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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서투른 첫 도전

그럴 자격이 되는 가에 대한 질문

by purple

LA프로젝트 첫 도전


2022년 10월 8일

LA에 와서 들었던 생각은, 생각보다 관광보다 경험이 중심이 된다는 것이었다. 한 마디로 관광할 것이 그렇게 많지 않다. 그보다는 오히려 사람들이 사는 동네의 느낌이 강하다.

LA에서의 후보지로 생각하는 관광명소들을 갔다오면, 어느정도 한 달이라는 시간은 여유가 생긴다.


그 시간을 어떻게 알차게 보내면 좋을지 며칠 전부터 고민을 했었다. 그때, 이곳 근처 교회에서 봉사를 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우선 한국교회가 아니기에, 영어를 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 정식 이름은 'St, Tomas Apostle school'로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오는 어린이들이 많을 것 같았다.

영화과 3년을 배우면서,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비디오를 찍고 편집할 수 있다는 것인데(물론 이것에 의미를 담는 시각은 아직 부족하지만), 그것이 혹시 이곳 아이들에게 인생에서 재밌는 경험이 되지 않을까하는 마음이어서 였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하면서 바람이 더 많은 사람이 영화의 효용성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말은 즉슨 영화는 한 개인에게 힐링을 줄 수 있는 예술분야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생각한 것을 글로 옮기고 하나의 이야기를 눈에 보이게 만드는 활동은, 내면에 있는 무언가를 끄집어 낸다. 또한, 그 외에도 자신이 공유하고 싶은 것을 생생하게 공유할 수 있다. 하지만 비디오를 만든다는 것은 다소 진입장벽이 있어 보인다. 우선, 영상을 찍을 카메라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영상들을 편집할 컴퓨터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편집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루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도구와 능력으로 같이 재밌는 활동을 나눌 수 있지 않을 까 싶었다. 특히 나는 아이들을 좋아하고, 그들은 누구도 빠짐없이 소중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괜히 '이 나라의 자라나는 새싹'이라는 푸릇한 별명이 붙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나에게는 LA에서의 한 달을 의미있게 보낼 수 있고, 교회에서는 아이들에게 의미있는 경험을 공유시킬 수 있기에 WINWIN이지 않을까 한 봉사 생각이었다.



옷을 빨래하고, 덜컥 오늘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 와서 한 이틀만에 들었던 생각인데, 더 늦어질 순 없었다. 국제학생증, 여권사본, 비자, 백신예방접종증명서, 코로나 음성확인서 등등 챙길 수 있는 서류는 다 가지고 덥썩 문 앞에 섰다. (실은 길을 헤매서 땡볕에서 몇분을 더 걸었다.)

긴장과 햇빛에 지친 몸을 우선 운동장으로 보이는 잔디 옆 벤치에 앉아 쉬어줬다. 그런데, 마음 속으로 긴장을 많이 하고 있는데, 주변은 문을 열지 않은 것 같았다. 주요 내부는 모두 소등되어 있었다.


우선,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됐다. 어떻게 말해야 할지도 오면서 머리를 맴돌았다. 무엇보다도 부족한 스스로의 영어실력이 떠올랐다. '기본적인 회화도 버벅거리는데, 내가 아이들과 무언가를 가리켜주는 입장에서 한다는 것이 말이 될까?' 덜컥 겁이 났다. '만약 애들이 나를 놀리면? 내가 애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주면? 무엇보다 나는 수업커리큘럼이 준비가 됐나?'


수업 방식 생각에 덜컥 긴장돼 멈춰 서 스스로에게 물었다.

'한다면 뭘 어떻게 진행할 것인데'

막연히 비디오를 만드는 것 이상으로 구체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은 대학교 1학년 1학기 때 진행한 책을 영상으로 만들어보는 팀플 작업이었다. 그 방법을 착안하되, 살짝 변형을 시켜보기로 했다. 내용은 자신이 영상으로 만들고 싶은 내용이면 좋겠다. 시나리오(단어만 거창할 뿐, 곧 이야기를 의미)를 쓰는 과정에서 본인이 말하고 싶은 것을 표현할 수 있다. 그리고 팀플로 진행하는데, 3-4명의 소수만 모인다면, 그들 모두 한 명씩 감독이 되어보며 역할을 돌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바람이 있다면, 자신의 얘기를 자신이 눈으로 볼 수 있는 실물(영화)로 만들 수 있는 경험을 되도록 다들 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마음을 먹고 주변을 둘러보았을 때, 정리를 하고 계시는 한 분을 뵐 수 있었다. 한 선생님처럼 보였는데, 교회쪽 분이신 것 같았다.


우리는 얘기를 나눴다.

나는 우선 이곳에서 봉사를 하고 싶다고 얘기를 꺼냈고, 국제학생증을 보여주며 한국에서 영화과를 다니고 있으며, 또 가져간 캠코더를 보여주며 '나의 캠코더를 활용하여 비디오로 찍고 편집하는 활동을 할 수 있다고' 열심히 어필을 했다. 이번 아이들과의 활동이 정말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손짓 발짓을 해가며 어필했다. 대학생 때 찍었던 연출작까지 보여드리며 믿을 수 있는 학생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었다.


상대편 선생님께서 호의적이셨다.

밝은 미소로 처음에 인사하기도 했지만, '봉사'얘기를 들었을 때 더 관심을 보이셨었다. 이것저것 나의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파일들을 전달해드렸다.

그분께서는 우선 호의적이셨지만, 교회 내의 큰 업무를 담당하시는 분들과 얘기를 해봐야 한다고 하셨다. 그리고 그분께서는 다음주 화요일에 오시기 때문에, 금요일 쯤에 나에게 답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부분 충분히 이해했다. 하나의 학교고 교회면, 그 안에서의 체계가 있고 또 원하는 활동이 아이들과 하는 활동이다 보니 더욱 같이 협의해야할 부분일 것이다. 그 선생님께서는 가까운 학부모분들과도 얘기를 해보겠다고 했다.


다음주 금요일은 실은 나에게는 매우 늦게 느껴졌다. 하루라고 빨리 이곳 아이들과 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기 때문이다. 또한 그러면서 영어회화도 숱하게 접해보고 싶었다. 그렇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마음일 뿐이니, 차분히 기다리기로 했다.

오히려 다음주 금요일이라면, 이 부족한 영어실력을 조금이라도 더 간절하게 공부하고 가야겠다는, 그런 시간을 벌었다는 마음을 들기로 했다.


만약 신뢰하지 못하여 이번 활동을 못하게 되면 어떡할까 싶었다. 그렇다면 영어를 공부했던 것으로 만족할까 한다.

나의 LA가 나에겐 삶에서 가장 의미있었던 때가 됐으면 좋겠다. 물론 앞으로 더 재밌고 의미있는 순간들이 많겠지만, 이번 여행이 터닝포인트가 됐으면 한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될 것이라고 간절히 바란다.




토마스 교회와 얘기를 나누고, St. 소피아 성당을 들렸었다. 그곳에서 한 백인 할머니를 만났다. 그 할머니께서는 이 성당에 관심있어 하는 나를 관심있어 하셨다. 그리고 이 성당에 자부심이 있어보이셨다. 할머니와 대화를 하는데, 혹시 저곳에서 안되면 이곳에선 가능할까(같은 재단 인줄 알았다) 싶어 똑같이 봉사 얘기를 꺼냈었다. 그러나 내 서투른 영어실력 때문인지 할머니와의 대화는 매끄럽지 않았다. 무엇보다, 저쪽 토마스 학교에서 봉사를 하고 싶다고 말하고 왔다고 하니, 할머니께서는

'왜 봉사를 하려고 해?'라고 물으셨고,

'너 이곳 시민이야?'라고 물으시기에 '아뇨 그냥 여행객이에요'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할머니는 'ANYWAY'를 왜치시고, 이곳에 방문해서 고맙다며 대화를 마무리 하셨다.


그 순간의 찝찝함은 이러 말할 수 없었다. 이곳 시민권자도 아닌 그냥 며칠밖에 안 본 관광객이 이들을 위해 봉사를 하고 싶다고 말하니 얼마나 우스웠을까. 실은 할머니의 입장도 이해가 간다. 그래서 부끄럽기도 했다.

이번 페이지에서 '서투른 첫 도전'이라고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선 이번 도전과 이러한 봉사를 하고 싶어하는 마음은 필자는 계속 가져갈 생각이다. 왜냐하면, 더 많은 사람들과 영화를 나누는 것이 꿈이기 때문이다. 대신에 할머니의 일종의 무시(가소롭)처럼 나는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인지해야겠다. 그곳에 살지도 않고, 여행 관광으로 와서 며칠 본 것이 다인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또한 자신이 착한 일을 한다고 착각하지도 말자. 그것이 여행객으로서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인 것 같다.


처음 할머니와 헤어지고 난 후 기분이 정말 다운 됐었는데, 그래도 자신이 생각하는 본인 생의 가치관을 믿는다면, 그러한 힐난을 받아들이고 거기서 배우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을 배웠다.


나는 여전히 LA라는 곳은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다. 그렇지만 사람에게 아직 무서움 보다 받은 것이 많은 여행을 하고 있고, 이것을 보답하고 싶기도 하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무서운 동네'라고 이름 붙여 놓은 곳에서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도 더욱 즐거운 경험을 많이 공유시켜주고 싶다.

만약 이것이 너무 거만하고 교만한 행동이라면 또 거기서 배울 것이다. 그리곤 다시 겸손해지겠다.

나누돼 교만하지 않는 삶의 중용을 잘 타면서, 결국 나는 내가 가진 에너지를 다른 사람들을 위해 많이 쓰고 가고 싶다.

KakaoTalk_20221008_232319389.jpg 그 선생님께 'St.Tomas' 교회의 연락가능한 정보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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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에, 같이 가는 날개에 대해 써있었다(좌)//토마스 교회는 아이들을 위한 방과후 학교 등이 잘 돼있는 것 같아 더 이곳에서 하고 싶었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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