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없는 옷장-앙드레 김 & 이신우

더블엣지(DOUBLE EDGE) - 잠실 에비뉴엘 아트홀

by Erin Park


전시 기획에 참여한 김홍기 큐레이터는 “그동안 패션을 주제로 한 전시들은 주로 연대기별로 디자이너 구색을 맞추고, 많은 자료를 모아서 한 자리에서 보여주는 정형화된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이런 틀을 벗어나 한국 패션의 황금기이자 디자이너들의 신선한 실험이 이뤄졌고 2018년 현재까지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80~90년대의 한국 패션을 이끈 두 디자이너를 조명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라고 설명했다.





한국 최초의 남성 디자이너 고(故) 앙드레 김.
그는 치열한 장인정신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고집하며 인간의 아름답고 따뜻한 심성을 울릴 수 있는 패션 휴머니스트가 되고 싶어 했다.


트레이드마크처럼 되어버린 그의 순백색의 옷들처럼 전시장은 하얀 선물상자 같다.

생전의 고 앙드레김 선생님을 추억해보면 선생님은 나이가 어리다고 직급이 낮다고 결코 말은 낮추시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항상 사람을 귀하게 여기셨고 동시에 여러 대의 TV를 켜 놓고 보셨고 하루에도 몇 차례씩 흰옷을 갈아입으신 걸로도 유명하다.

해외 유명인들이 내한하면 제일 먼저 달려가시기도 했다.

그만큼 자기 관리도 철저하신 분이었고 쇼 비즈니스에서 이 분의 노력은 독보적이었다.

의상에는 반드시 꿈과 환상이 있어야 한다


혹자들은 앙드레 김 패션은 변화가 없는 늘 같은 옷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그의 드레스를 보면 자수가 다 다르며 입체감 있게 표현되어 있는 것도 볼 수 있다.

그의 옷을 전체적인 형태만 볼 것이 아니라 디테일과 원단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다가가 보자.




당대 연예인과 모델들은 앙드레 김 선생님 쇼의 모델이 되는 것은 영광이자 최고로 인정받는 것이었다.

치열하고 열정적이던 작업의 흔적들과 만나다.


파격적으로 전통가요인 주병선의 <칠갑산>이 쇼 무대에 흘러나왔던 것이 기억이 난다.

쇼의 절정에 순간, 무대를 장식한 옷의 무게와 부피는 대단했다.

옷을 입고 빙글빙글 돌면서 한 겹씩 꽃잎이 되어 무대 바닥으로 떨어진다.

일곱 겹에 새겨진 자수들은 용, 계절의 감각을 드러내는 찬연한 꽃 등 하나하나 다 다르다.

고전미와 세련미가 공존했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세세히 수로 놓아 낭만의 나래를 펼쳤다.


나는 서울 서쪽에 살던 어린 소녀였다.

한강을 건너서 서울의 한 복판을 향할 때면 꼭 쳐다보던 건물이 있었다.

그게 바로 이신우 디자이너의 합정동 사옥이었다.

단아하고 작은 체구의 이신우 디자이너는 오리지널 리란 이름으로 대한민국의 패션을 세계에 전했다.

이신우 디자이너를 이렇게 다시 볼 수 있다니 반가움이 앞섰다.


디자이너에게 있어서 독창성(originality)을 갖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이다.

당시 이신우 디자이너의 옷은 누가 봐도 누구의 옷임을 알게 하는 힘이 있었다.

과감한 원단의 사용과 문양의 독창성, 차별화된 패턴을 통한 선을 구축하는 옷들을 만들었다.

고구려의 얼을 담은 프린트와 우리나라의 문화, 예술을 세계 무대에 패션을 통해 소개한 선구자이다.

한국 디자이너로 최초의 파리 컬렉션에 진출한 열정의 흔적들은 바디 다리 부분과 바퀴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오랜 지인으로 그녀와 함께 했던 김혜자 배우의 드레스는 친환경 소재인 코코넛 껍질로 만들어졌다.(좌)

이신우 디자이너가 고구려 벽화 문양을 차용해 파리 컬렉션에 선보였던 의상을 이번에 재작업해 선보였다.(우)


이신우의 대표적인 드레스를 오마주한 김태곤 설치 작가의 광섬유 드레스도 볼 수 있다.

매번 카멜레온처럼 빛을 달리하는 드레스를 보고 있노라니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



세상에 없거나 패션 시장에서 잊히거나...

"오직 한벌의 옷"을 위한 오띄 꾸뜨르거나 "아름다운 옷은 독점의 권리를 벗고 공유되어야 한다"는 프레타 포르테.

순백의 옷이거나 무채색톤과 검정의 어두운 컬러가 주를 이루었던...


두 디자이너의 작품에는 양날의 칼 (double edge)로 잘라낸 동시대의 다른 표정과 방법론이 담겨 있다.

한국 전통을 각자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한국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는 지금, 앙드레 김과 이신우는 K-패션의 밑거름이 되었다.



Lotte Annual Art Project ( LAAP) 롯데백화점의 아트 프로젝트로 열린 Double Edge 앙드레 김, 이신우 김태곤의 작품으로 2018.8.31- 9.30 잠실 에비뉴엘 아트홀에서 열린 전시이다.


기획/글 @causerien (에린)

https://brunch.co.kr/@causerien

https://instagram.com/causerien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