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기록부

장례식 이후의 소문들

by violet

사람들은 그가 없는 잔칫날에 행복해하며

누군가가 없으니 세상 조용하고 좋다고 수군거립니다.

가 살아있는 잔칫날에도 이러한데 죽음 이후 그의 장례식장에서 눈물을 보이거나 슬퍼하고 안타까워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 것입니다.

후일을 생각하지 않고 자기만 생각하며 살다 간 사람의 마지막 장례식 풍경은 겨진 사람들의 슬픔보다 홀가분함이 더 많아 보 것입니다.


인간이 살면서 자신이 세상을 떠났을 때 세상사람들이 그를 어떻게 평가하고 기억할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산다면 오직 부끄럽고 초라한 인생기록부가 세상에 떠돌아다니며 그의 삶 전체를 무의미하고 무가치한 쓰레기조각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는 것을 자신만 모릅니다.

반성 없는 삶은 자신도 타인도 지옥 속에 살게 합니다.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모르는 사람에게는 그 어떤 말로도 그 사람의 정신과 태도를 바꿀 수 없습니다. 부끄러움은 후손들 몫이겠지요.

돈보다 이기심보다 중요한 건 주위 사람들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며 자신의 삶을 돌아볼 줄 아는 반성과 성찰이라는 걸 장례식장으로 가는 날까지 모르고 산다면 참 불쌍한 인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삶을 어떻게 살아왔는지는 노인의 언행을 보면 다 알 수 있어요. 착하게 살아오신 분들은 늘 웃는 표정에 말 한마디라도 예쁘고 따뜻한 말을 나누는 반면 평생을 자기 고집대로 남을 신경 쓰지 않고 산 사람들은 노인이 되어서도 소리를 지르고 나쁜 언행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면서 남의 눈살을 찌푸리게 니다.

사람은 외모보다 마음이 아름다울 때 진정한 멋이 느껴집니다.


현명한 노인들의 말 한마디는 그 오랜 세월을 겪으며 깨달은 것이므로 허투루 들리지 않습니다. 그들은 노인이 되기 전 젊은 시절을 회상하며 우리가 치열하게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할 때라고 이때가 좋을 때라고 말합니다. 몇 년 전 돌아가신 나의 할머니에게도 언제가 가장 행복했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살림하며 살 때가 가장 행복했다고 말하셨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힘들어도 노인들의 눈에는 젊음이 그저 아름답게만 느껴지는가 봅니다. 들의 쓸쓸한 눈빛을 보면 정말 이 순간을 소중히 생각하며 보람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남에게 존경받으며 삶을 아름답게 살다 가는 사람은 두고두고 사람들 입에 꽃처럼 회자될 것이고, 남의 지탄을 받으며 손가락질 받는 인생을 살다 간 사람은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저평가되고 놀림거리가 되어 아서나 죽어서나 나쁜 평판이 늘 따라다닐 것입니다.

자신의 무덤자리를 애지중지하며 잘 가꾸어 놓은 들 인격이 바르지 못하면 누가 찾아가기나 할까요? 살아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건 권위와 허세가 아니라 살아서 전하는 따뜻한 마음일 텐데요.


세상을 떠난 이의 따뜻한 말과 행동은 가을 들녘에 알알이 영글어 가는 저 벼이삭처럼 남겨진 이들에게 풍요로운 마음을 선사하고 이 험한 세상을 다시 살아낼 용기와 위로를 얻게 합니다.

오늘은 가슴에 오래 남을 진심 어린 말 한마디를 소중한 사람에게 꼭 전해주고 싶습니다.


선행은 못하더라도 남에게 피해는 주지 않고 살아가기를.. 올바른 정신으로 가치 있는 삶을 살다가 조용히 떠날 수 있기를..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고 낙엽이 조용히 떨어지듯이 곧 다가올 나의 노년도 그렇게 흘러가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