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람들보다 자연의 표정과 손짓에 더 익숙한 사람이다. 꽃무릇의 여린 듯하지만 강인한 아름다움이 나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 강렬한 색에서 용기를 얻고
파란 하늘에서 자유로움을 느끼고
노오란 가을들녘에서 평화를 되찾는다.
사람들의 미세한 표정엔 마음이 보여서 굳은 표정을 보면 내 마음도 얼어붙고, 부드러운 표정을 보면 내 마음도 스르르 녹는다.
누군가 나에게 미소 지으며 잘 가라고 손 흔드는 손짓, 가는 길을 멀리서 지켜보는 눈빛에 마음은 애틋한 정이 간다.
세상을 떠난 작가를 책 속에서 만난다. 책을 펼치자 그 언젠가 내가 밑줄 그어 둔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갑자기 울컥한다. 그 한 줄의 문장에 잊고 있던 서글픈 추억이 되살아나 한동안 마음이 먹먹해진다. 작가의 쓸쓸한 표정이 글 곳곳에 묻어있다. 떠난 그곳은 아프지 않고 행복하신지...
밤의 산책길엔 어떤 표정이 있을까?
어둠을 밝혀주는 가로등불에 마음이 환해지고, 달과 별이 친구가 되어 주고, 그 풍경을 찍는 핸드폰 카메라의 찰칵거리는 셔터소리에 나는 혼자 걸어도 외롭지 않다.
가끔 생각대로 이루어지는 일들이 있다. 그럴 땐 정말 좋은 상상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둡지 않은 미래이길 기도하지만 어두워도 밝은 빛을 내뿜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행복한 현재이길 기도하지만 그런 날들이 아니더라도 즐거움을 만들어가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이 가을엔 늘 좋은 표정을 가진 사람이 되어 가기를.. 많이 웃고 많이 행복해지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