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

늦겨울에 윤동주 문학관 갔다가 동동주 마시면서 쓴 시

by Salon de Madame Saw


겨울에 마시는 술은

이름을 감추기 위함이다


젊은 시인이 해와 달과 별에

오얏꽃 한송이를 감춰놓았듯

앙상한 겨울나무에

하얀 솜이불을 내려주기 위함이다


커피 한 모금에 감춰진 얼굴과

시곗바늘 소리에 묻힌 목소리와

하얀 종잇장 위에 떨어진 별똥별


나는 그것들을 모아

촘촘히 엮어 별자리를 만들고

하얗게 피어나는 꿈을 꾼다


나무 가지 끝에 송송히 맺힌

눈꽃 봉오리 속에 숨겨놓은

별의 이름


계절을 돌아 다시 불어올

이월(李月)의 향기에 취하는

하얗고 차갑고도 달콤한

영원한 겨울의 마지막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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