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 이후의 소문들
사람들은 그가 없는 잔칫날에 행복해하며
누군가가 없으니 세상 조용하고 좋다고 수군거립니다.
그가 살아있는 잔칫날에도 이러한데 죽음 이후 그의 장례식장에서 눈물을 보이거나 슬퍼하고 안타까워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후일을 생각하지 않고 자기만 생각하며 살다 간 사람의 마지막 장례식 풍경은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보다 홀가분함이 더 많아 보일 것입니다.
인간이 살면서 자신이 세상을 떠났을 때 세상사람들이 그를 어떻게 평가하고 기억할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산다면 오직 부끄럽고 초라한 인생기록부가 세상에 떠돌아다니며 그의 삶 전체를 무의미하고 무가치한 쓰레기조각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는 것을 자신만 모릅니다.
반성 없는 삶은 자신도 타인도 지옥 속에 살게 합니다.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모르는 사람에게는 그 어떤 말로도 그 사람의 정신과 태도를 바꿀 수 없습니다. 부끄러움은 후손들 몫이겠지요.
돈보다 이기심보다 중요한 건 주위 사람들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며 자신의 삶을 돌아볼 줄 아는 반성과 성찰이라는 걸 장례식장으로 가는 날까지 모르고 산다면 참 불쌍한 인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삶을 어떻게 살아왔는지는 노인의 언행을 보면 다 알 수 있어요. 착하게 살아오신 분들은 늘 웃는 표정에 말 한마디라도 예쁘고 따뜻한 말을 나누는 반면 평생을 자기 고집대로 남을 신경 쓰지 않고 산 사람들은 노인이 되어서도 소리를 지르고 나쁜 언행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면서 남의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사람은 외모보다 마음이 아름다울 때 진정한 멋이 느껴집니다.
현명한 노인들의 말 한마디는 그 오랜 세월을 겪으며 깨달은 것이므로 허투루 들리지 않습니다. 그들은 노인이 되기 전 젊은 시절을 회상하며 우리가 치열하게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할 때라고 이때가 좋을 때라고 말합니다. 몇 년 전 돌아가신 나의 할머니에게도 언제가 가장 행복했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살림하며 살 때가 가장 행복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힘들어도 노인들의 눈에는 젊음이 그저 아름답게만 느껴지는가 봅니다. 그들의 쓸쓸한 눈빛을 보면 정말 이 순간을 소중히 생각하며 보람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남에게 존경받으며 삶을 아름답게 살다 가는 사람은 두고두고 사람들 입에 꽃처럼 회자될 것이고, 남의 지탄을 받으며 손가락질 받는 인생을 살다 간 사람은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저평가되고 놀림거리가 되어 살아서나 죽어서나 나쁜 평판이 늘 따라다닐 것입니다.
자신의 무덤자리를 애지중지하며 잘 가꾸어 놓은 들 인격이 바르지 못하면 누가 찾아가기나 할까요? 살아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건 권위와 허세가 아니라 살아서 전하는 따뜻한 마음일 텐데요.
세상을 떠난 이의 따뜻한 말과 행동은 가을 들녘에 알알이 영글어 가는 저 벼이삭처럼 남겨진 이들에게 풍요로운 마음을 선사하고 이 험한 세상을 다시 살아낼 용기와 위로를 얻게 합니다.
오늘은 가슴에 오래 남을 진심 어린 말 한마디를 소중한 사람에게 꼭 전해주고 싶습니다.
선행은 못하더라도 남에게 피해는 주지 않고 살아가기를.. 올바른 정신으로 가치 있는 삶을 살다가 조용히 떠날 수 있기를..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고 낙엽이 조용히 떨어지듯이 곧 다가올 나의 노년도 그렇게 흘러가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