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의 눈을 가진 인간들 - AI 빅뱅 이후, 인간은 어디로 가는가?
AI는 더 이상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인간의 감정과 사유를 복제하며, 문명 그 자체를 다시 쓰고 있다. 기계가 감정을 배우는 시대,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하나다 — "문명의 윤리는 누구의 손끝에서 만들어지고 있는가?"
머릿속에서 뛰쳐나온 AI는 반세기를 거치며 편리한 도구적 가치를 넘어섰다. 우리가 문제의 대답을 얻기 위해 던지는 질문은 얼마나 건강한가?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이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그 도구는 순식간에 창조에서 파괴로 전도된다. AI는 태동에서부터 감정선을 갖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의 잘못된 판단에 따라 사용될 때, 그 차가운 기계는 무차별적으로 다른 인간을 공격한다. 후회나 반성과 같은 정신적 되돌림은 기계에게 기대하기 어렵다. 만약 인간의 감정이 사회화된 학습의 결과라면, 100년 후의 AI는 학습된 감정을 내면화한 또 다른 존재로 진화할지도 모른다. 그때쯤이면 인공지능에게도 인간처럼 식별번호가 부여되고, 기계화된 사회의 서막이 열릴 것이다.
제프리 힌튼이 경고한 것처럼, AI는 5년 안에 인간의 지능을 넘어설 수 있다. 그때, 우리는 이 가공할 전율의 지능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 과학자와 프로그래머들은 정치가들처럼 AI의 규율과 윤리를 정의하고, 통제 장치의 부재가 낳을 재앙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인간과 기계는 다르다. 생물학적 탄생과 물리적 탄생은 같을 수 없다. 자연적 생성은 복제를 거부하며, 그 자체로 창조성을 품는다. 인간은 언어라는 감정의 매개체를 통해 사회를 이루고 소통을 통해 문명을 구축했다. 그렇다면 감정을 부여받은 기계는 과연 인간이 말하는 ‘존재’로 불릴 수 있을까? 아직은 그 답을 내릴 수 없다.
AI의 시대는 산업혁명의 반복이자 그 종말선에 놓인 또 다른 버전이다. 러다이트 운동(Luddite Movement)이 증오했던 자동직조기처럼, AI 또한 구세대의 몰락과 신세대의 불안을 동반한다. 노동력이 대체되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인간의 지능이 대체되는 시대다. AI는 인간의 손끝에서 태어난 또 하나의 문명이다.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인간의 행동을 모방하고 노동력을 대체하는 기계가 아니라, 행동의 이유를 묻지 않고 실행의 결론으로 사용하는 인간의 무지일지도 모른다. 비극의 끝에서 다시 피어나는 문명의 새벽처럼, 이 변화 또한 인간의 사유를 시험할 것이다.
AI는 이제 단순한 기술을 넘어 인간의 생각과 감정을 모방하기 시작했다. AI가 감정을 갖게 된다면, 인간이 정의했던 정상(normal)과 비정상(abnormal)의 경계는 무너질 것이다. 정상과 비정상은 언제나 시대의 행동 규율이 정한 경계였으며, 그 경계는 늘 변한다. 그러므로 인간은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자신의 시야를 끊임없이 확장해야 한다. 비극의 종말 뒤에는 언제나 새로움이 싹튼다. AI의 혁명 또한 비극적 일지 희망적 일지 알 수 없으나, 비밀스러운 미래의 태동을 품은 문명의 또 다른 여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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