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츠린 나에게 윙크하기

by violet

9월의 장미가 새초롬하게 피어나고 여름에 피어난 봉숭아꽃이 지고 맺힌 씨앗이 다시 땅으로 떨어져 싹이 나고 있다. 장미와 봉숭아는 다시 두 번째 봄을 맞이하는 중이다.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 기나긴 여름이었다. 무덥던 시간과 폭우가 지나가고 제법 서늘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다.

아름다운 자연과 달리 연일 매스컴에선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하는 악의 존재들이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는 소식을 쏟아내고 있다. 부당하게 얻은 돈과 권력으로 호사를 누리다가 지금이라도 밝혀지고 죗값을 받게 되니 그나마 다행인가. 쓸데없는 박탈감을 느끼는 건 나뿐인가? 하루하루 애를 쓰며 오직 자신의 힘으로 정직하게 일하며 돈 버는 사람들이 세상엔 더 많은데 왜 저런 모습들을 TV에서 봐야 하는지.. 얼른 TV를 끄고 다시 나의 애정하는 반려라디오를 켠다.

조용한 음악과 디제이의 잔잔한 멘트를 들으며 나만의 세상으로 빠져든다.


상대적 박탈감은 나와 관련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느끼지만 내 주위 가까운 사람들에게도 느낄 수 있다.

그 감정은 나의 결핍과 욕망사이에 슬며시 자리를 잡고 앉아 자기 연민을 느끼게 한다.

모든 것은 비교와 질투에서 발한다.

내가 원하는 것을 갖지 못했을 때는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도 상처를 받고, 무슨 의도를 가지고 하는 말이 아니어도 마음이 한다.

그리고 인간관계에서 사소한 것에서 차별받는다고 느껴질 때 한없이 옹졸해진다. 대놓고 차별받으면 수치심이 들고 알듯 모를 듯 은밀한 차별을 받으면 자존감에 타격을 받는다.

부정적인 마음에서 살아남으려면 비교를 멈추고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고 존중해 주는 마음이 필요하다. 남에 의해서 좌우되지 않는 내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려면 열등감을 던져버리고 자신감과 자존감을 되찾아야 한다.

상대방이 뭐라 해도 사람들의 어떤 부러운 모습을 보아도 흔들리지 않으려면 내 능력과 정신이 발전할 수 있도록 무슨 일이든 잘하려고 노력하고 또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내가 자신했던 것들이 허점투성이인 걸 확인하고, 남을 배려한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얼마나 사회성이 결여되어 있고 단점이 많은 사람인지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나의 단점을 말하는 이들을 보면 대부분 이기적이고 남을 배려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심성이 고운 사람들은 상대의 단점을 보아도 감싸준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러니 누가 단점을 지적하면 고치려고 노력은 하되 주눅 들 필요는 없다. 그들도 알고 보면 나만큼이나 단점이 많을 테니까..

녹슨 뇌를 잘 돌아가는 뇌로 만들기 위해 부지런히 활유를 바르고 갈고닦아야겠다.

비가 그친 후 햇살과 바람이 때 이른 낙엽 바짝 말려주었다. 낙엽 밟는 소리가 듣고 싶어 그 길을 조심스레 걸어본다. 바스락바스락~~

칡꽃이 진 보랏빛 꽃길도 한참 동안 서서 바라본다. 불어오는 바람에 향기도 맡으며 가을 들길을 걷는다. 여전히 한낮의 햇살은 뜨겁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낯선 길은 두렵다. 그러나 한 번 두 번 가보면 금세 익숙해질 것이다.

자~용기를 내자. 움츠린 가슴을 펴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