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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rin Park Jun 30. 2019

영화 "존 윅 3 : 파라벨룸 "

존 윅은 존 윅이다!


시리즈는 거듭 숫자를 더할수록 반복과 식상함이란 난제를 가지고 있다. 존 윅은 간단한 설정과 깔끔한 구성만으로 액션에 초점을 맞추어 시리즈를 진화시켰다. 액션을 즐기기 위해 존 윅이란 캐릭터 하나로 모든 개연성을 다 묻어 버렸다. 3편으로 돌아온 존 윅 파라벨룸은 2편보다 반드시 커질 필요는 없지만 더 강렬해질 것이라는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의 말 그대로였다.



확장된 세계관은 킬러들만의 설정된 세계의 규칙을 잘 보여주며  "전쟁을 준비하라.”는 para bellum 부제처럼 격렬하다. 전편에서 존 윅이 어떤 인물인가를 인물들의 리액션으로 설명이 끝났다면 3편에서는 존 윅이 다시 돌아온 킬러의 세계에서 규칙의  준수와 최고 회의의 권위에 대해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내면을 보여준다.



존 윅 3 화면은 굉장히 스타일리시하다. 세이프 오브 워터를 찍었던 촬영 감독 단 라우스트센의 컬러톤이 무엇보다도 화면을 압도한다. 하이라이트가 많고 색 대비가 강한 어두운 영화이다. 깊고 푸른빛에 녹색과 붉은빛의 대비는 차갑고 비정한 세계관을 잘 표현한다. 뉴욕과 카사블랑카 (모로코)에서의 공간적 이동과 총기, 칼, 책, 사물을 무기화하고  오토바이와 말을 이용한  액션으로 볼거리를 가득 채웠다. 아나모픽 렌즈의 사용과 킬러 제로의 후면에 비추었던 LED 벽, 콘티넨탈 호텔의 공간 등이 주었던 시각적 아름다움은 대단하다. 비 오는 뉴욕의 어두움과 대낮의 환하고 뜨거운 태양광의 사막을 대칭시켰고 액션 디자인도 거울과 유리를 통해서 대칭시켰다. 모든 시각적 효과들은 존 윅이란 캐릭터의 신비감을 증대시켰다.

킬러들의 세계에서 존 윅은 실력으로는 공포이고 인성은 존경의 대상임을 존 윅 방식의 유머로 표현했다. 킬러의 세계를 떠나게 한 아내의 죽음 이후 제대로 살고 싶었던 존 윅을 다시 이 세계로 돌아오게 해서 질주하게 만든 개는 특별하다. 피가 묻은 메달의 맹세로 맺어진 소피아 (할리 베리)는 롱테이크 씬을 직접 연기하여  존재감을 보여주더니 개 액션으로 정체성을 보탠다. 존 윅은 과거 삶이 언급되는 장면은 있지만 초인은 아니다. 그래서 찔리고 다치고 구르고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액션의 끝판왕을 보이며 킬 카운터를 높인다. 대사가 많지 않은 대신 가득 채운 액션은 전편보다 더욱더 진화하였고 그로 인해서 소리가 주는 타격감은 스펙터클 하다. 비발디의 클래식 음악이 화면을 흐르면서 리듬감과 아날로그적인 우아함을 담고 있어 잔인하지만 묘하게도 액션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순간이 있다.


단순히 존 윅의 분노로 액션만 보이는 영화가 아닌 우리가 상상할 수 없었던 킬러의 세계관과 설정을 매력적인 요소를 더해감으로 구축한 시리즈가 지속되고 있다. 그리고 각본가에 의해서 한국 영화 <아저씨>가 팟캐스트로 언급되고 영화 <악녀>의 오토바이 씬을 참고한 점도 재밌는 요소가 되기도 하였다. 전편에서 사건 구성의 시간들을  빠르게 이어가는 점을 보아서 다음 편에서 존 윅의 인간관계와 최고회의의 반격은 어떻게 될 것인가 궁금하게 한다. 존 윅 외에 다른 인물들의 서사가 거의 없는 것과 존 윅과 대등한 능력을 보이는 빌런의 등장도 다음 편을 기대하는 요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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