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 집사와 말괄량이 흰털 고양이의 일상
집사가 침대에 눕는 순간, 정확한 타이밍을 맞춰 그의 배 위로 착지했다.
[으악, 이 흰 털 뚱돼지 무겁다고!]
집사의 한 맺힌 불평이 들려왔지만, 나는 이미 자리를 잡고 편안하게 웅크렸다. 따뜻하고 편안한 최적의 위치였다. 참을성 부족한 집사의 한탄 소리가 웅성거리는 창밖 사내들의 목소리에 묻혀 들리지 않았다.
[야, 이거 반칙이지. 진짜 숨 못 쉬겠다고]
숨이 막히든 말든, 살짝 앞발을 접으며 눈을 가늘게 떴다. 그러게, 운동 좀 하라니까. 아니다. 단단한 배보다는 말랑한 쪽이 훨씬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는 이렇게 예의 없는 딸내미를 키우지 않았어. 동방 예의 지국에서 이게 무슨...]
집사는 내 반응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느릿하게 손을 뻗더니—
[너도 한번 당해봐라!]
내 볼을 양손으로 잡고 마구 흔들기 시작했다.
[… 하?]
나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밀린 서열 정리를 할 때가 온 듯했다. 야생성을 잃어가는 집 고양이도 이럴 때면 본능이 살아난다. 빠르게 앞발을 들어 그의 손등을 툭 쳤다.
[그만해, 멍청아.]
그러나 철부지 집사는 오히려 더 신이 난 듯했다.
[오, 반격? 좋아, 끝까지 가보자]
이쯤 되면 확실하다. 집사 녀석, 수준이 고양이와 동급 어쩌면 그 이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한숨을 쉬며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의 얼굴 가까이 다가가—
크고, 길게 소리를 질렀다.
[니야야야야야야앙]
[끄아아아아아아앙]
[...?]
더 큰 울음을 내기 시작한 집사가 큰 웃음을 터뜨리며 내 등을 쓰다듬었다.
"귀여워, 참 귀여워. 그래 하루 시작을 이렇게 기분 좋게 시작해야 뭐든 잘 풀리는 거야."
나는 그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그저 눈을 감고 다시 잠에 빠져들 뿐. 인간이란 정말 단순하고 유치하다. 하지만 뭐, 따뜻하긴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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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한테 잘하자 설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