획을 결정하는 데 우리가 참여할 기회를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질병과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골치 아픈 측면 중 하나는 제어력 상실입니다. 우리는 장기적인 간병으로 인해 우리의 가족이 겪게 되는 신체적, 정서적 고통에 대해 끊임없이 걱정합니다. 가족들은 우리로부터 어떻게 반응하고 행동해야 할 지의 단초를 얻기 때문에, 우리는 병의 진행에도 불구하고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자세를 유지해야한다는 강렬한 의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암 이외에 만성적이고 생명을 단축시키는 다른 질병에 대한 연구를 살펴본다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대처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암 투병 기간 동안 장기 생존자들은 여러가지 어려운 결정을 해야 하며, 주치의 (primary care physician)의 안내와 도움을 얻습니다.  우리 암환자들이 특히 생애 말기에 더 나은 경험을 하기 위해서는, 완화 의료, 일차의료 및 암 전문의료의 다양한 영역을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을까요?  이러한 각 전문의료체계가 협력하고 역할을 분담하여 돌봄을 제공한다면, 암환자들은 늘어가고 그들의 수명 또한 연장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암 전문의료진은 부족한 이 상황이 좀더 나아질 지도 모릅니다.

 

우리들 자신의 삶은 암 재발과 이에 대한 치료로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겪었습니다. 톰은 안드로겐 차단제를 투여받은 지 5 개월이 지났을 때 35 년간 잠잠했던 우울증의 악화를 겪었습니다. 심각한 감정 불균형과 자살 충동으로 입원까지 해야 했죠. 그의 치료팀 구성원 중 일부는 안드로겐 박탈이 우울증의 상대적 위험을 41 %까지 증가 시킨다는 사실을 그 때에야 알고 놀랐습니다. 치료 전에 미리 주의를 주거나 미리 정신과에 의뢰를 하였었다면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톰이 사는 지역에는 환자지원단체는 없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인 Us TOO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특히 커뮤니티 내 그룹인  "The Hell of Lupron"과 "Am I the only one that feels this way?"에서 많은 도움을 얻었습니다. 톰은 이곳에서 다른 환자들도 그와 같은 문제로 힘들어한다는 것, 그리고 의사들이 치료의 부작용의 심각성과 그것이 환자의 삶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심지어 이 문제가 치료로 인할 수 있다는 것조차도 잘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개인적인 삶, 전문가로서의 삶이 영원히 바뀌었다는 사실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불행히도, 연구자들은 지난 수년간 난치암으로 인한 심리적, 사회적, 영적, 재정적 영향을 연구하고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이제 전이암 생존자들에 대해 연구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증가하는 전이암 생존자들이 어떤 것을 원하고 어떤 문제로 고통받고 있는지에 대해 의료인들을 더 잘 교육시켜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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