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행
산타 바바라에 간 것은 LA에 도착한 후 바로 이튿날 되는 때였다. 게스트하우스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묵고 있었다. 첫날 인사한 큰언니와 언니, 그리고 같이간 오빠 외에도 21살 분들과 22살 한 분이 계셨었다.
잔금을 치른 후 체크인을 하는데 복작복작 소리가 들렸다. 큰언니가 체크아웃을 하고 있었다. 언니는, 다른 분들과 사막투어를 갔다 오신 후였다. 그 일행 속에 한 분이 "내일 그래서 산타바바라가실 거에요?"라고 물었다. 언니는 "난 갈건데 누구누구 갈지 모르겠네"라고 말씀하셨다. LA에 도착한지 이틀! 무엇가를 하기에 딱 좋은 시기일 것 같았다. 원래는 1주일 동안은 휴식을 가질 생각이었지만, 언제 일행과 이곳에 갈 일이 있을까 싶어, 좋은 경험할 수 있을 것 같아 버프를 받았다.
같이 있던 하루만에 친해진 작은언니도 가고 싶다고 덥썩 얘기했다. 언니가 그렇게 활발하고 적극적이라는 것을 하루만이지만 처음 느꼈다. 그렇게 친한(?)사람도 같이 우리는 4이서 약속을 잡았다.
산타바바라는 LA에서 꽤 먼 북쪽에 위치한 동네이다. LA에서 하루만에 갔다올 수 있는 여행 느낌이다. 우리는 바다의 라인을 따라가는 암트랙을 예약했다.
캘리포니아는 서부 끝에 위치해있다. 그러다 보니 태평양이 주 면적에 넓게 붙어있다. 그 덕에 바다를 접할 기회가 많다. 그런데, 이렇게 해변이 아닌 기차를 통해 바다를 보니 또 다른 경험이었다. 강릉에서 엄마가 같이 바다기차타고 놀러가자고 했던 말씀이 떠올랐다.
길을 따라 기차를 타고 가면서 '고래'도 보았다. 자연에서 사는 고래를 본 것은 처음이라, 그 서 너 개의 지느러미가 신기하고 설레게 만들었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약 2시간 반 정도 걸려 산타바바라에 도착했다.
처음 도착해서 느낀 것은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할 예쁨이었다.
묵고 있는 게스트하우스 근처에서는 쉽게 느껴보지 못한 색감이었다. 그리고 지금 약 2주 반 동안 있어보면서(일기를 쓰는 현재는 10/17이댜) 느껴지는 로스앤젤레스는 생계의 현장이었다. 관광을 위한 곳이라기 보다도, '일하고 있는'이라는 느낌이 주로 든다. 딱 반대되는 느낌이 이곳이었다.
여기는 미국인도 관광을 오는 장소 같았다. 현지인의 여행지라는 느낌이 들만큼 시각적으로 예뻤다. 그리고, 여행자의 들뜬 분위기가 공간을 감쌌었다.
산타바바라에서는 굵직한 야자수가 길가를 수 놓고 있다. 튼튼해 보이는 나무들이 펼쳐진 로데오 길은 그냥 지나칠수 없이 시원하게 뚤린 길이었다.
이런 곳을 볼 수 있다니, 행복했다.
이런 곳을 볼 수 있다니, 행복했다.
거리를 만끽한 후 우리는 예전 법정이었던 곳으로 갔다(이름이 안 떠오른다). 드넓은 초원이 함께 있었는데, 그곳에서 결혼사진을 찍고 있었다.
질 수 없다는 생각에(아마 나 혼자의 생각일테지만) 우리도 각양각색의 포즈로 사진을 찍어보았다.
낯선 사람 4명이 모여서 같이 여행을 한다는 것도 혼자가서 느끼는 여행의 묘미였다.
신나게 포즈를 잡아 찍으면서 여행의 재미가 더욱 커진다.
이곳이 유명한 것 중에 하나는 옥상에 올라가 볼 수 있는 산타바바라의 전경이다. 이곳의 무료 전망대를 보고 있으면, 왜 유명 인사_마이클잭슨, 오프라윈프리 등_들이 여기서 살았는지 느낄 수 있다. 차분하면서 복작이고, 화려하지 않으면서 존재감이 대단한 마을이었다. 어쩌면 주황색으로 모두 뒤덮힌 곳이, 화려하다면 화려할 것이다.
옥상에서 어느정도 긴 시간을 보냈다. 같이 감탄을 내뱉으면서, 같이 간 오빠는 '이런 곳에서 살고싶다'는 말을 계속 되뇌였다. 넋을 놓고 보고 있으면 더 아름다운 전경이 펼쳐졌다.
사면을 만끽하고 내려올 수 있었다.
그렇지만, 산타 바바라의 하이라이트는 '바다'였다.
'배산임수'라는 안 맞아 보이지만 그만큼 적절한 단어가 없는 공간이 펼쳐진다.
산타바바라는 캘리포니아에서의 첫 바다였다.
사진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앞의 바다와 뒤의 산 풍경이 같이 펼쳐진다는 것이 신기했다. 끝 없는 산과 바다가 앞뒤로 펼쳐졌다. 한국과는 낯선 미국 산의 생김새와, 바다의 길이가 이국적인 느낌을 강조해줬다.
미국국기마저 여기가 미국이라는 것을 실감나게 했다.
부두에서 풍경을 즐기면서 실감이 안 나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자연에서 새로움을 느끼는 것은 다른 무엇보다 여기가 다른 땅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었다.
턱을 올리지 못하고 만끽했다.
산타 바바라 의 곳곳은 예쁜 곳으로 가득했다. 사진들이 너무 많아서 다 정리하기까지 오래걸릴 정도였다.
곳곳의 가게 안에서의 옷들이 시선을 사로 잡는 것들이 전시돼 있었다. 미국의 옷가게를 들어가 보면, 색감을 가리지 않는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다.
자기 개성 강한 옷들 내 취향이다.
그곳에서 해빗 버거를 먹고, 커피를 마시고, 올드 성당을 갔다오고,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고 왔다는 느낌이 적절한 산타바바라의 여정이었다.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경험이었고, 미국의 자연 경관에 감탄을 할 수 있는 경험이었고, LA에 와서 큰 여행을 떠났던 첫 경험이었다.
다양한 사람들과 여행을 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고, 이러한 풍경을 볼 수 있는 여행을 올 수 있었다는 것에 한 번 더 감사하게 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