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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건니생각이고 Jan 14. 2019

영업하는데 술은 꼭 필요한가요?

피할 수 없다면 바꿔라!

 사람이 좋아서 영업 직군을 고민했던 취준생 시절을 떠올려 봅니다. 드라나마 영화에서 영업하면 '술'이 늘 따라다니기에 영업 경험이 전무한 저로서는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지요. 술을 좋아하긴 하나 그도 사람이 좋아서 마신 거지 술 자체가 좋아서 마신 건 아니었습니다. 기호나 취미가 일이 되면 힘들어진다는데, '술'은 오죽할까 싶어 선뜻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일단 부딪혀 보자!"


 인생 뭐 있겠나 싶어 일단 부딪혀 보기로 마음먹고, 호기롭게 영업의 세상에 입문하게 됩니다. 얼마 가지 않아 걱정은 현실이 되었고, 아무 말 못 하는 제 '간'에게 미안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사회 초년생 시절은 특히나, 음주에 있어 '선택의 자유'가 없었기에 더 힘들었습니다. 수면만으론 빼내기 부족했던 독소를 뱉어내는 한숨으로 시작하는 아침이 계속되면서 고민도 깊어져 갔습니다. 그 와중에 회사도 몇 차례 옮기게 되었구요.


"영업을 하는데 술은 필수적일까?"


 그 관련성에 대해선 딱 잘라 어떻다고 말하긴 힘듭니다. 다만, 술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게 낫다고 봅니다. 영업사원에게 주어진 가장 큰 임무는 '정보 입수'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많은 방법들이 논의되었을 것이고, 각 나라의 문화에 맞는 영업 행태가 생겨나게 되었을 테지요. 유독 '음주 문화'가 강한 한국의 경우 자연스레 '영업 - 술'의 방정식이 생겨났을 거구요. 예민한 정보를 주고받는 분위기를 인위적이지만 또 그만큼 자연스럽게 이끌어 주는 '술'을 마냥 뭐라 하기도 힘듭니다. 정보만 얻어내면 끝이라 보는 '결과주의'는 지양하면서, 보이지 않는 '선'을 지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겠습니다.


"꼭 술이어야 할까?"


 시대는 바뀌었고 또 바뀌고 있지만, 뿌리 깊이 자리 잡은 문화가 그 변화 속도를 따라 변하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주로 금요일에 하던 회식이 목요일로 옮겨졌다는 것만으로 위안 삼기에는 많이 부족하지만, 변화하고 있다는 측면에선 꾀나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건강상의 이유로 몇 년 전부터 저녁 시간보단 오전, 오후 시간을 많이 활용 중입니다. 자연스레 커피 혹은 점심을 함께하며 대화를 나누게 되었구요. 술자리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로 만남이 진행됩니다만, 영업 사원의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 전혀 지장이 없음을 깨달았죠. 오히려 맨 정신으로 나누는 대화이다 보니 신뢰도는 올라가게 되었고 이는 서로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해 주었습니다.



 

 술 자체를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술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은 진심으로 걱정합니다. 술이 건강에 해롭다는 건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기에, 그 외 자기만의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다양한 방법들이 모여 새로운 문화가 되고, '영업 - 술'의 방정식은 그저 하나의 수단쯤으로 얘기되는 세상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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