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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RIS Apr 03. 2024

PRACTICAL MADNESS

PIERO FORNASETTI,  실용적 광기, 그 필수불가결한 요소

[Piero Fornasetti, Practical Madness] DDP. 2017. 3. 17 PHOTOGRAPH  by CHRIS


"나는 트레이를 창시하는 사람, 즉 일종의 전달자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 시대는 유리잔이나 메시지, 혹은 한 편의 시를 어떻게 건네야 하는지 더 이상 알지 못한다. 나는 좋은 환경의 집안에서 태어나지 않았지만, 오히려 이러한 상황은 상상력을 해방시켜서 더 자유롭게 하는 열쇠가 되었다." PIERO FORNASETTI



예술이 어려울 필요는 없다. 삶 또한 복잡할 이유는 없다. 조금 더 단순하고 직선적으로 대상을 응시한다면 존재에 대해 수만 번 다른 표현을 구사해도 본질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피에로 포르나세티(Piero Fornasetti)의 작업들에서 기묘하게 나를 만든 나라와 사람들, 흘러가는 시간과 산재된 공간에 대한 다양한 구상이 떠올랐다.



[Piero Fornasetti, Practical Madness] DDP. 2017. 3. 17 PHOTOGRAPH  by CHRIS


"WHAT THE HEART THINKS,

THE MOUTH SPEAKS."

"마음이 생각하는 대로, 입에서 말이 나온다."


예술가는 마음속의 다양한 색깔을 조화롭게 버무려 새로운 언어로 표현해 내는 유희의 전달자이다. 하루의 기분을 전환시켜 줄 한 편의 시나 목마른 자에게 시원한 해갈을 선사하는 영롱한 유리잔을 어떻게 건네는 것이 좋을지 생각한다는 것은 정말 낭만적이다. 시대가 하- 수상하고 거대한 이상만을 좇는 시기에 그 고민의 크기가 크지 않고 실질적이어서 신선했다.


지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삶 속의 작은 고민을 풀어내고 마음속의 이야기를 진실하게 전달할 진정한 메신저들이다. 그것이 무엇을 대변하든, 실용적인 측면과 미친 듯한 열정이나 행동이 결합된 '실용적인 광기(Practical Madness)'는 견제의 대상이라기보다 어느 시대에나 '필수불가결한 요소(sine qua non)'이다.


생각이 입을 지배한다.

그리고 말을 지배한다.


Thought rules the mouth.

Thought governs speech.


2017. 3. 19. SUNDAY




[Piero Fornasetti, Practical Madness] DDP. 2017. 3. 17.  PHOTOGRAPH  by CHRIS



가끔씩 예술적인 작업들이 흥건하게 포진해 있는 전시장을 다녀오면 시간들이 풍성하고 의미로워졌다. 언젠가부터 예술가로 불리는 작업자들은 하나만을 보여주지 않는다. 사진과 영상, 그림과 음악, 조각과 춤, 뮤지컬과 시, 글과 무언극. 하나를 추구하는 순수도 좋고 둘 이상을 섞은 퓨전도 좋다. 틀을 벗어나서 그들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본연의 모습으로 전달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로운 작업이다.


돌이켜보니 갇혀있을 때 정말 기를 쓰고 새로운 것을 보기 위해 노력했다. 바보가 될 것만 같았고, 돌덩이 속에 갇힐 것 같았다. 두텁고 무겁게 가로막힌 장벽까지 뚫고 싶다는 투명함에 대한 욕구는 어느 순간 방향을 전환하여 나에게 내 안의 세계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그때의 갇힘이 없었다면 나는 날 생각은커녕, 새장에 있다는 인식도 못했을 것이다. 실용적인 광기를 넘은 필수적인 광기를 타고 나만의 세계에 대한 인식이 생긴 것은 작업의 시작점을 제시해 줬다는 면에서 나쁜 일은 아니었다. 서서히 일어나 봐야겠다.



Occasionally, when I visit an art gallery filled with vibrant artistic works, time becomes rich and meaningful. Somewhere along the line, those referred to as artists don't present just one thing. Photography and film, painting and music, sculpture and dance, musicals and poetry, prose and theater – pure pursuit of one is good, and fusion of two or more is also welcome. Breaking free from the mold to deliver the story they want to tell in its true form is meaningful work in itself.


Looking back, when I was confined, I really put in effort to see new things. It felt like I would become a fool, like I would be trapped in a rock. The instinct desire for transparency, to break through thick, heavy barriers, eventually led me to change direction and gave me the opportunity to see my inner world. If it weren't for that confinement, I wouldn't have even realized I was in a cage, let alone thought about myself. The essential madness beyond practical madness, which gave rise to my perception of my own world, was not a bad thing as it provided a starting point for my work. I must gradually rise and stand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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