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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을 위한 길고양이 안내서

길고양이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에 대하여

by 돈냥이


길고양이를 돌보기 전에 꼭 읽어야 하는 캣맘/캣대디를 위한 활동설명서


이제는 흔히들 알고 있는 캣맘/캣대디라는 단어가 익숙해진지는 몇 년 되지 않았다. 길고양이를 돌보는 사람보다 학대하고 유기하는 사람이 더 흔하고 목소리가 큰 탓에 조용히 길 위의 작고 약한 존재들을 돌보는 이들이 되려 숨을 죽이며 활동해야 했다.


그래도 굶주린 자를 보면 종을 불문하고 먹일 수 있다면 먹이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게 인지상정이라, 캣맘/캣대디까지는 아니더라도 밥과 물을 챙겨주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


살아있는 생명이기에 물과 먹을 것이 필요하다. 잠자리와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면 좋지만 길 위에서 언제 어떻게 마주칠지 모르는 상대를 세심하게 보살피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고 오랜 시간 꾸준하고 일정하게 활동하는 것 또한 필요하다.


밥과 물만 챙겨주는 것만이라도 해주고 싶어 시작했다가 예상치 못한 일들이 발생하여 당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길고양이에게 밥 주는 거에 대고 싫은 소리 하는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밥을 얻어먹던 길고양이가 사람에게 폭행을 당하거나 살해당하는 일을 겪을 수도 있다. 그저 굶주림만 면하게 해 주고픈 마음이었는데 이런 일을 대면하게 되면 당황스럽고 죄책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미리 알았더라면 좀 더 조심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캣맘/캣대디의 활동에 대해 알려주는 안내서 같은 게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공존을 위한 길고양이 안내서는 길고양이에게 작은 도움을 주고 싶은 분들에게 제목 그대로 어떻게 길고양이를 도울 수 있는지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다.

사료와 물을 담아서 주는 것은 시작일 뿐이다. 길고양이를 학대하려고 하는 인간들 눈에 띄지 않게 밥자리를 잘 숨겨야 하며, 별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가 급식소 주변이 더러워져서 길고양이를 싫어하게 되지 않도록 관리를 잘해주어야 한다


이런 세세한 부분에 대해, 전에는 고양이 카페 등에서 단편적인 글들을 보고 스스로 공부해야 했지만, 이 책 하나로 캣맘/캣대디 초보 단계 정도는 입문할 수 있을 것이다. 그저 우연히 눈에 띈 길고양이 하나 밥만 좀 챙겨주고 싶은데 관련 카페를 찾아 가입하기는 왠지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책이라면 혼자 보면서 배울 수 있으니 좀 더 편하게 접할 수 있고, 필요한 부분만 골라서 보게 되는 커뮤니티와는 달리 책 한 권에 담긴 내용을 다 보게 될 테니 모르고 지나칠 수 있었던 부분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다.






할 때는 제대로 해야 한다. 특히 도움을 주려고 한 행동이 되려 길고양이들에게 피해가 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것은 모든 것을 다 해내야 한다는 것과 의미가 다르


밥과 물은 챙겨줄 수 있는데 TNR까지는 어렵다고 해서, 이것이 제대로 못 하는 것이 아니다.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그 도움이 헛된 일이 되지 않게 주의를 좀 더 기울이라는 것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 밥과 물을 챙겨주는 것뿐이라면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으면서 꾸준히 관리할 수 있는 곳에 급식소를 두고 계속해서 관리해주면 된다. 할 수 있는 것이 TNR 진행 시 병원까지 이송하는 것뿐이라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제대로 밥을 주고 제대로 도움이 되면 된다


길고양이를 돌보는 활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떻게 행동해야 길고양이에게 도움이 되고 주변에 피해를 입히지 않을 수 있는지에 대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다


눈에 밟히는 길고양이가 생겼다면 일단 밥을 주거나 입양하기 전에, 이 책을 보고 자신이 어떤 활동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물론 한창 활동하고 있는 캣맘/캣대디들에게도 더 나은 활동을 위한 참고서가 되어 줄 것이다.






이용한 작가님 사진을 보면 어쩜 저렇게 찰나의 순간을 잘 잡으실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런 사진을 찍고 싶다면 그것이 시간과 정성을 들여 믿음을 쌓아왔기에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결과물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누군가를 돌보는 일에 쉬움은 없고 경중은 더더욱 없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도울 수 있되 성급하게 돕는 것이 되려 위험에 처하게 만들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굶주린 작은 생명이 마음에 걸리는데 어떻게 해야 내 도움이 피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서는 이들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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