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탄생, 로버트 · 미셀 루트번스타인》 생각도구와 전인적 인간
"나는 듣고 잊는다. 나는 보고 기억한다. 나는 행하고 이해한다." 중국 고대 경전의 가르침이 내포하듯이 앎에서 이해로 전이되는 사고 과정은 통합적 감각을 요구한다. 파편화된 지식을 엮어 창조적으로 생각하기는 주체적인 사고방식의 근원이다. 창조성이란 무엇을 끄집어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끄집어내느냐의 문제이다. 음악을 보고, 맛을 그리고, 그림을 듣고, 수학을 노래하는 것은 단순히 천재들만이 접근하는 대상에 대한 문제풀이 방식이 아니다. 삶을 바라보는 시선은 언어적 통찰과 체험에서 우러나온 직관과 관찰을 거쳐 얻어진 영감을 통해 다양화된다.
"최악의 과학자는 예술가가 아닌 과학자이며, 최악의 예술가는 과학자가 아닌 예술가이다." 아르망 트루소
"예술이란 물질적인 사실과 영적인 효과 사이의 불일치이며 삶에 대한 반응을 시각적 공식으로 나타낸 것이다." 요제프 알베르스
"예술이란 인간 정신의 표현이며, 마음속에 존재하고 있는 막연한 심상을 구체적인 형태로 가시화시킨 것이다." 막스 빌
"소설가들은 말할 수 없는 것을 말로써 다룬다. 그런데 그들의 전달매체는 소설이다. 소설은 말로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말은 역설적으로 사용된다. 왜냐하면 말에는 기호언어적 용법과 함께 상징적, 혹은 은유적 용법이 있기 때문이다." 어슐라 르귄
"존재하지 않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도 없으며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이 묘사한 세계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폴 호건
《생각의 탄생 SPARK OF GENIUS, Robert and Michèle Root-Bernstein》의 저자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 미셀 루트번스타인에 따르면 관찰, 형상화, 추상화, 패턴인식, 패턴형성, 유추, 몸으로 생각하기, 감정이입, 차원적 사고, 모형 만들기, 놀이, 변형, 통합은 실재와 환상을 결합하기 위한 13가지 생각의 도구이다. 생각도구는 사물을 통합하는 것이고 창조성에 필수적이며 혁신적인 결과를 염두에 두고 사용되어야 한다. 관찰은 생각의 한 형태이고 생각은 관찰의 한 형태이다. 손이 그릴 수 없는 것은 눈이 볼 수 없는 것이다. 형상화는 사람들과 세계를 속기하고 재창조한다. 추상이란 눈에 덜 띄는 한두 개의 특성만을 나타내는 것이다. 현실은 모든 추상의 종합이다. 패턴은 형상의 예고편이다. 유추는 복잡한 현상에서 기능적 유사성과 내적 관련성을 알아내는 것이며 학습은 유추에 의존한다. 몸의 상상력은 사고와 느낌을 일치시킨다. 감정이입은 문제 속으로 들어가 그 문제의 일부가 되는 것이고, 다른 사람의 몸과 마음을 통해 세계를 지각하는 것이다. 크기와 시간에 대한 다차원적 사고는 세계의 상호작용을 이해하게 만든다. 생각을 줄여 물리적 크기에 담아낸 다양한 형태의 모형을 만들다 보면 세계를 이해할 수 있다. 목적과 동기가 존재하지 않는 놀이는 상징화되기 이전의 내면적이고 본능적인 느낌과 정서, 직관, 쾌락을 선사하며, 개인적인 세계와 인격, 게임과 규칙, 장난감과 퍼즐을 만들어 지식을 변형시키고 새로운 이해를 가능하게 만든다. 논리학, 수학, 물리학, 인간의 조건이 망라된 《걸리버 여행기》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면 지적인 오락과 상상은 창조적인 통찰과도 연결될 것이다. 생각도구의 변형을 통해 감각의 지평을 넓히는 우주적 동시성의 세계는 감각적 인상과 느낌, 지식과 기억이 공감각적으로 결합되는 종합지적인 사고의 모습이다.
"세계가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들은 오직 '전인(whole men)'만이 해결할 수 있다. 그는 기술자, 순수과학자, 예술가 중 하나만 되는 것을 드러내놓고 거부하는 사람이다. 오늘날의 세계에서는 '모든 것'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지 못한다."
《미래의 생물학과 역사학, C.H. 워딩턴 Biology and the History of the Future, Conrad Hal Waddington》
"모든 것이 되지 못하면 아무것도 되지 못한다"라는 말처럼 전인적(whole men) 인간에 대한 필요성은 오늘날 하나만 잘하면 전문인으로 인정받는 결핍의 시대를 비판적으로 겨냥하고 있다. 보편적인 지식과 직관적인 상상의 기술을 활용하여 다문학적 교육을 수행하기 위해 공통의 언어를 다양한 형태로 발표하고, 각 학문 간의 경계를 허문 사람들의 경험을 활용하여 상상력이 풍부한 만능인이 되어야 한다. 그는 AI와는 다른 인간의 군상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절대적인 음악가와 초월적인 화가의 보고 듣는 경험도 인간의 몸이 가진 감각을 활용하는 하나의 통로인 것처럼, 예술과 과학의 본질은 한마디로 같다. 창조적인 상상만이 관념의 틀에서 벗어나 현실의 새로운 경계를 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