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RIS May 21. 2024

RORSCHACH TEST

가스통 바슐라르(GASTON BACHELARD), 꿈을 꿀 권리와 책임

[Rorschach Test] 2007. 1. 29. NOTEPAD. MEMENTO SKETCH by CHRIS


판화일러스트집 《풍경 PAYSAGES》, 알베르 플로콩(Albert Flocon)의 판화에 대해 빼꼼히 기록한 고독한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Gaston Louis Pierre Bachelard)가 말한 흥미로운 단어는 '로르샤흐 테스트(Rorschach Test)'였다. 잉크와 종이의 우연적 만남이 만들어낸 도형에서 피검자의 기분이나 정신상태, 인격을 유추하기라!


규칙 없이 흩어진 몽상의 얼룩은 한 인간의 무의식을 얼마나 거짓 없이 비출 수 있을까? 진정 ‘비치는 것은 바라보는 것’인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자신을 드러낼 통로가 있다면 뜨겁게 진화해 가는 감각의 공간에서 색을 증발시킨 판화는 가스통 바슐라르의 말처럼 건조하고 투박한 세계의 융모를 드러내는데 더없이 효과적일 것이다. 가스통 바슐라르의 《Le droit de rêver | The Right to Dream》, 책 이름처럼 모두에게 '꿈꿀 권리'가 있다면, 사무치도록 사실적인 흑백의 진열함도 사막에 외롭게 버려진 가난뱅이에게 감미로운 노래를 전해주는 밤바람과 같을 테니까.


2007. 1. 29. MONDAY



헤르만 로르샤흐(Hermann Rorschach)가 고안한 '로르샤흐 잉크반점 테스트(Rorschach Inkblot Test)'를 해본다면, 오늘 나의 기분과 정신적인 상태와 인격상황은 어떨지 궁금하다. 현재 기분은 담담하고 가라앉아있고 여러 생각이 떠돌아다닌다. 피험자의 반응 속도, 반응의 내용, 그리고 피험자가 주목한 특징 등을 종합적으로 기록한다고 해서, 잉크의 번짐이 지금의 나를 말해주긴 어렵지 않을까 싶다. 십일 년 만에 팀들과 촬영을 했다. 스타트를 끊긴 했는데, 과연 제작자의 역할은 무엇일지 현장을 둘러보면서 '책임(Responsibility)'이라는 단어가 다가왔다. 꿈과 희망을 추구할 권리가 각 개인에게 놓여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상상을 이루기 위해 타자의 노력을 모은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모두가 참여하는 공간에선 누구나 각자의 역할을 맡게 된다. 꿈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책임질 사람이 누구인지 중요하다. 아마, 사람이 꿈의 주체가 아닐지 생각해 본다. 꿈이라고 할지라도 모든 권리에는 그만큼의 책임이 따른다. 마음이 가볍지가 않다.


작가의 이전글 DECISION TO LEAVE OR LOVE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