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린 주장은 없다. 틀린 근거만 있다.
"즐거운 회사가 어디있겠어요."
독서클럽에서 글감에 대한 논의 중 나도 모르게 이런 말이 튀어나왔다. 내가 말해 놓고도 너무 시니컬한 느낌이 들어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평소의 소신대로 틀린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주위에 있는 직장인들이 매일같이 직장생활의 고통을 토로하는 것을 보면 실제로 회사 생활이 즐거운 경우는 거의 없는듯 싶다. 그놈의 직장생활은 왜 그렇게 힘든걸까? 어떻게 해야 편하게 회사에 다닐 수 있지?
직장생활이 힘든 원인부터 밝히자면, 그것은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욕심 때문이다. 안정적인 급여를 받으면서 자아실현까지 하고싶은 '좋은 것은 다 가지고 싶은' 욕심 말이다. 쉽게 말해서, 적당히 워크라이프 밸런스 맞추면서, 업무능력도 인정 받아서 향후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경력도 쌓고 싶고, 돈도 최대한 많이 받고 싶다는 것인데, 당연한 마음일 수 있지만, 매우 운이 좋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질문 하나 해보겠다. 당신이 회사에 다니는 첫번째 이유는 무엇인가? 돈 벌러 온 것인가? 아니면 자아실현 하러온 것인가?
회사가 사회적 기업 등 비영리 단체가 아니라는 전제 하에, 회사의 입장은 당신보다 꽤 명확하다. 회사의 목적은 이윤창출이다. 당신의자아실현이 아니라는 말이다. 물론 이윤창출 이외에도 '사회적 가치'등 여러가지 다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그러나, '돈벌기'가 회사라는조직의 근본적인 존재 이유라는 것은 반박할 수 없다. 왜냐하면, 돈을 벌지 못하는 회사는 영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당신의 자아실현은 회사의 첫번째 목표인 이윤추구와 부합해야 하지 우선되는 것이 아니다.
회사는 불확실성이라는 리스크를 지면서 월급을 통해 당신의 안정적 삶을 보장해 준다. 당신이 회사에서 각종 '인지부조화의 고통'을 견뎌내고 거대한 기계의 부품으로써 성실하게 생산활동에 참여한 대가로 받는 것이 바로 '월급'이다. 돈이 필요하면 시키는대로 일 하면된다. 일이 고통스러우면 돈을 포기하라. 노동의 가치가 돈으로 환산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것은 아주 간단한 원리다.
회사 생활을 편하게 하고 싶다면 욕심을 버려보라.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알아야한다. CNN의 창립자 테드 터너는 이런말을 남겼다. '이끌든지, 따르든지, 비키든지'. 열심히 해볼 것인가? 그냥 적당히 다닐 것인가? 때려치울 것인가? 선택권은 당신에게 있지만, 그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신이 모르면 고통스러울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