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엘도라도(El Dorado)는 어디에 숨어 있는가? 이틀 밤낮 노를 저어 그대를 찾아왔다네. 엔리코 카루소(Enrico Caruso)는 손을 내밀며 마지막 힘을 모아서 노래를 불러주었다. 끊어진 다리 아래로 위대한 자가 흘린 고귀한 선혈이 마르기도 전에 갈라 콘서트의 웅장한 비단 커튼이 무겁게 고개를 떨군다. 미지의 세계에서 신의 창조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더불어 황금향에서 개최될 작품은 완성되지 않았다.
“꿈꾸는 자만이 산을 움직일 수 있다!”
소금과의 마찰로 물이 얼음이 되고 다시 그 결정이 물로 되돌아가듯이 사실을 말하지 않아도 우리들의 꿈은 녹고 얼기를 반복하였다. 이루지 못한 꿈은 진흙처럼 지독하게 질고 폭포처럼 세차게 흐느끼더구나. 입으로 전해지는 언어란 소용돌이 악령에겐 시끄러운 잠꼬대일까? 서로 얽히고 싸우고 빼앗고 즐거워하는 가운데 강물에는 붙잡을 머리채가 없어 성이 난 영혼은 아귀처럼 사람을 잡아먹었다.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
거짓과 악령과 환영의 숲에서
두려움에 떨던 사람들
산을 옮길 하얀 배를 탄 신을 기다린다.
몰리 아이다(MOLLY AIDA)를 타고 온 피츠제랄드, 이름이 부르기 어렵다면 페루식으로 피츠카랄도. 일상은 한낱 환영에 지나지 않고 헛된 꿈이라지만 아마존 정글에 최고의 오페라하우스를 짓고 싶다던 사내의 장대한 꿈은 과연 이루어질까?
난 기적이 대단한 선박을 타보기도 했고
멀찍이서 배가 남긴 너울을 바라보기도 했고
나만 지상에 남기고 떠난 흔적을 그려보기도 했다.
슬픔과 죽음이 없는 땅을 발견할 수 있을까?
그런 곳에서 살면 정말 행복한가?
손끝에서 손끝으로 사람의 온기를 느끼곤 하지만 나는 타인을 잘 알지 못한다. 삶을 사는 목적은 무엇일까? 나이 지긋하신 분한테 물어도 어려운 문제라며 고개를 젓는다. 낫을 들고 나무를 베고 무거운 밧줄을 짐승처럼 끌면서 그저 일만 하는 원시 부족들과 잘 차려입고 좋은 지위를 부여받고 삶에 부가적인 현상의 의미를 부여해 가며 거들먹거리는 사람들은 사는 목적에 있어서 무엇이 다른 것인가? 베르너 헤어초크(Werner Herzorg)의 질문을 한번 던져보았다.
모든 이의 마음속까지 읽을 수 없기 때문에 난간에 손을 대었다가 떼는 그 의미를 알지 못한다. 인간의 힘으로 움직이는 배가 있다. 남들이 돌지 않은 길을 바삐 가는 듯이 보이는 신성한 배는 모두가 잠든 사이 급류를 달래려 술 취한 배가 되어간다. 기나긴 여정을 거치면서 이루지 못한 꿈이란 결국 커다란 술독에서 동동거리는 술잔인 것이다.
나무 위의 전망대에서
둥근 세상을 굽어보고
달을 뛰어넘은 소를 안아보고
물 위의 배를 산 위로 끌어올려봐도
언젠가는 나무 아래로 내려와야 하고
지는 달과 함께 잠을 자야 하고
산 아래로 내려가는 배를 지켜봐야 한다.
망가진 선상에서 독한 시가 한대 멋들어지게 피워 물고 가장 위대한 감정의 표현 중에 하나인 노랫가락을 흥얼거리며 황톳빛 회상에 젖을 쯤이면 숨통이 트이게 될까? 요즘은 꿈을 꾼다. 이렇게 살 거야, 다짐도 해 본다.
2005. 5. 29. SUNDAY
"넌 꿈을 향해 잘 달려가고 있잖아!"
모두가 바라보는 삶의 이상이 있을 것이다. 돈, 사랑, 명예, 지위, 권력. 모든 것을 빼앗긴 자에겐 이상적인 단어도 의미롭지 않다. 스스로 삶을 꾸려가야 할 초입에 속절없이 벼랑으로 떨어져 버린 이후, 암흑 속에서 매일같이 매 순간을 돌아보았다. 그토록 긴 시간은 없었던 것 같다. 다시 타인들처럼 저 위로 올라가서 동굴을 벗어난다면 나를 찾기 위해 계속해서 움직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모두가 바라는 꿈이 무엇인지는 묻지 않는다. 각자 살아가는 방식과 의미가 있을 것이다. 나는 삶의 항해를 시작한 이래 귀착점이 다시 원점이 될지언정 계속해서 그리던 엘도라도를 향해 가보리라 결심했다. 살아가고 있는 지금도 나의 꿈은 미완성이다. 아마 죽을 때까지 바라던 꿈은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다. 하루를 살고 있는 행동자에게 주어진 삶은 오늘을 계속 이어가라며 시간을 재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