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S LE SABLE

<Unde the Sand> 실종, 환상, 부재에 머무른 기억

by CHRIS

[Under the Sand, François Ozon, 2000] PHOTOSHOP DESIGN by CHRIS


바다, 모래사장을 걸어간 너의 온기가 남아있네

스물 다섯 해 함께한 사랑

어느새 눈 감아버렸지

그대의 외로움과 허망한 시선을

개미들의 수다가 들끓는

죽은 나무의 시체가 뒹구는 저 숲 속에


정지된 네 신용카드로

다른 남자를 느낄 빨간 슬립드레스,

실종된 널 낚을 파란 넥타이를 샀어

마른 빵처럼 넘어가지 않는 당신

차마 떠날 수 없

바다가 잡아먹은 푸른 살들과 검은 수영복

내가 사준 손목시계도 알아보지 못하네


바다 곁에 누운 모래알은 그리움을 먹었네

사랑했지만 서로에게 멀어져 간 시간

바다는 끊임없이 헤엄치는 몸 깨우고

멀리서 기다리는 당신 보게 하였네

모래를 밟고 그 아래 날 묻으며

그대 발길 따라가게 하였네

자글자글 타오르는 실종의 그림자. 도처에서 질식할 것 같은 감정을 느낀다. 마음은 비장하였으나 그들 앞에서 감정과 무관한 쥐색 가면을 쓰고 있었다. 점점 두꺼워지는 얼굴 위로 가판대 삼류 소설같이 흘러가는 삶에 미안함을 표현해본다. 값싸게 치부되는 현대인이라는 단어처럼 느물스레 다가오는 이별 앞에서 나를 낳았던 그들의 헤어짐 때문에 그들보다 더 나약한 모습으로 고통받는다. 욕망에 치인 며칠간, 일상의 기대들에서 한참은 멀어져 간 젊은 날의 내 얼굴. 원하던 자유와 손잡으면 난 어디로 가야 할까.


2005. 11. 27. SUNDAY



구더기가 흘러나온다

입 다물고 조용히 조용히

과거는 묻지 말고 앞으로 앞으로

잊혀질 수 없는 것들은 모래 아래로

땅 밑 바닷속으로 헤엄치는 몽상들 속으로

얼굴 위로 번지는 소금기

저기 바닷물인가 내 눈물이었나

열린 하늘과 푸르른 바다를 향해

기억할 수 없는 것들은 모래 아래로

땅 밑 바닷속으로 헤엄치는 괴로움 속으로

환영은 보내줘야 할 것들

철 지난 매미도 묻어버려야 할 것들

여름을 끝내고 노쇠한 오색빛 가을로

변화할 수 없는 것들은 모래 아래로

땅 밑 바닷속으로 헤엄치는 어젯밤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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