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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올드타운 인 듯 아닌 듯

판다 익스프레스를 위한 여행이 아니었을까

by purple

이것은 판다 익스프레스를 위한 여정인가

스타벅스를 위한 여정인가

2022년 11월 17일 목요일


KakaoTalk_20221117_175748912_16.jpg 오늘 자 뉴포트 거리

어제 수영을 해서 근육이 쑤셨다. 거의 3시까지 침대에서 뒹굴다가, 쥬디 할머니를 룸메이트로 만나고 또 조금 쉬다가, 그래도 하루가 남았길래 길을 떠나기로 했다. 원래하려고 했던 것은 스타벅스에서 일기와 사진정리를 하는 것이었다. 이날 나오면서 찍은 뉴포트의 거리가 제일 구도도 예뻤던 거리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싶다.


숙소 근처에도 스타벅스는 있지만, 나는 더 멀리 나가 보고 싶었다. 최근 뉴포트 쪽과 오션 비치쪽만 맴돌다 보니까, 샌디에고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가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매우 아쉬운 것이므로 이번엔 버스를 타고 멀리 나가 보기로 했다. 그러기 위한 첫번째로, 명분을 만들기 위한 오랫동안 하는 스타벅스를 구글맵에서 찾았다. 올드타운 근처에 10시 30분까지 하는 스타벅스가 있었다. 35번 버스의 막차가 10시 15분 정도이니, 9시 반부터 준비를 해서 잘 돌아와야지! 하는 생각을 안고 갔다.



그런데, 그 곳에 내리니, 뉴포트와는 사뭇다른 환경이 펼쳐졌다. 일단, 노숙자에 대한 무서움이 급 덮쳤다. 길이 차도로 얇게 나있는 곳으로 다른 횡단 보도로 건넜어야 했는데, 그 얇은 길에 노숙자분들이 꽤 있었었다. 그러다 보니 그게 LA의 ptsd인지(실은 겪은 것은 없지만, 공포라는 게 그런거니) 급 신분에 대한 안전의 걱정이 밀려오기도 했다. 그래도 적은 수였음에도 불구하고, 샌디에고에도 이런 곳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룸메 할머니이신, 쥬디님께서 내가 샌디에고가 되게 좋다고 하니, '이곳'만 그런 것일 수 있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역시 지역은 단편적인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내렸던 곳 근처에 생각보다 큰 타켓이 있었다. 숙소 근처의 타겟은 작은데, 이곳에서 더 얻을 게 있거나 가볍게 빵같은 것을 싸게 팔면(LA의 랄프처럼) 하나 얻어갈까 했다. 그러나 이곳의 매장은 넓었지만, 푸드4less나 랄프와 비교해서 타겟은 확연히 비쌌다. 결구극냥 아무것도 사지 않고 나왔다. 짐이 될 것도 싫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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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가려는 목적지 스타벅스 근처에 판다익스프레스가 있다는 것이다. 판다익스프레스는 LA에 있을 때부터 추천을 받았던 곳으로, 미국에 있는 동안 꼭 가야지! 했던 곳이었다. 그런데, LA에서도 라스베가스에서도 다른 것들에 순위가 밀려났다. '샌디에고에서 가면 되지!' 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숙소 근처에 이 음식점의 체인점이 없었다. 어디든 흔히 있을 것이라고 착각했던 것의 아쉬움이었다. 그래서 반 포기 상태였던 찰나, 이렇게 생각치 못하게 가까이 있다니, 안 갈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이 판다와의 첫 만남은 충격 그 자체였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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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쌀밥이 있다는 것에 1차 충격이었다. 이곳이 중국음식의 미국화인 느낌이라고 들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흰쌀밥이 있었다. 어제도 자메이카 음식에 쌀이 있긴 했지만, 이런 동아시아식의 쌀밥을 보는 것은 LA에서 설렁탕 먹은 이후 처음이었다. 근 한 달만이다. 반가운 마음에 밥을 보았는데, 이 밥과 반찬의 양에 2차 충격을 받았다. 아니, 밥이 산같은데 반찬이 너무 적은 거 아니야?? 라는 마음이 있었지만 쌀밥의 존재감이 거의 압도 했다. 반찬 없이 맨 밥만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에 우걱우걱 밥을 밀어 넣었다. 그런데 진짜 너무 맛있어서 3차 충격을 받았다.


반찬 양은 알고 보니, 배식을 받을 때, 종업원과 의사소통의 문제가 있어서 내것을 하나 더 담고 있는 것을 제지하고 이것이 원래 내것이다 아니다 이런 얘기를 나누느라 실제 내 것을 푸던 분께서 더 푸시는 것을 주춤거리셨던 것 같다. 다른 사람이 같은 반찬을 시켰을 때 모습과 비교해보니 그것이 분명할 것이다.

그런데 그런것을 둘째 치고도 반찬이 정말 맛있었다. 나는 오렌지 치킨과 베이징 비프를 시켰는데, 오렌지 보다 베이징이 더 밥 반찬으로 좋았다. 그 특휴향과 매콤함과 식감 등등 모두가 만족스러웠다. 밥도둑이었다.

그 메뉴를 더 먹지 못한 것과 이 곳도 밥을 half로 누들과 반반할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는 것이 아쉬웠지만, 그래도 맛있게 먹었다.

오랜만에 엄마와 영상통화를 하면서, 맛있게 밥 잘 먹고 나닌다고 전달도 해드렸다. 원래 목적은 스타벅스에서 일기든 정리하는 것이었는데, 판다익스프레스를 갔다오니 이미 해가 져 있었다. 아니 그래도 만족스러웠던 식사였다. 거기서, 한국인 유학생을 만나 인사도 건냈다. 다 먹고 나온 후여서, 그냥 서로 한국인인 것을 확인하는 정도였지만, 샌디에고에 영어공부하러 유학생이 많이 온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실제로 이렇게 한국 학생을 만나니 신기했다. 한국인이시냐고 인사를 나누고, 소심한 목소리로 공부 힘내세요를 말하면서 문 밖을 나왔다.


KakaoTalk_20221117_175748912_03.jpg 딸 보고 싶다는 엄마의 말에 냉큼 사진찍어 보내드렸던 끼깔부리는 사진><



스타벅스에서의 사진은 오히려 없다. 굳이 뭘 더 찍나 싶기도 했겠지만은, 무엇보다 생각치 못하게 8시에 문을 닫았었다. 그때, 공부했던 가정법을 쓸 뻔했다. '만약 너가 알려주지 않았다면, 나는 몰랐을 거야~'. 물론 나와서 생각나긴 했지만,,ㅎ

어찌됐던 그래서 그곳에서 사진 정리도 조금 하고 영어공부도 조금 하고 집으로 다시 왔다.


오면서 느낀 것은 그 지역은 홈리스가 존재하고 그게 조금 무섭게 다가 왔다는 것과, 샌디에고의 다른 지역은 밤에 정말 어둡다는 것이다. 가로등이 있음에도 칠흑같다. 미국은 저녁부터도 돌아다니지 않는다는 것을 실감나게 하는 어두움이었다. 그러다 좋은 것은 우리 숙소가 있는 뉴포트거리가 다가오면 환해진다. 이곳은 샌디에고의 그런 조명의 어두움을 아는지, 거리를 아예 알전구로 그물그물로 밝혀두고 있다. 확실히 관광객이 많이 오는 거리라는 것이 느껴지고, 그들을 통해 손님을 맞는 상가들이 있는 곳이어서 그런지 곳곳이 밝다. 이곳에 숙소를 생활하고 있어서 다시 한 번 다행이라고 생각하게 될 수 있었다.




오늘은 제목처럼 스타벅스를 위한 여정이었는지 판다익스프레스를 위한 여정인지 몰랐을 하나의 나들이었다. 위치는 올드타운 근처였지만 올드타운과는 아직 턱없이 멀어보였고, 그냥 샌디에고의 주민들이 사는 다른 곳을 갔다온 기분이었다. 뉴포트가 관광쪽이라면 그곳돠는 다른 생활의 느낌도 살짝 옅보고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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