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APHOR

《메타포: 철학의 은유들》 구도적 세계의 이면

by CHRIS
<Metáfora, de Pedro y Merlín Alcalde> Illustrations by Guim Tió. Photoshop Retouching by CHRIS


"철학이 자신의 회색을 회색으로 덧칠할 때, 생의 모습은 이미 늙어버린 상태이며, 회색으로 덧칠한다고 해서 다시 젊어지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인식될 뿐이다." 헤겔


메타포(Metaphor)는 '전이'의 의미로 '너머'를 의미하는 메타(Meta)와 '운반하다'는 의미인 페레인(Pherein)이 결합된 고대 그리스어 '메타포라(Metaphora, Metáfora)'에서 유래됐다. 사물과 본질, 우주와 세계에 대한 시공간적인 양자역학 연구에 따르면 생명체의 지각작용에 의해 인지되는 대상은 사실 그 어디에도 실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과학과 종교, 존재와 정신, 실재와 부재의 거리는 정지한 듯 보이는 부단한 변화 속에 있으며, 의미의 전이 즉, 메타포처럼 의미장(Semantic Field)을 통해 추상과 구상의 경계를 넘나 든다. 자궁을 의미하는 라틴어 매트릭스(Metrix)를 상기하면 형제에서 자매로 전환한 워쇼스키 감독의 가상세계 속 기계가 지배하는 1999년의 세기말 영화를 떠올리겠지만, 주디스 버틀러의 남성과 여성이라는 젠더 개념을 규제하는 2진법적 체계인 '이성애 매트릭스'를 생각하긴 어려울 것이다. 이처럼 개념은 전이되고, 의미는 맥락에 따라 다른 얼굴을 갖는다.


사물에 대한 인식과 세계에 대한 관조는 시간이 지나가면서 변화한다. 해로 맞이하는 신년을 넘기고, 달로 맞이하는 지난해를 보내고 있다. 음력설을 맞아 이 세계에 연결된 사람들에게 안부를 보냈다. 글자를 적고 목소리를 들으며 이미 변화된 사람들과 과거의 한 지점에 머물러 있는 기억을 부단히 오고 갔다.


시간의 개념은 삶이 길어지고 반대급부로 생의 종말을 인식하면서부터 더욱 가파르게 짧아진다. 일방적인 교육이나 검증되지 않은 대중적 의견은 실제와 현실을 혼동시킨다. '살면서 무엇이 가장 중한가'를 묻는다면 바로 '나'임을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신체적 나이가 젊을 때는 정신으로 버텼어도 정작 나를 담고 있는 몸이 무너지면 세상과 접하던 신체적 즐거움은 하나씩 사라진다. 고통 속에서 자신을 단련하는 방식이 성장이라고 말하는 시대는 지났다. 스스로에게 귀하고 소중한 것은 자기 자신이다. 나는 결코 내 몸을 벗어난 타인이 되기 어려우며, 육체와 정신 중에서 하나라도 대상이 나를 대체하는 순간 존재는 스스로에게 잊히게 된다. 나에게 집착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는 타인의 시선에 비추어지는 내가 아닌 스스로가 인식하는 나를 확인하고 삶의 태도를 점검하는 것을 뜻한다.

살다 보면 조준이 맞지 않는 수많은 실패를 맞이한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그 실패조차 담담히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반복적으로 실패한 경험을 기초로 다시 동일한 문제를 풀어나갈 때 잘못된 선택과 답안을 수정할 수 있다. 자의적 선택에 따라 살다 보니 잘 되든 못 되든 모든 것은 내 탓이다. 선택으로 인해 야기된 감정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니 나를 굽어보며 마음을 내려놓는다. 어차피 모든 것은 있으면서도 실제로는 없다.


"우리는 같은 강물에 두 번 들어갈 수 없다." 헤라클레이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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