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디의 편지》 열여섯 가지 삶의 태도
"하나의 이상을 이해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하여, 그게 아무리 어렵더라도, 초인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사람의 길이다." 간디(Modandas K. Gandhi)
1930년 예라브다 형무소에 수감된 간디가 편지 형식으로 적은 《예라브다 형무소에서 From Yeravda Mandir by Modandas K. Gandhi》는 수행공동체에서 지켜야 하는 기본 계율에 대한 열다섯 편의 에세이로 출감 후 쓴 에세이 한 편을 더해 가벼운 두께감으로 역사에 묻힌 진실의 기억을 소환한다. 세계를 지배하던 근대산업사회의 제국 영국은 양차 세계대전 이후 금융을 중심으로 산업을 재편한 뒤 점차 첨단 제조업에서 멀어짐으로써 경제적 부강에서 멀어지게 되었고, 근래 브렉시트로 패권회복을 노리다가 오히려 경제적 고립으로 인해 인도보다 경제 규모가 줄어들고 실업자문제에 구호물자를 받아야 할 만큼 빈민층이 늘어나 사회적 병폐가 심각해졌다. 분명 세계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절대적으로 극빈하던 시기를 지나 생존의 보편성은 갖게 되었으나, 상대적인 빈곤과 정신적인 비교와 같은 상대주의 결격점은 오히려 부각되게 되었다. 간디의 삶의 태도를 바라보며, 학창 시절 배웠던 간디의 비폭력과 국산품 애용운동, 자기 노동을 통해 겸손으로 향하는 계율의 서약을 떠올렸다.
권력자의 폭력이나 개인적인 계율에 대응하는 "진실"의 문제는 정의 내리기 어렵다. 진실적인 존재, 진실이 있는 곳, 무엇이 진실인지를 아는 삶은 추상적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 진실한 앎이 있는 곳에서의 지복을 아우르는 신이 있다. 생각과 말과 행동 속에 깃들인 진실은 길이고 생명이다. 아힘샤(비폭력)의 길은 진실을 위한 수단이며, 곧고 좁지만 가야만 하는 길이다. 브라흐마차르야(금욕 Brahmacharya)의 계는 인간의 감각기관 모두를 다스린다는 의미로, 신을 향한 행위의 방향은 진실 추구에 있다. 간디가 의미하는 금욕이란 인간은 자신의 몸과 마음을 통제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입맛 통제는 개인적으로 잘하는 바에 속하지만, 식신이나 식도락가처럼 오직 먹는 것을 위하여 하루 24시간을 보내기는 아쉬운 일이다. 도둑질하지 않기는 단순히 물품만이 아니라 타인의 아이디어나 지적 노동을 표절하는 행위와도 연결되어 있다. 도둑질 금지와 짝을 이루는 무소유는 경제적 활동이 주를 이루는 현대에서 소유와 무소유의 개념이 충돌할 수 있음을 미리 염두에 두어야 한다. 소유는 미래를 위한 저장을 암시한다. 진실을 추구하는 사람과 사랑의 법을 지키는 사람은 미래에 대비하여 무엇이든 붙잡을 수 없다. 신은 내일을 위하여 쌓아두지 않기에, 지금 이 순간에 필요한 것 이상을 만들지 않는다. 무소유의 개념은 현대에서 가장 필요하지만, 사는 동안에는 지켜지기 어려운 소유의 개념과 충돌한다. 내일은 사람 머릿속에만 있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물에 대한 집착을 여읜 상태로 그것을 즐겨라." 우파니샤드
겁 없음에 대한 정의도 존재와 대상의 실재와 부재에 대한 직시를 의미한다. 만지면 안 되는 사람 없게 하기는 차별과 분리에 대한 비판이다. 그러나 아직도 인도만이 아니라 세계의 곳곳에서는 금전, 권력과 지위를 통해 계층을 분리하고 이에 따라 발생된 차등은 하나의 계급을 형성한다. 매일처럼 생계노동을 통해 삶을 이어나가고 어떤 종교나 계급, 삶의 층위를 가지더라도 관용의 마음을 지녀야 한다. 아힘샤의 진위를 시험하는 겸손은 쉼 없이도 쉼을 이룬다. 스스로 정한 계에 서약하고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 마음가짐은 타인을 복되게 하지만 이루기 힘들다. 스와데시(Swadeshi)는 개인의 자급자족이나 자립, 국산품 애용운동으로 간디의 비폭력 운동과 함께 외부세력으로부터의 독립을 형성하는 기본계율이다. 삶이 바로 메시지였던 간디의 에세이는 자정의 회고로 작용한다. 음력의 끝자락에서, 새로움을 담기 위해 한 해를 비우며 삶의 태도를 점검해 본다. 자기 점검과 진실의 소리는 하나의 태도로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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