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십자로 >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필름

1930년대 경성(京城)으로 여행

by Erin Park


2007년 7월, 광복 이후 단성사를 운영한 오기윤 씨 가족이 극장 문을 닫으며 창고 깊숙한 곳에서 찾아낸 정체불명의 롤필름 9개가 한국 영상 자료원에 도착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첨단 기술을 동원해 마침내 1934년 안종화 감독이 남긴 <청춘의 십자로>를 복원해냈다. 초창기 영화 한 편 남아 있지 않은 우리 영화사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필름’으로 기록됐다. 이원용·신일선·김연실 등 당대 최고 스타가 총출연했다.





가을 역을 산책하듯, 옛 서울역의 숨겨진 모습을 공연, 강연, 워크숍으로 꾸민 <가을, 역, 산책>이란 공간 투어 프로그램 중 영화 변사 공연 < 청춘의 십자로>이다.



1층 입구에서부터 공연을 오는 이를 환영하듯 눈깔 왕사탕을 선물하며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오늘 영화 변사 공연이 펼쳐질 2층 그릴

우리나라 최초의 양식당이었던 '그릴'은 광활한 홀과 높은 천장, 화려한 샹들리에가 그 당시 경성역의 모습을 보여준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바람잡이로 나와서 찹쌀떡을 팔며 관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폴라로이드 인증샷 촬영 기회도 주었으며 관련 퀴즈를 통해서 굿즈인 에코백을 증정했다.



음악감독/피아노 -이진욱 아코디언 -신지아
콘트라베이스-박일 바이올린-심정은


극 중 뮤지컬 배우가 나와서 두 남녀 주인공의 심정을 대변하는 노래를 불러준다.

음악은 상당히 이국적, 고풍적, 낭만적이기도 하고 감정을 잘 표현했다.

활동사진이란 말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구성이다.

라이브 연주와 변사 조희봉의 입담이 썩 잘 어울린다.



상영중 촬영이 불가하므로 ⓒ 문화역 서울 284
상영 방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건 <가족의 탄생>과 <만추>를 만든 김태용 감독이다. 김 감독과 변사를 맡은 배우 조희봉이 당시의 신문기사, 남아 있는 몇 줄의 줄거리를 토대로 미완성 편집본이던 영화를 새로 완성했다. 문헌의 내용이 제각각이어서 줄거리 파악부터 난항을 거듭해야 했다. 그런 수고 끝에 변사와 뮤지컬, 악단이 결합한 라이브쇼가 만들어졌다.


1934년의 영화는 흔한 내용의 스토리지만 그 당시의 생활상은 상당히 흥미롭다.

등장인물의 의상부터 병맥주, 양주, 와인 같은 소품과 소년 캐디가 있는 골프장, 그리고 남주인공이 경성역에서 바나나를 먹는 장면과 파티 장면 등이 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배우 조희봉이 맡은 변사 연기는 예상보다 현대적이다.

여자의 목소리를 굳이 흉내 내지 않았고 과거의 변사들처럼 음향효과를 직접 내지 않았다.

현대적 재해석으로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차용한 경성 스타일을 여흥구로 붙이기도 했다.


젊은 세대와 외국인 관객들을 겨냥해 영어자막으로 배려한 것은 좋았다. 그 당시 향수를 갖고 계신 어르신 세대에게 홍보가 부족해 보였다.

관람료는 무료이나 특정 포털 사이트 예약으로만 입장 관객을 받은 것은 아쉬웠다.




기획/글/사진 @nuevacancion (에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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