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OLLECTION

Gibran Kahlil Gibran 달콤한 고독

by CHRIS
[RECOLLECTION : My 28-Year-old self] 2022. PROCRATE IPAD. DRAWING by CHRIS




나는 너무 외롭지만 순간순간을 성스럽게 보낼 만큼 외롭지는 않다.

나는 너무 작지만 그대 앞에 물건으로 놓일 만큼 작지도 않다

눈치도 빠르고 말도 잘 안 한다.

나는 내 의지를 갖고 싶다. 그리고,

의지가 행동으로 나아갈 때

쥐 죽은 듯한 적막을 뚫고 무언가가 다가올 때

그 옆에만 있고 싶다.

나는 비밀스러운 것을 아는 사람 옆에 있고 싶다.

그게 안 된다면 혼자 있고 싶다.


- 언젠가 읽은 칼릴 지브란의 글에서


사물과 세계, 인간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은 나를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다. 자기 것이나 잘할 것이지 왜 남의 속을 알고 싶어 하냐는 가르침에 한번 더 궁금함을 표하며 반성한다. 타인과 분리된 세계를 상대로 내버려 두면 될 것을 파헤치고 고민하는 습관은 인(燐)이 박여버렸다. 마음과 꼭 들어맞아서 새겨둔 글을 되짚다 보면 혼동하곤 한다. 과연 내가 쓴 글인지 남이 쓴 글인지 말이다. 난 그리 조용하지는 않지만 가지고 있는 침묵은 무겁다. 고독을 알지 못하고 의식적으로 활발한 사람은 가식적이라고 생각했던 어린 시절, 껍질을 벗고 바라본 세상은 비릿하고 섬찟한 향기를 풍겼다. 비밀스러운 세계를 아는 사람 옆에 있고 싶다. 아닌 사람과 있으면 정신이 피곤해진다.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 생각의 환기는 모두 예술적이고 지적인 것으로 한다가 삶을 대하는 원칙이다. 아니면 원치 않는 현실에 대해 누군가를 원망하고 처지를 하소연해야 하는데 인생의 문제는 본인 말고 아무도 해결해주지 않는다. 험담도 재미없다. 지금 살아야 하고 살 수밖에 없는 절박함과 하등 상관없는 이야기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말하는 입만 아프고 해결방향은 보이지 않는다면 나를 파괴로 몰고 가기보단 치유할 수 있는 해답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하다못해 직선 긋는 것도 연습하면 거기에 숙련과 연습이 붙어서 먹고는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만들고 보고 느끼는 이 세계를 사랑했으니까 여기서 다시 일어나야 했다.


사는 문제를 풀다 보면 친구들과 차 한잔 할 여유도 없다. 오래간만에 사람들과 만나면 물끄러미 그네들의 이야기만 들어도 말없이 밥만 먹어도 그 소소함이 좋았다. 사건들에 휩싸이다 보면 일상이 소중해진다. 매일 같지만 쉽게 맛볼 수 없는 고요. 그걸 찾아 너무 많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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