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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녹지 Apr 29. 2023

[위클리 녹지] #3

2023년 4월 넷째 주

안녕하세요. 중앙대학교 여성주의 교지편집위원회 녹지입니다.


벌써 4월도 다 지나가고 이틀 뒤면 5월이 찾아옵니다. 


녹지 57번째 봄호가 발간된 지도 어느덧 한달이 다 되어갑니다. 유난히 무겁고 두꺼운 녹지를 한 아름 가판대에 올려두었을 땐 과연 이게 다 줄어들려나,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벌써 곳곳의 가판대가 비었더라고요. 매일매일 가판대를 지나칠 때마다 쑥쑥 줄어드는 걸 보니 정말 뿌듯했답니다. 새롭게 꽉꽉 채워두었으니 아직 안 가져가신 분이 있다면 가져가시길… 혹은 친구에게 선물해 보는 건 어떨까요? 그렇게 같이 독자간담회까지 오신다면 책임지고 즐겁게 해드리겠습니다.


독자간담회는 내일까지 신청받으니 많이 와주세요!

녹지 57번째 봄호 독자간담회 신청



오늘 전해드릴 세미나 소식 역시 지난 3월에 했던 지난 녹지 다시 읽기 세미나입니다. 이 세미나의 주제는 ‘젠더’였습니다. 녹지 47번째 가을호의 「국가주의와 성폭력 사건이 만날 때」 (테토, 2013), 52번째 봄호의 「페니스가 뭐길래 - 남근으로 정체화되는 남성」 (라떼, 2018), 54번째 봄호의 「성매매·성폭력·성착취, ‘성욕’ 때문일까 호모소셜 때문일까?」 (LEGION, 2020)를 읽고 진행되었습니다. 여성을 사람이 아닌 ‘여성성’으로 대체하며 대상화하고 폭력을 정당화하는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첫 번째 논의꼭지

폭력의 피해자를 다루는 국가주의적 시각에 대해 말해보자.


국가주의와 성폭력을 함께 생각해 보며 여성에 대한 폭력 앞에서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는 남성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했습니다. 한국인 남성의 한국인 여성에 대한 폭력에는 묵인하면서도 다른 국가 혹은 외국인 남성이 한국인 여성을 상대로 저지른 폭력에 대해서만 강하게 비판하는 이중적 태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국가주의와 성폭력 사건이 만날 때」 (테토, 2013)에서는 일본군 위안부와 효순이 미선이 사건을 사례로 들었는데요. 이런 사건이 발생했을 때 한국 남성들이 더 크게 반응하는 이유는 이 사건들을 인권유린의 측면에서 보지 않고 한국 남성의 소유물인 한국 여성을 타국, 타민족이 침범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위안부 문제로 일본을 비판하면서도 월남전 파병 한국군의 베트남 여성 강간 문제는 언급하지 않는 점, 위안부에 대한 일본의 태도를 비판할 때 ‘일본 여자도 똑같은 일을 당해봐야 한다’는 식의 반응을 하는 점에서 국가주의적 시각에서 여성이 피해자인 폭력을 바라볼 때, 인권이 아닌 소유물의 측면에서 다루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논의꼭지

여성의 신체와 성욕에 대해 말하는 것은 여성을 성적대상화하는 것과 밀접하게 닿아있다. 이는 여성의 신체를 성적 대상으로 소비해 온 남성문화에서 기인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시각에서 탈피해 여성의 신체를 대상화 없이 직시하고 여성의 성욕에 대해서도 편하게 말할 수 있을까?


여성주의를 공부하며 많이 고민하는 지점 중 하나는 ‘여성의 시각’이란 무엇인가입니다. 끊임없이 남성적 시각에서 탈피한 여성의 시각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과연 익숙한 도식에서 벗어나 여성 신체에 대한 성적 대상화 없이 여성의 몸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인지, 어떻게 봐야 가능한 것인지 항상 고민이 됩니다. 


우리는 대체로 미디어를 통해 성을 접하고 배우는데, 어릴 때부터 자주 접하는 미디어들 역시 남성에 의해 만들어지고, 남성적 시각을 답습하는 콘텐츠들이 대다수입니다. 그렇기에 자연스럽게 남성적 시각을 습득, 답습하게 된다는 문제의식을 나눴습니다. 여성도 남성의 시각으로 자기 몸을 보게 되고 그렇기에 현재 여성이 가지는 시각 역시도 온전히 여성의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답답함도 있었습니다. 또한 이런 남성적 시각의 전복을 위해 이전부터 있었던 시도와 남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것의 유효성, 여성의 비엘 소비의 이유와 유효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시각의 전복을 위한 방안에 대해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세 번째 논의꼭지

<성매매·성폭력·성착취, ‘성욕’ 때문일까 호모소셜 때문일까?>에서는 ‘성욕’으로 일컬어지는 욕구를 여성을 대상으로 한 착취와 폭력, 그리고 그런 경험의 공유를 통해 해소하고 남성 간 연대를 공고히 한다고 하였다. 또한 이 과정이 온라인에서까지 자행되며 “어떤 능력도 없는 남성일 때조차, 나는 여성을 마음대로 착취할 수 있는, 남성이라는 특권적 범주에 속해 있다는 유대감을 재확인”하는 특권적 범주로서의 남성성을 획득한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이 과정에서 여성은 어떤 피해를 보고, 이렇게 공고해지는 남성성과 대비해 어떤 여성성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말해보자.


여성 폭력을 통해 남성성을 획득하고 공고히 하는 남성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남성이 남성성을 지키는 과정에서 여성들이 입는 피해와 그를 방관하고 오히려 조장하는 호모소셜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했습니다. 서양 남성들의 남성성과 한국인 남성의 남성성의 차이와 그들의 여성혐오가 여성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 왜 여성을 착취하는 것을 통해서 남성성을 유지하고자 하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더 나아가 가부장 없는 가부장제가 특징이 된 한국 사회에서 식민지 남성성에 대한 이야기도 짧게 나눠보았습니다.


이번 주 녹지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오늘, 이 편지에 대해 하고 싶으신 말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녹지와 나눠주세요.



녹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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