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놓는 순간부터 진행되는 舞曲. 내부의 광기들. 진공 상태인 홍채는 위태한 삶을 운반한다. 공중에 매달린 끈은 절망의 손을 지탱할 만큼 튼실하고, 겹겹의 환상은 추악한 반발 속에서 너끈히 녹아있을까? 잡아 둔 환각은 혐오스럽다. 어떤 짓을 저지를지 모를 정도로. 근육을 압박하는 정신의 주기적인 발작은 제어하기에 굉장한 힘을 요구한다. 계절마다 앓는 지독한 감기몸살 증상과 비슷하다.
2005. 4. 12. TUESDAY
아름다운 여인의 결벽적인 광기는 아파트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현실과 환각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변형된다. 원형의 시계 초침소리는 차츰 커져가고 과거에 구속된 여인을 덮치려는 지나간 시간의 손길들이 현재에 환각적으로 가까워진다. 커다란 동공은 썩어버린 감자 싹으로 둘러져있고, 오뚝한 코끝에는 말라버린 시체들의 향취가 맴돌며, 붉은 장미향이 머문 입술에선 경악스러운 구토가 자리하고 있다.
내부에 단단히 뿌리내린 혐오의 감정이나 모호하게 확장된 대상에게 극대화된 반발은 스스로를 제어할 수 없게 극단적인 행동으로 몰고 간다. 자기도취적인 이념과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 불특정한 신념, 방향을 상실한 채 맹목적인 추종에 빠져있는 인간들의 의식세계는 굳게 닫혀 있다.
네모난 구역에 갇힌 생쥐가 알 수 없는 불안이나 생존의 위협적인 상태에 휩싸이면 반복적으로 빠르게 원을 그리며 회전한다. 화려하고 매끈한 겉모습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 분노에 사로잡힌 좌절이나 사이코틱한 환각으로 빠져들지 않으려면 심리적인 변형과 맞물려있는 내부적인 뒤틀림에서 벗어나야 한다. 무엇이든지 지나치면 금물이다. 스스로를 제어할 수 없어 가슴에 커다랗게 상처를 입은 채 힘없이 소멸하고 마는 것이 혐오라는 감정에 덧입혀진 극도의 반발심이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