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경궁 추억 나들이

여름향기가 있는 고궁

by violet

오랜만에 창경궁을 걸어본다. 고궁의 아름다운 풍경은 봄과 가을에 한껏 느낄 수 있으나 올해는 여름에 오게 되었다. 봄가을은 표가 매진이 될 정도로 관람객이 많은데 여름이라 한가다. 가끔 외국인도 보이지만 외국인들은 주로 경복궁이나 창덕궁을 많이 방문하기 때문에 많지는 않은 듯하다. 창경궁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난 길을 걸으니 싱그런 나무향기가 난다. 푸르른 나무들 사이로 백송나무가 눈에 띈다. 팻말을 보니 조선시대에 중국을 왕래하던 사신들이 져다 심은 것이란다. 춘당지를 지나 오른쪽으로 가면 내가 좋아하는 야생화 정원이 나온다. 냉초꽃 향기가 칡꽃향기처럼 달큼하니 좋다. 벌과 나비가 아주 바쁘게 꽃주위를 날아다닌다. 봄가을에 오면 더 이쁜 야생화를 만날 수 있었을 텐데 조금 아쉽지만 좋은 향기와 평소 보지 못했던 야생화들을 볼 수 있어서 나름 만족한 창경궁 산책길이다.

조금 더 가면 대온실이 나오는데 익숙한 향이 나를 이끈다. 두어 개의 화분에 심어둔 치자나무에서 진한 향기가 퍼진다. 이곳에서 치자꽃향기를 맡니 기분이 좋다.

창경궁은 가을단풍이 정말 아름다운데 아직은 푸르른 단풍길이지만 그 길 위에서 지난날 혼자 산책하며 행복해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창경궁을 나와 혜화동 대학로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오는데 능소화가 이쁘게 핀 골목길이 보인다. 카페입구를 이쁜 꽃들로 아기자기하게 꾸며 두었다. 잠시 길 위에 서서 풍경을 눈에 담아 둔다.

창경궁에 갔다가 우연찮게 보게 된 능소화에 마음을 빼앗긴 날...

삶의 목적지보다 그곳으로 가는 길에 더 많은 행운이 깃들어 있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준 능소화에 감사한 하루다.

창경궁 춘당지


백송


푸르른 단풍나무


냉초꽃


야생화정원에 핀 꽃들


동자꽃


야생화 정원


황금달맞이꽃


노각나무꽃


땅에 떨어진 노각나무꽃



호호식당


대학로의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