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시작'을 힘들어하다가 느낀 점.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야.
요즘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면 글쓰기 관련 책이 많이 보인다. 그만큼 잘 팔린다는 뜻이겠지. 그리고 사람들의 글쓰기(를 포함한 창작)에 대한 욕구가 그만큼 늘어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나 스스로도 글을 써보고 싶어서 관련 서적을 몇 권 읽어봤다. 책은 쌓여가는데 내 글은 쌓이지 않았다. 느낀 점이 있다. 글쓰기를 시작하지 못 쓰는 이유가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었다는 것.
용기가 필요하다.
많은 글쓰기 지침서들이, '생각나는 대로 편하게 쓰라'라고 조언하는데, 내 경험상, '마음대로, 눈치 안 보고 쓴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아시다시피 대한민국 사회는 주류에 반하는 아이디어나 주장에 대해 그다지 관용적이지 않기 때문에,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에는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 때문에,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사회적 체면에 영향이 미치지는 않을까 걱정하며 스스로를 검열한다. 그래서 막상 뭔가를 써보려고 해도, '이렇게 써도(말해도) 되나?', '이렇게 쓰면(말하면) 안되나?' 따위의 걱정이 앞서게 되고, 어영부영하다가 결국 포기하게 되는 패턴은, 응 자기소개.
"틀린 주장은 없다. 틀린 근거만 있을 뿐'
그러나, 세상에 틀린 주장은 없다. 어떤 주장이라도 그에 맞는 근거를 제시하면 되는 것이다. 주장에 대한 근거가 있다면 무슨 말을 해도 된다. 그렇지 않나? 그러니 써도 된다. 하고 싶은 말을 해도 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면, 그걸 들은 다른 사람도 자신의 주장과 근거를 바탕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할 것이고, 그렇게 대화가 시작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나처럼) 너무 소심하고 내성적이어서 두렵다면 익명으로 쓰면 된다. 그렇게 자신만의 방법으로 글쓰기에 대한 기본적인 두려움과 귀찮음을 극복하고 나면, 그때부터는 조금 더 편한 마음으로 글을 쓸 수 있을 듯?
대부분의 글쓰기는 내 생각을 표현하고, 주장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다를 수도 있다. 그러면 토론하면 된다. 내 주장과 근거가 타당하다면 상대방이 설득될 것이고, 내 근거가 부족하다면 인정하면 된다. 그러다 보면 어떤 생각이 옳고 그름을 넘어 더 나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 물론 그것은 기존의 내 생각과 전혀 다른 결론일 수도 있다.
그렇다. 내 생각이 옳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쓰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스스로 다짐해야 한다. '내 생각이 옳다'고. 그래야 한 편의 글을 끝마칠 수 있다. 그리고 토론도 시작할 수 있다.
글쓰기와 말하기를 '원래부터'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다만 이런저런 이유로 '두려워진' 것이 아닐까. 그렇지만 우리가 서로 말하고 쓰지 않으면, 우리는 쉽사리 만날 수 없다.
-끗-
그리고 이건 그냥 쓰다가 알게 된 글쓰기 팁 하나.
나는 ~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하기 때문이다.
내 생각이 '옳다'를 표현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이 있다. '나는 ~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하기 때문이다.'만 채우면 하나의 주장이 완성된다.
예시: 나는 모든 사람들이 지금보다 더 말하고. 더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렇게 서로의 생각을 더 많이 표현해야, 우리는 서로 이해할 수 있고, 갈등을 해결하여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은 만들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