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셋째 주
안녕하세요. 중앙대학교 여성주의 교지편집위원회 녹지입니다.
지난 13일 토요일에는 녹지 57번째 봄호의 독자간담회가 있었습니다. 녹지의 독자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정말 즐거운 자리였습니다. 참석해 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이번 독자간담회에 참석하지 못하셨더라도 녹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신 분들은 언제든지 녹지 SNS나 메일을 이용해 주세요. 녹지는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그럼 세미나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쉴라 제프리스의 「젠더는 해롭다」(열다북스, 2019)의 2장, 트랜스젠더리즘과 페미니즘을 읽었습니다. ‘젠더’라는 용어가 사용된 과정을 설명하고, 퀴어 이론이 젠더를 해롭게 만들어 페미니즘과 트랜스젠더니즘은 서로 배타적이라고 주장합니다. 이와 관련해 젠더론의 시사점과 다양한 학자들의 젠더에 대한 주장을 살펴보고, 래디컬 페미니즘과 트랜스젠더리즘은 서로 어떻게 연대할 수 있을지, 배제와 혐오를 분리해서 볼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제프리스에 따르면, 젠더는 본래 간성으로 태어난 아동의 성별을 분류하는 데 사용되었고, “여자의 종속적 역할이 사회적으로 구성되는과정을 그려내는 데” 유용해 페미니스트들에게 받아들여졌습니다. 이후 젠더 개념을 받은 퀴어 이론은 “더 많은 젠더들을 창조하는 것을목적으로 해 남성 지배가 이루어지는 실제적 권력관계를 가리고, ‘여자’범주를 해체하려고 하여 여자를 해방하기 위한 운동인 페미니즘을해친다”고 주장합니다.
제프리스의 ‘젠더’에는 젠더 정체성, 젠더 위계, 젠더 스테레오타입 등의 개념이 혼합되어 있고 이를 구분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특히 젠더 스테레오타입은 ‘여성성’과 ‘남성성’이라는 개념이 구성되는 것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지 그 자체로 ‘젠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에 ‘젠더는 해롭다’고 할 수 없으며, 젠더 스테레오타입은 개인의 자율적 선택으로 없어질 수 없다는 부분에서 비판점이 있습니다.
편집위원들의 한마디
A: 여성주의를 공부하고 여성운동을 할 때 젠더는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젠더가 무엇인지, 여성운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보며 나는 젠더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B: 개인을 사회적 여성성과 여성차별의 현실에 매어 놓는 성역할 규범과, 개인이 개인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른 젠더 정체성이 구분없이 함부로 묶일 때, 엄숙한 분노와 명확한 비판의 힘은 뭉개지고,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혐오라는 역동과 섞이며 속절없이 흐트러지고만다. 여성학은 모든 차별적인 편견과 오류에 도전하는 비판적인 학문을 추구한다. 부디 많은 페미니스트들이 이 시대가 자아내는 불안의 함정에 그저 편안히 빠져들지 않기를, 근본적인 억압에 분노의 칼을 정확히 겨눌 수 있는 날카로운 눈을 가질 수 있기를, 또한 연대의가치와 힘을 믿을 수 있게 하는 인간 존재의 근원적 다정함을 지킬 수 있기를 바란다.
C: 섹스와 젠더에 대한 물음은 항상 어렵다. 섹스와 젠더가 무엇인지, 페미니즘은 젠더를 재정의하거나 다양화해야 하는지, 혹은 근절시켜야 하는지 등 수많은 물음과 답이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한 여러 생각을 접할 수 있는 시간이라 좋았다.
D: 래디컬 페미니즘과 트랜스젠더리즘이라는 두 주제가 왜 자꾸 충돌하는지, 내 안에서만 떠돌던 생각들을 나누고 다른 의견도 들어보는시간이 되었다. 여성과 트랜스젠더의 국내 위치나 사회적 규범 등이 서구권과 다른 것이 현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트랜스여성을 자처한 남성권력의 여성혐오를 비판하는 것이 남성이 페미니즘을 공격하는 무기가 되곤 한다. 우리나라의 젠더에 대한 인식 부족과 백래시가합쳐져 둘을 부딪히는 관점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E: 젠더에 대해 이렇게 깊은 대화를 나눈 건 처음이었다. 현실에서 접하는 정도의 개념까지만 이해하고 있었지만 이번 세미나를 통해 시야가 넓어졌다. 앞으로 젠더에 관한 책을 찾아보게 될 것 같다.
이번주에 전해드릴 소식은 여기까지 입니다.
다음주에 새로운 소식으로 찾아뵙겠습니다.
녹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