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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희 Jul 24. 2022

문제를 해결하려는 마음을 내려놓기

얼마전 나에게 1 on 1 면담에 대한 개별 교육을 받았던 리더분에게 면담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확인차 질문을 했다. 리더는 뭔가 회의적인 표정으로 이렇게 답했다.


"코치님 제가 배운데로 내말을 줄이고 질문을 늘렸더니 확실히 더 듣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질문만 하다보니 명쾌하게 문제가 해결되는 느낌이 없어요. 질문으로 안되니 부드럽게도, 강하게도, 화를 내면서도 이야기를 해보았지만, 상대가 영 알아듣는 듯한 느낌도 없고 계속 모르겠다는 말만 합니다. 내가 소통하는 능력이 부족한건지 정말 답답해요. 효율적으로 의사전달을 하는 방법을 알고싶어요."


만일 코칭을 배운 조직의 리더가 이러한 대답을 들었다면 효율적으로 의사전달 방법에 대한 교육 내용을 떠올리며 어떻게 잘 가르쳐줄까를 먼저 고민할 수 있다. 이사람의 현재 문제는 효율적인 의사전달이고, 이부분이 해소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 코치들은 다르게 접근한다. 일단 효율적인 의사전달이 정말 이사람의 고민인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호기심을 가지고 실제 이슈를 찾고자 탐색을 시작한다. 구성원에게 의사전달을 잘하고자 하는 의도는 무엇인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극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더 큰 목표는 무엇인지 등에 관한 질문을 통해 문제와 대상자 간의 관계를 파악하고자 한다.


이번에 특히 효과가 좋았던 것은 구성원을 시험대에 오르게 한 상위직급 리더의 관점에서 상황을 바라보게 하는 방법과 은유적으로 전체 상황을 조망해 보는 것이었다. 


"지금 구성원은 구덩이에 들어가 있는데, 나오는 방법은 아무도 몰라요. 그냥 어떤 방법이든 전략을 세우고 나오려는 노력만 하면 줄을 내려주라는 명령이 내려올 것 같은데, 이 구성원은 방법은 찾지 않고 맴버들과 함께 구덩이만 파고 있어요. 저는 구덩이 바깥에서 안타깝게 그 광경을 쳐다보며 안절부절 못하고 있어요. 답을 알려주면 안되는 상황같아서 간접적으로 신호를 계속 주는데, 그 구성원은 제 말을 이해를 못하고 있어요. 상위 리더는 즉흥적이고 직관적인 분인데, 멀리서 우리를 지켜보며 뭔가 판단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러한 묘사를 하는 동안 대상자는 본인 역시 시험대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본인이 구성원에게 어떻게 도움을 주는지도 리더십의 시험 중 하나라는 판단이 서자 대상자는 바로 상위 리더와 대화를 해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래서 나는 몇가지 질문 팁을 알려주었다.


코칭 세션이 끝났을 때 이분은 아주 명쾌하게 답을 얻었다. 그리고 그 답은 구성원과 상부 리더에게 질문을 하는 것이었다. 


만일 내가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알려주는데 연연했다면 이 대상자는 속이 후련해지는 경험을 하게 되었을까? 대상자 역시 이번에 좋은 질문, 파워풀한 질문 만으로 명쾌한 답을 도출해낼 수 있다는 인상적인 경험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남이 주는 답은 의심을 하게 되어있다. 조직의 구성원 역시 마찬가지이다. 구성원이 스스로 모티베이션을 가지고 행동을 하게 만들고 싶다면 질문을 통해 스스로 최선을 답을 찾게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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