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가 시작되고
썸'을 타는 연인들이 나온다.
그들 사이에 놓여진 건 다름아닌 '술'
드라마는 2화, 3화, 4화 계속 진행되어가지만 매 장면마다 '술'이 꼭 주인공인냥
빠지지않고 등장한다.
맨 정신엔 사랑이란 감정도, 우정이란 관계도, 다 허구인것 마냥 이번 드라마는
'술'이 주인공이다.
술을 먹고 썸을 타던 연인은 결국 연인이 되고, 이별을 겪는데 남자 주인공이 술의 기운을 빌려 밤늦게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본다.
"자.......니?"
아침이 되고 발신목록을 확인하던
남자는악을 지른다.
"내가 다시 술을 먹으면 개새끼다~~~~~~!"
이쯤되면 그녀, 그녀 자체라서 사랑에 빠진건지 술 때문에 '착시효과'에 빠져
사랑을 한건지 알 수가 없어진다.
내 자신의 정신적허기가 무엇에서 비롯되는지 들여다보고 필요한 것을 채워 넣어줄만큼
나에 대해서 잘 모르고 헤매기만 하는
어느 쪽 방향이 옳은지 알길이 없는
방향성없는 청춘이었다.
처음에 내 술 문제가 외로움이라면서 친밀감을
찾아 그걸 채워줄 남자를 술과 함께 만나고 또 만났었다.
시간이 지나 문제는 정작 외로움이 아니었다면서 결국 술에 의존할 수 밖에 없던 그 문제라는 것은 존재의 결핍이였기에 자기를 채워넣어줘야 했지만 나를 사랑해주는 상대방에게 그걸 내놓으라며
늘 번지수를 잘못 찾아가니 사랑이 성공적일리도 술이 주인공이 되어버린 이 인생드라마가
성공할 리도 없었다.
스스로가 사랑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무엇을 해야할까?'하며 변화된 행동을 구체적이거나 적극적으로 생각하질 않고
그 사랑드라마 실패의 이유를 늘 상대방에게 찾았다.
그때의 나에게 필요했던 것은 '자기자신에 대한 사랑'이 먼저였는데 술에 늘 2등으로 밀려난
나에 대한 사랑은 수많은 He들 사이에서 사랑의 방향성을 잃어만 갔다.
내 자신에게 사랑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He'도 아니고 'She'도 아닌 '내 자신'이었는데도
그걸 모르는 나는 매번 가슴아픈 사랑드라마를
의미없이 반복하기만 했다.
술에 취한 내 사랑은 이번 사랑만 '실패'였는데도불구하고,
술과 함께 정상적으로 사고하지 못했던
나는 '이번 생의 사랑'은 모두 실패한
비련의 여주인공으로서 결말이 이미 새드엔딩인 드라마를 술에 취해 늘 써내려갔다.
부모로부터 나를 있는 그대로 온전히 공감받고 이해받는 경험들이 전혀 없었기에 나 스스로도 그의 전부를 사랑한다 말하고 술에 취해선
너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이해한다 해놓곤
술에 깨선 어제의 약속과 이해는 나몰라라하며
"그게 무슨 말인데?"를 되풀이 반복했다.
부모님들조차 건강하게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모르는 채 자기자신의 감정을 억눌러 온 일방향적인 사람들이었기에 아이였던 나는
부모가 감정적으로 안정적이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진짜 감정을 드러내면 안전하고 보호받는다는 느낌을 상실하게 되었고,
나는 사랑을 하고 있어도 줄 수 있는 감정자체가
내 안에 너무도 없어서 정서적 불안에 시달리는 반쪽짜리 사랑을 반복하기만 했다.
없던 감정이라도 쥐어짜내 사랑연기라도 해야했기에 나는 새드엔딩의 드라마의 엔딩을 완성하기 위해 도구인 '술'은 필수 소품이었다.
[ 가족치료사 사티어는 의사소통 유형을
5가지로 나누었다.
유형에는 회유형, 비난형, 초이성형,
혼란형, 일치형이 있다.
그 중 회피형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무시하고,
타인 및 상황을 먼저 배려하고 한다.
타인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하고,
타인의 인정에 초점에 두고 행동하며
타인의 고통을 줄여주려고 한다.
상대에게 자신을 맞추는 스타일로
자존감이 낮고 자신의 감정을 억압하며, 액체괴물처럼 경계선없이 흐물흐물한
상태라고 한다.]
어린 시절 부모님의 잦은 다툼은 나를
상대의 태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지나친 걱정을 하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내 안의 사랑받고 싶은 마음과 좌절된 슬픔을 직시하지 못해 상대의 마음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지 못하고 늘 사랑을 의심했다.
회피형인 내게서 건강한 감정을 나눠받고
나를 사랑한 상대방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수용받고 서로 성장시켜주는 사랑의 힘으로
자신의 결핍을 채우고 싶었을 텐데 말이다.
난 늘 술에 취해 액체괴물같은 감정의 주인공으로 감정에 있어서 어정쩡한 채로 술로 만든 내 사랑드라마를 항상 조기종영 상황에 처하게 만들었다.
정말 무서운건 술없이 '사랑의 감정'조차 느끼지 못하게 되버린 '감정진공상태'가 되버려서
비극적 자기복제 드라마를 끝없이 술과 함께
만들어나갔다는 사실이다.
그 어디에도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 내가 하는
사랑은 아픈 새드엔딩일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