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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희 Aug 09. 2021

심리적 안전감만으로 적극적 발언 보장 못해

Based on Sherf, E. N., Parke, M. R., & Isaakyan S. (2021). Distinguishing voice and silence at work: Unique relationships with perceived impact, psychological safety, and burnout.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64(1): 114-148  


무엇을 연구했나?

최근 기업들 사이에 심리적 안전감의 중요성 인식이 확산되며 ‘침묵(silence)’의 개념도 함께 주목을 받고 있다. 조직이나 팀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문제를 발견했을 때 목소리를 내는 것이 비난이나 처벌로 이어지는 심리적으로 안전하지 않은 조직 분위기 하에서는 구성원들이 침묵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침묵(silence)’은 조직이나 팀을 위험에 빠뜨리거나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정보, 제안, 생각, 질문, 우려 등을 책임자에게 의도적으로 말하지 않는 행위를 일컫고, 발언(voice)은 조직이나 팀의 성과를 향상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업무 관련 아이디어, 제안, 우려, 의견 등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여 문제 해결이나 혁신 창출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침묵과 발언 간의 개념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많은 연구들은 침묵(silence)이 줄어드는 것과 발언(voice)이 증가하는 것을 동일한 개념으로 간주해왔다. 하지만 단순히 아이디어가 부족해서 입을 다물고 있는 경우, 평소에는 적극적으로 발언하지만 일부 이슈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침묵을 지키는 등의 예외적인 상황으로 인해 서로 다른 독립적인 개념으로 다루어야 한다는 주장도 공존하고 있다.  


발언과 침묵과 관련한 기존 연구에서도 두 가지 모두 사람들이 부정적인 업무 환경을 바꾸기 위해 사용하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우려나 하고 싶은 말을 자주 억제하는 것은 소진이나 태업과 같은 부정적인 경험을 증가시킬 수 있으나, 발언을 많이 하는 것은 그러한 경험을 줄이는데 효과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침묵과 발언이 조직에 미치는 중요한 영향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두 개의 개념은 혼용되어 사용되어 왔고 기존의 실증 연구들은 개념적 모호성과 연구방법론적 한계로 인해 명확한 답을 주지 못해 이론이 체계적으로 발전하는데 장애가 되어왔다.  


이에 본 연구는 발언과 침묵이 서로 다른 독립적인 개념이라는 점을 증명하고자 핵심 이론으로 BAS(behavioral activation system)과 BIS(behavioral inhibition system)을 사용하여 침묵(억제적인 행동적 반응)과 발언(활성화된 행동적 반응)의 심리적 기제의 차이를 설명하고자 하였다. 또한 발언과 침묵이 환경적 요인에 의해 어떻게 서로 다른 방식으로 촉발되어 어떤 다른 결과를 야기하는지를 밝히고자 인지된 영향력과 심리적 안전감을 선행요인으로, 번아웃을 결과 변수로 사용하였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진은 선행연구에 대한 메타분석과 미국에 소재한 기업의 정규직 대상의 종단연구(interval-contingent panel study)를 통해 발언과 침묵이 서로 다른 개념임을 밝혀냈다. 먼저, 연구진은 두 변수간 상관관계가 |. 50| 이하임을 확인함으로써 발언과 침묵이 통계적으로 독립적임을 밝혔다.  


다음으로, 발언은 인지된 영향력의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침묵은 심리적 안전감에 의해 더 많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밝혀졌다. 인지된 영향력은 나의 행동이 바람직한 기회나 보상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인식으로, 사람들이 자신의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인식하면 그것에 도달하거나 획득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행동을 유발하는 BAS(bahavioral activation system)가 활성화되어 발언과 같은 접근 경향성의 행동을 하게 된다. 발언은 자기 주도적이고, 미래지향적이고, 변화에 기반한 행동으로 상황을 개선시키거나 바꾸려는 목적으로 외부 환경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다.  


이에 비해 심리적 안전감은 종업원들이 조직환경을 얼마나 위협적으로 인식했는지에 관한 것으로, 심리적 안전감이 낮은 상황에서는 공포, 우려, 걱정 등과 같은 부정적 감정상태에 휩싸여 처벌, 자신에게 해가 될 수 있는 것들에서 멀어지려는 BIS(behavioral inhibition system)가 활성화된다. 결과, 새로운 부정적 상황을 회피하고, 위협이나 사회적 배제를 최소화하고, 실패를 회피하는 목적으로 회피 중심적 행동인 침묵을 선택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침묵은 발언에 비해 번아웃과 더 강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밝혔다. 종업원들이 아이디어나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면 자신이 믿는 것과 실제 행동과의 불일치로 긴장, 불일치, 진정성 없는 상태가 되고, 반복적으로 발생 시 번 아웃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결과는 BIS(behavioral inhibition system)가 자주 활성화될수록 피로, 스트레스, 긴장이 늘어난다는 선행연구의 결과와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연구 결과는 발언과 침묵의 속성에 대한 오랜 이견과 개념적 모호함에 대해 “두 개념은 서로 독립적이다”는 명쾌한 답을 제시하고 있다. 많은 리더들이 심리적 안전성이 확보되면 조직 구성원들의 침묵이 줄고, 결과적으로 팀이나 부서의 혁신이나 성과에 도움이 되는 의견들을 적극적으로 제시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연구결과는 침묵과 발언이 서로 독립적인 심리적 기제에 의해 촉발되기 때문에 침묵을 줄이는 노력을 통해 구성원들의 높은 참여를 보장할 수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한 시점에서 한 가지 이슈에 대해 둘 중 하나의 선택을 하는 경우라면 침묵과 발언을 반대 개념으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개인 수준에서 장기적으로 고려할 이슈에 대해서는 보다 침묵을 줄이고 발언을 높이기 위한 보다 세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경영자와 리더는 더 이상 발언하지 않거나 조금 하는 직원이 일부러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고 넘겨짚거나, 발언을 적극적으로 하는 직원이 숨기는 것이 없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지 말아야 한다. 직원들이 외부로 보이는 행동은 개인적인 생각을 온전히 반영하거나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자신의 생각이 받아들여질 것이라 생각하면 자신의 의견을 활발히 제시하겠지만, 안전하게 느껴지지 않으면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침묵을 유지할 수 있다. 연구 결과는 종업원들 이리더에게 자유롭게 이야기하더라도 여전히 말하지 않는 부분이 있음을 고려하고, 보이는 것 이상을 것을 보려는 노력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연구결과는 인지된 영향력과 심리적 안전성 모두 건설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생성하고, 문제가 표면에 드러나게 하는데 필요한 요소임을 보여주고 있다. 경영자와 리더는 과거와 같이 심리적 안전감이 발언을 촉진할 것이라 추론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보상과 성공을 경험할 기회를 적극적으로 제공함으로써 발언 행동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위험하거나 예민한 문제를 적극적으로 이슈화하여 제거할 수 있도록 심리적 안전감과 편안함도 동시에 제공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경영자와 리더는 반복적인 침묵이 조직이나 팀을 위험에 빠뜨릴 뿐만 아니라 조직원들을 번아웃하게 하여 업무 몰입 감소, 태업, 심리적 웰빙의 감소 등 인적자원 손실을 야기할 수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때 번아웃은 발언 기회를 늘리는 것 만으로는 치유할 수 없으므로 발언과 침묵을 결정짓는 여러 요인들(예: 외향성, 신경증, 긍정성, 리더십 등)을 보다 광범위한 관심을 갖고 체계적인 대안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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