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일기의 첫 타자
라스베가스에서부터 FILX버스로 아침 8시에 출발해서 1시까지 LA로 가고, 거기서 4시 30분까지 샌디에고로 간다. 오랜만에 LA를 보고, 곧장 샌디에고로 왔다.
인상을 써보자면, 깔끔하다였다.
미국을 돌아다니면서 홈리스가 없는 곳을 갔던 적이 거의 없었다. 로스앤젤레스와 라스베가스만을 돌았으니 더욱 그랬을 수 있다. 그래서 처음 가장 놀랐던 것은 홈리스가 길거리에서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지금까지도 신기해하고 있다.
지역을 변경하고 도착하자마자 하는 것은 역시 이곳의 대중교통을 파악하는 것.
샌디에고는 MTS라고 하는 대중교통 회사가 있는 듯 하고, 이용요금은 PRONTO라고 하는 부스를 이용해 버스카드를 얻거나 티켓을 얻을 수 있었다. 좋아하는 보라색이라 이곳의 버스카드가 제일 귀여워 보였다.
내가 첫날부터 숙소에서 무슨일이 있었는지는 정말 나만 알 것이다. 정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심정이었다. 상황은 즉, 14-25일이 나의 기존 일정이었다면, 전에 한번 하루 미뤄서 15일부터 시작할 수 있냐고 문의를 했었다. 그런데, 호스텔 측에서 앱을 통해 해야한다고 해서 결국 변경하지 않았다. 그런데, 샌디에고로 오늘 와보니, 15일 부터 란다. 같은 얘기를 얼마나 해야했었는지 모른다. 게다가 영어가 잘 안되니까 또 엄청 답답하고. 담당자와 얘기를 했는데, 그것은 중계앱에서만 파일을 변경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나중에 확인해보니까 앱에서는 변경을 안했고 게스트하우스의 파일만 변경돼 있었다. 나는 변경을 한 적이 없었기에 당연히 그 파일을 그 게하쪽에서 했다고 생각하는데, 얘기를 귀기울여보면 이것을 중계앱에서 파일은 변경하고, 나의 계정앱에선 변경 안했다고 어쩌구 얘기하는 것 같았다. 나는 관리인 '에릭'과 통성명하는 사이가 됐다.
어찌됐든 주절주절 그런 긴 사연이 있었다. 실상 겪어보면 더 별로인 경험이었다. 그렇지만, 게하가 상태가 너무 좋아서 다 눈녹듯 씻었다. 결국 나는 나 잘 곳만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서핑 보드 등을 빌릴 수도 있다. 그리고 매주하는 활동이 아주 많다. 나는 그부분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또 마당이 있는데, 여기의 모습도 매우 좋다. 깔끔하고. 쾌적하다.
가장 좋았던 것은 이 '뉴포트'의 길이었다. 처음 숙소로 들어오는 길에서 눈이 동그라졌던 것은 뉴포트 길의 끝에 바다가 있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라는 것을 자랑하듯 야자수가 쭉 줄비해 있는 그 길의 끝엔 바다가 까꿍한다. 그것은 매우 새로운 경험이었으며 볼 수록 아름다웠다. 걸어서 10분이면 바다를 볼 수 있다니, 숙소 한 번 잘 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체크 인을 하고 한 번 밖으로 나와 봤다. 생각보다 밝은 뉴포트의 거리. 무엇보다 곱씹어도 놀라운 홈리스가 정말 적고 거의 없는 거리. 치안을 크게 걱정하지 않고 거리를 걸어봤다. 얼마만인지 모를 밤거리 걸음걸음이었다.
핫 팬케이크 아이스크림을 먹어봤다. 오르간이라는 지역에서 지역에서만 나는 베리라고 하는데, 숙소에 들어와 인사를 나눴던 룸메이트가 이 오르간 출신이었다. 신기하다.
다시 아이스크림에 대해 얘기를 해보자면, 미국의 주요 아침이라고 하는 팬케이크를 얼마나 좋아하면 아이스크림으로까지 만들었을까 싶었다. 마치 우리나리의 붕어빵 아이스크림 같았다. 그런데, 먹긴 정말 힘들었다. 아이스크림이 다 곳곳으로 빠져나와서 거의 5분컷을 해야 했었다. 그래도, 새콤하고 달콤하고, 맛있는 베리아이스크림이었다.
정말 맛이 없었던 BBQ의 립부분!! 나는 매운 것을 시켰었는데, 매운게 매운게 아닌 이곳의 맵기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기 자체의 맛이 익숙하지 않은 육향이었다. ㅠㅠㅠㅠㅠ기대를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맛이 없어서 놀랐다. 그리고, 구글맵에서 본 메뉴 리뷰에선 밥이 있길래 기대했는데, 내가 그것까진 어떻게 시킬 줄 몰라 옵션을 다 구성하지 못한 것 같기도 하다(추가 비용이 들까봐 걱정됐었다). 아무튼 그래서 어니언링도 그닥 안 좋아하는데 먹었던 기억이다.
다 먹기에 살짝 벅찼지만 못먹을 정도는 아니니 결국 다 먹고 나왔다. 2번은 안 갈 맛이었다.
첫 째날 샌디에고에 저녁에 오고, 일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밤까지 잘 돌아다녔다. 그럴 수 있는 이유는 아마 홈리스에 대한 정신적인 고통이 덜 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리고, 바다를 끼고 있다는 탁트인 개방감. 우선 첫 인상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