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같은 세상
가을이면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가로수길을 걷고 드라이브하는 것을 즐겼다. 차창밖으로 바라보는 은행나무 길은 나를 언제나 동화 속 세상으로 안내한다.
남이섬 은행나무길, 종묘, 선암사에서 보던 그 노란 세상도 잊지 못한다.
핑크나 보라색 꽃을 좋아하지만 노란색 꽃 중에서는 특히 수선화, 프리지아, 버터플라이 라넌큘러스, 튤립 종류의 꽃들을 좋아한다.
노란색은 설렘의 색이며 희망적이다.
봄과 가을에서 노란색을 빼면 왠지 허전할 것 같다. 올 가을엔 노랗게 물든 자연의 색깔에 푹 빠져 보는 것도 정신건강에 좋을 듯하다.
고흐가 황금빛 밀밭을 바라보듯 나는 이곳에서 노오랗게 익어가는 벼들을 바라본다. 저 한톨한톨 맺힌 벼이삭이 쌀이 되고 밥이 되어 우리 삶을 지탱해 주니 고마운 마음 가득이다.
모과를 보면 지난날이 떠오른다.
해마다 가을이면 다 익은 노란 모과열매가 툭툭 떨어지는 걸 주워서 모과향을 맡으며 벤치에 나란히 줄세워 놓곤 했다.
처음 이곳에 와서 작물을 심을 한평의 땅도 허락되지 않았던 때에 잡초와 돌을 제거하고 노란 모과로 동그랗게 테두리를 두른 후 그 안에 나의 꿈을 심었다. 그때의 서러움을 생각하면 지금은 많이 발전했지만 여전히 나에겐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이룰 수 없어도 상관없다. 꿈은 꾸라고 있는거고 꿈꾸고 계획할 때가 더 행복한거니까..
추운 겨울이 오기전에 노랑에 물든 가을을 한껏 즐기고 싶다. 내 기억속에 있는 모든 가을산들을 하나하나 회상해본다. 남산, 인왕산, 북악산, 내장산, 한라산, 송광사와 선암사의 가을풍경까지..
오늘밤 꿈속에선 그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 숲길을 모두 다녀올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