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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돈냥이 Jul 12. 2022

에너지는 없지만 갓생은 살고 싶어

부족한 체력, 지구력, 정신력이지만 가성비 좋게 써보려고요


아침형 인간

시크릿

나폴레옹 수면법

플랭클린 플래너

미라클 모닝


그리고 공부, 운동, 취미, 명상 등등


열심히 사는 삶을 살고 싶어 부단히 방법을 찾고 시도해보며 몇십 년의 세월을 살았지만

매번 실패만 했을 뿐, 조금의 성장도 하지 못하고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했다.

그저 매일 남들 하듯 억지로 눈을 뜨고 억지로 몸을 일으켜 등교하고 출근하다 고갈되는 기력에 버티다 못해 퇴사하고, 얼마 뒤엔 고갈되는 잔고에 버티다 못해 어영부영 또 입사해서 견디는 생활을 반복할 뿐이었다.


일터에서도 집에서도 나는 스스로를 관리하지 못했고 그렇다고 딱히 자유롭게 산 것도 아니었다.


유튜브나 책을 보고 동기 부여를 잔뜩 한 첫날은 열심히 살았지만 둘째 날은 지쳐서 말 그대로 기절해버리기 일쑤였다.

작심삼일조차 욕심이었고 몸이 아픈데도 나태하고 게으르다는 시선까지 견뎌야 했다.

운동을 하기에 부족한 체력이었고, 보약을 먹어도 몇 달뿐이었다.

이직을 하면 할수록 월급은 그대로고 개인 시간이 적어지는 기이한 현상에 모든 것이 부족해져만 갔다.






정말 모든 게 부족했다.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고 나조차 어디서부터 무엇을 시작해야 할지 모를 만큼 너무 아무것도 없었다.

체력도 없고 돈도 없고 재주도 없고 하고 싶은 일도 없고 열정도 없었다.


그렇지만 나도 갓생을 살고 싶었다.



네이버 국어사전에 정의된 갓생의 의미




더 이상 남들처럼 이라는 말로 매일을 견디며 버티기만 하는 삶을 살고 싶지 않았다.

또 다른 남들처럼 아침에 가뿐히 눈 뜨고 체력을 키우기 위해 운동을 하고,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일도 열심히 하며 돈도 많이 벌고 싶었다.



코어 힘이 없어 코어 운동을 해야 하는데 코어 힘이 없어 코어 운동을 할 수가 없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일단 시작하고 잡생각 없이 꾸준히 지속해야 함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잘 되지 않았는데, 그동안 그것이 모두 그저 게으르고 열정 없는 내 잘못이라고만 생각해 왔었다.


사실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운동으로 체력을 기르려면 길러질 체력이 뿌리내릴 땅, 즉 최소한의 기본 체력이 있어야 한다.

주위의 소음을 무시하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면 되지만, 소음이 유달리 크게 느껴지는 사람에게 그것은 무시할 수 없는 폭력이다.

일단 시작하고 꾸준히 하다 보면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있다지만, 시작점조차 찾지 못하는 이에게 필요한 것은 시작하는 방법이다.



왜 그동안 나는 자기 계발에 계속 실패를 해 왔는가?




결론적으로 애초에 가진 게 없으면서 너무 욕심을  탓이 컸다.

이제 겨우 일어날 정도의 다리 힘 밖에 없는데 막판 스퍼트와 같은 힘을 짜내야 했으니 출발하자마자 제풀에 지쳐 쓰러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남들에게는 가벼운 조깅이지만 나는 가볍게 달릴 힘조차 없다는 걸 모르고 그저 게을러서 다리를 안 움직인다고 자책했었다.


모두가 달리는 코스를 달려야 보통 사람만큼 살 수 있지만 애초에 달릴 수 없는 코스 위에 있었으니 보통 사람만큼 살기 어려운 게 당연했다.

남들처럼 사는 것은 나에게는 너무나 큰 욕심이었는데, 한편으로는 딱히 남들처럼 사는 걸 원했던 것도 아니었으면서 같은 레일 위를 달리려 애쓰고 있었 것이었다.



내가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내가 달릴 수 있는 코스를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 제일 먼저  에너지가 어느 정도인지 이해하고, 원하는 갓생을 살기에 많이 부족함을 인정해야 했다.

타고난 에너지가 적었고 그걸 늘릴 수 있는 방법을 여태껏 몰랐던 것이 아쉽지만 이상 생각하지 않아야 했다.


남들보다 월등하게 적은 에너지지만 여기서 멈출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든 알뜰살뜰하게 잘 유용하며 살아야 한다.

후회와 원망에 투입할 에너지조차 아껴서 꼭 필요한 곳에 써야 한다.

마치 적은 월급을 잘 아끼고 가성비 좋게 유용하여 기본적인 삶을 꾸리고 언젠가 저축까지 하게 되듯이

에너지도 그렇게 운영하다 보면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정도의 갓생을 살면서 에너지 양도 점점 늘어나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내가 가진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운영하여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갓생을 살면서, 에너지 양을 점점 늘려갈 수 있는 방법을 찾기로 했다.


이 결심이 나만의 갓생살기의 첫 시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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