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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 엘리 Sep 15. 2021

캐나다 선거 이야기

캐나다 선거 시스템 한국과 어떻게 다를까?

2021년 9월 현재 캐나다는 선거로 시끌벅적? (한국과 비교해 시끄럽다고 하면 욕먹겠지만) 합니다. 

캐나다 선거 시스템 한국과 어떻게 다를까?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https://www.cbc.ca/news/politics/federal-election-call-1.6141189 

위의 사진은 캐나다 각 정당 당수들의 사진입니다.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한 당의 당수가 캐나다 수상이 

되는 방식입니다.


2021년 9월 20일 캐나다 수상을 뽑는 선거를 한다고 합니다.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갔나? 엊그제 수상 뽑는 선거를 한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이번 선거가 예정보다 빨리 치러 짐을 알았습니다. 그 때문인지 이제 18살이 막된 큰 딸이 생애 첫 선거를 하게 되었습니다. 왜 생애 첫 선거가 캐나다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인지 투덜거리는 딸을 향해 이 세상에 중요하지 않는 선거는 없다고 알려주며, 이번 기회에 캐나다 선거 체계가 한국과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려 합니다. 지식 백과처럼  캐나다의 선거 체계를 모두 망라할 수는 없고 제가 알고 있는 지식과 느낀 점 

위주로 이야기하려 합니다.


(1)    캐나다의 중요 선거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연방 (federal), 주정부 (provincial), 그리고 

지자제 (municipality) 선거로 이루어집니다. 모든 당선자의 임기는 최대 4년입니다. 

연방 선거는 한국으로 치면, 대통령을 뽑는 선거입니다. 한국 대통령은 국민 직선제로 뽑지만, 

캐나다는 선거로 하원 의원(MP)을 뽑고, 당선된 하원 의원이 다수인 당의 당수 (leader)가 

수상(prime minister) 이 되는 간접선거입니다 (영국과 비슷한 시스템). 내 선거구의 후보자가 개인적으로 마음에 안 들어도 그 당의 당수가 수상이 되기를 바란다면, 그 후보자를 투표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개인이 아닌 당에 투표하는 것이라고 봐야겠죠. 그래서인지, 지금까지 지역구에 한 번도 살지 않다가, 선거철에 이사 와서 후보로 나와 당선된 사례도 종종 봅니다.  각 당의 당수는 웬만하면 지역구에서 당선된다고 합니다. 당선되지 않은 사례는 지금껏 한 번인가 두 번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선거 결과가 과반 이상을 차지한 메이저 정부 (major government)가 되면, 모든 법안을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는 절대 권력을 갖게 됩니다. 지난번 선거에서 liberal이 과반이 안 되는 마이너 정부 (minor government)를 구성해서 법안을 처리하려면 소수 정당과 협력해야 했다고 합니다. 주정부 선거로는 주의 수상 (premier)을 선출합니다. 당의 이름이 연방 선거와 다릅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비시 (BC) 주가 늦게 캐나다 연방에 합류했기에, 그전에 명명된 당명을 유지하는 듯합니다. 예를 들어, BC liberal은 연방정부의 liberal이 아니라 보수당인 conservative와 색깔이 비슷합니다.  지자체 선거는 한국과 같이 시장과 시의원을 뽑습니다. 차이점은 후보들의 당명이 없습니다. 개인 이름으로만 투표합니다. 그리고, 임기 제한이 없습니다. 4년마다  치러지는 선거에서 당선되면 평생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도시의 시장은 4번 당선되었고, 다음 선거 때는 출마하지 않을 거랍니다. 은퇴한답니다. 의외로 스트레스가 많은지 많은 지자제장들이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일선에서 물러 나겠다고 하였습니다.


(2)    수상이 선거 빨리 하자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사실 선거하고 2년밖에 지나지 않아 

임기가 더 남았지만, 수상이 요청하고, 국회가 승인하고, 총통 (governor general)이 최종 승인하면 선거할 수 있습니다. 야당은 반대하고 난리 났지만, 이미 선거가 치러지고 있습니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지지율이 상승 곡선에 있다고 판단한 여당이 다수 정부를 구성하고자 굳이 이 펜데믹 시기에 투표한다는 여론도 있습니다. 한국은 만약 조기 선거하자고 하면, 국민들의 여론과 정치인들의 판단은 어떨까요? 궁금하네요. 선거 연령은 만 18세 이상인데 조기 투표 덕에  이제 막 18세가 된 큰 딸이 역사적은 첫 투표를 하였습니다. 첫 선거라 투표 명부에 명단이 없어서, 

선거하러 간  자리에서 투표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투표하였습니다. 9월 10,,11,12,13일 사전 

투표할 수 있고, 2021년 9월 20일 본 투표일입니다. 큰 딸이 수상 후보 다 싫다고 해서,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선택하라고 했는데, 본인의 권리를 잘 행사했겠죠?





(3)    지금부터는 작은 딸이 학교에서 경험한 선거 소식입니다. 코로나로 올해는 다르지만, 

보통 선거운동 기간이 되면, 후보들이 학교를 방문해서 학생들과 토론을 한다고 합니다. 

모든 후보자들이 참석하지는 않지만, 미래의 유권자들과 이야기하고 자기 당의 정책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진 후 학생들 나름 모의 투표를 한답니다. 물론 결과는 실제 선거 결과 발표 후 알려주는데, 놀랍게도 그 결과가 실제 결과와 아주 유사하다고 합니다. 이런 모의 투표는 딸들이 초등학생일 때부터 학교에서 했다고 하는데, 미래의 유권자들에게 투표의 과정과 그 중요성을 알려주는 좋은 기회인 것 같습니다. 몇 년 전 People’s Party of Canada라는 당의 후보자가 학교를 방문해서 (말하자면 캐나다의 극우 당이라고 해야 하나?) 기후 변화에 대한 한 학생의 질문에 기후 변화는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남극은 아직도 여전히 춥고, 캘리포니아는 예전부터 사막이었다. 왜 그런 거를 신경 쓰냐며 말했다는데, 그 대답에 선생님들도 어이없어 웃고, 학생들도 웃고, 아직까지도 학생들 사이에서 우스갯소리로 회자되고 있다고 합니다. 다른 후보자들이 한 이야기는 기억나지 않아도 아직 그 대답은 생각난다는 걸 보면, 당을 알리는 전략? 으로는 괜찮은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캐나다 선거에 대해 대략적으로 알아보고 저의 의견을 조금 첨가해 보았습니다. 캐나다라도 한국이라도 전 세계 어느 곳에서든 투표는 정말 중요한 의사 표현의 수단인 것 같습니다. 편협한 시각에 사로잡혀 후보자의 정책이나 됨됨이를 바로 보지 못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나와 내 가족에게 돌아오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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