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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희 Aug 09. 2021

리더의 과분한 신뢰는 부당한 독이 될 수 있다.




조직에서 리더가 구성원을 신뢰하는 것은 업무 성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일부 구성원에게는 신뢰를 받는다는 느낌이 오히려 스트레스와 긴장감을 유발시켜 견디기 힘든 부담이 될 수 있단 연구 결과도 있다. 리더의 신뢰가 높을수록 책임져야 할 과제가 늘어나고 긍정적인 평판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마냥 기쁘게 받아들일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신뢰의 패러독스는 공정성에 대한 이해의 차이에서 나온다. ‘형평성 규칙’이나 ‘균등의 규칙’에 따르면 성과가 더 좋은 사람에게 더 높은 수준의 신뢰를 주거나, 혹은 모든 구성원에게 똑같은 수준의 신뢰를 부여해야 한다. 하지만 신뢰는 수량화해 분배하기 어렵고 그 의미가 다양해 이들 규칙의 사회·심리적 요소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엔 개개인의 독특한 욕구를 고려해 신뢰를 분배해야 한다는 ‘니즈 규칙(needs rule)’의 중요성이 조명되고 있다. 애리조나주립대, 조지아대 공동 연구진은 개인이 리더로부터 받기 원하는 신뢰 수준과 실제 리더로부터 받은 신뢰 수준 간의 일치 정도가 공정성 인식과 성과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설문조사 방식의 연구를 통해 살펴봤다.

연구 결과, 구성원들은 리더로부터 받기를 원하는 신뢰 수준과 실제 리더로부터 받은 신뢰 수준이 일치할수록 공정한 대우를 받는다고 인식했다. 신뢰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더라도 리더에게 원하는 신뢰 수준과 실제로 받은 신뢰 수준이 일치할 때 구성원들은 자신의 니즈가 존중되고 있으며 공정하다고 느꼈다. 반대로 리더로부터 받고자 하는 신뢰 수준보다 과하거나 부족한 신뢰를 받을 때는 구성원들의 공정성 인식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리더로부터 원하는 신뢰 수준과 실제로 받은 신뢰 수준이 높을 경우, 원하는 신뢰 수준과 실제로 받은 신뢰 수준이 모두 낮은 경우보다 더 공정하다고 인식했다.

이 외에도 리더로부터 원하는 만큼의 신뢰를 받는 것은 개인의 욕구를 존중받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돼 성과와 조직시민행동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구성원이 리더의 긍정적 의도를 인지하면 보답을 통해 심리적 부담을 덜어내고자 하는데, 이는 직장에서 업무에 더 몰입하거나 업무 외적으로 기여하는 활동 등으로 표출된다.

이 연구 결과는 리더의 신뢰가 구성원의 니즈에 기반해야 함을 시사한다. 신뢰를 원하지 않는 구성원에게 일방적인 신뢰를 보이는 것은 착취로 받아들여질 수 있고 신뢰를 원하는 구성원에게 신뢰를 주지 않는 것은 상처가 된다. 또한 리더로부터 받기 원하는 신뢰 수준과 실제 받은 신뢰 수준이 모두 높을 때 가장 긍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므로 이 부분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구성원의 니즈에 부응하도록 리더가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거나, 신뢰를 받았을 때의 장점에 대해 구성원들에게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김명희 인피니티코칭 대표 cavabien1202@icloud.com

정리=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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