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NDROUS STRANGE

와이어스 전통 : 기이하고 낯선 상상력의 원더랜드

by CHRIS
Wondrous Strange by Howard Pyle, N.C. Wyeth, Andrew Wyeth, James Wyeth


상상이 자본과 손잡으면서 대중성을 갖춘 미국의 애니메이션, 그 뿌리라고 할 수 있는 하워드 파일(Howard Pyle). 더불어 와이어스(Wyeth) 가계 그림이 한자리에 모이니 일러스트레이션의 기이함이 극(劇)을 갖춘다. Wondrous Strange by Howard Pyle, N.C. Wyeth, Andrew Wyeth, James Wyeth 이게 그들의 그림이었어? 책방에서 허리를 펴가며 서서 보았는데 수십 편의 기발한 동화가 다발로 묶여 있었다. 흥미로운 상상력! "The Imagination, Fantasy and Mysterious Wonderland" 나는 오래된 주문들을 현상보다 더 믿는다. 토끼가 방아 찧던 달에 발자국을 남기고 뜨거운 신화(神話)의 화성에서 체온을 재고 토성에서 물을 발견하는 인간. 사색의 변색은 아쉽지만 알 수 없는 세계에 대해 꿈을 꾸지 않았다면 어떻게 기술이 인간을 로켓에 태우고 우주를 누비게 돕겠는가. 이들 네 명의 기괴한 족보에서 하워드와 제임스가 좋다. 시종(始終)의 관계. 또한 달리 말한다면 의식의 시종(侍從)들이다.

"일상에서 환상을 실현한다."


이들은 붓끝으로 많은 화가들의 전통적인 학업을 계승했지만 동화를 잊지 않았다. 현실에서도 발견할 수 없는 싱싱한 붉은 심장과 회색빛 두뇌 안에서 격렬하게 굽이치는 동굴을 탐험한다. 간혹 눈이 시릴 정도로 밝은 색을 쓰고 있지만 만지면 손을 붉게 물들여 버릴 석류 같은 희망은 없다. 반 고흐(Gogh)의 해바라기나 교회 풍경, 바람 부는 언덕처럼 하얗게 바래다가 정점인 노랑에서 숨을 앗는다. 채색된 그림을 보다 보니, 어두움을 표현할 땐 빛을 잡아먹는 완전한 검정을 써선 안 되겠다 싶다. 그 전 단계가 적절하다. 소멸되는 바로 뒷자리에 어두움의 극점이 자리할 것이고, 그건 시야에서 격렬하게 보이지 않을 것이다. 세월을 흡수한 귀 떨어진 단청 한 조각과 흡사한 청록색은 수분 가득한 음식을 말리기에 적합하다. 가공한 사건과 사물에 시간을 덧입힘으로써 막 떠낸 그림이 실재의 이야기였다고 믿게 만든다.

나는 드라마가 좋다. "광기와 신비한 발악. 로맨틱한 만남. 격렬한 감정. 이국적인 모험. 정신의 여행." 책의 서두에서 설명되어 있듯이 하워드가 진행하고 있는 의식으로의 이상하고 즐거운 일탈 여정은 평이하지만 괴이한 현실을 떨쳐내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그림을 보고 있는 동안 어느 정도는 그랬다. 다만, 책에서 눈을 떼는 순간 통로를 빠져나온다는 게 단점이긴 하다. 눈을 깜빡여 본다. 어?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이상한 나라로 들어갈 보물지도를 찾아야겠다. 또각또각. 이런, 한쪽 팔이 똑딱 악어에게 먹혀 버린 후크 선장의 인기척이다. 어디로 숨을까!


Tip: 무대의상, 파티복, 유령의 집을 꾸밀 때, 설치미술, 독특한 스타일링에도 유용함.


2005. 1. 31. SUNDAY



구구절절한 이야기로 혼재된 의식은 표면적인 이미지로 이루어진 패셔너블함과는 전혀 거리가 멀다. 삶도 그렇고 취향도 그렇다. 패스트푸드와 같은 대량적이고 물량적인 형태로 추동하는 제시는 느릿하고 휘몰아치는 발걸음과 맞지 않는다. 생각이 많다는 것은 대중적인 시각의 세계에선 단점이기도 하고, 개인적인 복잡성을 표현하는 속성에선 장점이기도 하다. 잘못된 길을 몇 번 걷다 보면 그 길을 걷지 않게 된다. 혹독하게 데어봐야 구멍 난 호주머니의 현실을 알게 될 것이다. 난 어디쯤 서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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