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eida Lee 이레이다 Oct 31. 2021

두 번째, 책을 만들면서 (불안을 담은 캐리어)

[까미노 여행 스케치] 에세이를 쓰고, 올해 두 번째 책 소설 [불안을 담은 캐리어]를 냈다.

어느 하나 손을 거치지 않고 만들어진 게 없다. 독립출판사에서 내는 책들은 그래서 하나같이 어설프면서도 정성이 깊다.

이거 하나만 하고 자야지.

이거 하나만 만들고 자야지.

이거 하나만 저장하고 내일 수정해야지.


하나만을 외치다 보니, 몸은 삐그덕 거렸지만. 결론적으로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


'불안'에 대한 오프닝으로 시작해서, 주인공 '희정'이 자신을 거울 앞에 세워 응시하길 바랬다.

주로 거울을 보는 이유는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지 확인하기 위한 경우가 많지만, 동시에 자신의 표정과 혈색과 진정한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도구이기에 우린 그 앞에 선다. 아니, 소수는.



전기장판 출판사라는 재밌는 이름은 이제 진지한 모양을 갖추고 있다.

전기장판 위에서 편히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듭니다.

https://www.epadbook.com/books/book5

홈페이지 개편과 전체적인 독자 브랜딩이 출판사의 격을 만들고, 그 중심엔 '이레이다'라는 작가와 까다로운 사장이 자리 잡고 있다.


컴퓨터 앞에서 어느 날엔 작가 모드로, 웹에 저장하고 메일을 보낸다.

To. 전기장판 출판사 사장님께, 원고 보냅니다.

혹은

To. 전기장판 출판사 사장님께, 컨셉 드로잉 보냅니다.


그러나 발신자와 수신자가 같은 이경우는 확인도 빠르고 피드백도 빨라 도무지 쉴 시간이 나질 않았다.

그래서 사장도, 작가도, 마케터도 출판사 기능을 하는 모두가, 결국은 내가 지치고 말았다.


그럼에도 쉬지 못하고 달렸던 건,

결과물 때문이다.


어떤 출판사에서 내 글을, 그림을 이렇게 정리해서 홍보해줄까?

그리고 1주마다 바뀌는 판매지수로 평가하지 않고 책의 가치를 알아줄까?

이 두 가지를 생각했을 때, 나는 최고의 출판사를 만났고,

출판사로써 최고의 작가를 만났다고 위안을 삼았다.


그래서 이렇게 [불안을 담은 캐리어] 소설이 조금씩 세상에 빛을 받기 시작했다.

서평이 조금씩 올라오고, 재밌다는 오디오 클립도 나왔다.

보이지 않는 여기저기에서 책을 구매하고 주문이 들어오니

그동안의 수고가 헛되지 않았다고 나를 감싼다.


#불안을담은캐리어 #이레이다 #전기장판출판사 #독립출판소설 #소설 #출판사이야기




작가의 이전글 02. 우린 둘 다 가정 주부가 되고 싶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