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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희 Dec 10. 2020

다면평가,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얼마전에 SNS에 소주병 옆에 맥주잔이 나란히 놓인 사진과 함께 “다면평가 결과 받은 날”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보았습니다. 댓글을 보니 동료는 경쟁자이기에 패스 하더라도 상사 평가만 너무 높고, 부하직원의 평가가 너무 낮았다는 짧은 설명이 있었습니다.

원래 소주를 맥주잔으로 마시는 사람도 있겠지만, 평소에 그렇지 않은 사람이 맥주잔으로 소주를 마신다면 마음이 많이 괴로운가 보다는 짐작을 할 수 있겠죠.




많은 리더들이 다면평가 결과를 받으면 충격을 받습니다. 평소 생각하지 못하던 ‘내가 생각하는 나’와 ‘타인이 생각하는 나’ 간의 불편한 간극을 직면하게 되기때문입니다.  


‘어떻게 나에게 이런 평가를 할 수 있지?’

‘내가 그동안 자기들에게 얼마나 신경 써 주었는데..’

‘지들이 나에 대해 뭘 안다고..’

‘나더러 더 어떻게 잘하라는거야?’


괘씸하고 화난 감정이 커지면 분노로 이어지고, 결과가 부당하게 느껴지면서 평가 자체를 부정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은 점수를 나쁘게준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해서 통쾌하게 복수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고, 자존감이 낮은 경우에는 피드백을 마주하는게 힘들어 수치만 확인하고 그냥 덮어버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기억에서 지워버리려고 애써 노력하지요.


다면 평가 결과는 부정하고 싶고,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충분히 그럴 만 합니다. 이 세상에서 나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나 자신’이고, 다른 사람들은 그들의 필터로 본 나의 모습에 기반하여 평가를 내릴 뿐이기에 정확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피드백은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실 다면평가라는 용어는 적절치 않습니다. 영어로 360 degree feedback이기에 다면 피드백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피드백은 현재의 행동이나 실무수행이 올바른지 점검하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정보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행동을 변화, 강화시키고 학습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공됩니다. 즉 지금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성장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타인의 눈으로 보이는 나의 모습에 대한 정보를 주는 것이라 할 수 있지요.


리더의 자기인식(self awareness)에 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본인 스스로 인식하는 자기의 가치, 열정, 포부, 환경과의 적합성(fit), 타인에 대한 영향에 대한 정확도가 높을수록 직무만족, 관계 만족, 개인 및 사회적 통제, 행복감이 높고 걱정, 스트레스, 우울감은 낮다고 합니다. 또한 다른 사람들이 나의 가치, 열정, 포부, 환경과의 적합성, 타인에 대한 영향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이해, 즉 외적 자기인식이 높은 리더는 공감능력과 타인의 입장에서 보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특히 내적 자기인식과 외적 자기인식이 모두 높은 리더는 구성원들과 더 만족스로운 관계를 맺고있고, 전반적으로 리더로서의 효과성 인식도 높다고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다면평가 결과를 잘 활용하면 리더의 외적 자기인식을 높이고, 내적 자기인식에 대한 민감성를 동시에 끌어 올리는데 도움을 받을 수있습니다. 피드백은 되고 싶은 미래의 나의 모습에 얼마나 가까이 가고있는지 알려주는 신호이자 창구가 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다면평가 결과를 당사자에게 알려주지 않거나, 승진이나 평가의 도구로 활용하는 조직이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평가의 공정성을 확보하려는방어적인 태도에 기인하지요. 이러한 경우, 리더들은 다면평가에 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갖고, 학습의 도구로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리더들이 다면평가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취한다면 조직 차원에서 피드백의 활용 의도가 무엇인지, 피드백을 받는 당사자에게 충분한 개인적 관심을 주었는지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는 전통적인 인재관리(talent management) 사고방식에서 성장관리(growth management) 사고방식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조직이 창조성이 넘치고, 효율성은 증가하고, 구성원 간의 협업이 활성화될 때 조직 전반이 꾸준한 개선을 거둘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피드백이자유로운 조직문화가 선행되어야 하고, 피드백은 학습과 성장의 도구로 활용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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