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ay + 2
아침에 묻는다. 어제보다 나은가.
대답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괜찮다”는 말은 여전히 입에서 미끄러진다. 그립다가 먼저 떠오른다.
어젯밤, 잔잔한 조명을 튼 방에서 혼자 “보고 싶다”를 몇 번이고 중얼거렸다.
미련만 남는다.
일요일 대화가 다시 뜬다. 혹시 마음이 바뀔 수 있냐고 물었고, 너는 “그럴 수도 있지”라고 했다. 문장은 열려 있었지만, 확률은 얇았다. 종이 가장자리만큼, 손톱으로 잡아도 찢어질 만큼. 알면서도 그 문장에 손을 대 본 건, 내가 아직 미련을 다 쓰지 못해서다.
출근한다. 오늘은 어제보다 낫겠지, 하루가 지났으니까.
몸은 회사에 도착하지만 마음은 반 걸음 늦다.
어제 내 얼굴을 살피던 시선이 옅어졌다. 관심이 줄었는지, 내가 덜 흘리는 건지, 판단은 미룬다.
속 얘기를 쏟고 싶다. 하지만 전부 올려놓으면 무겁겠지.
남들은 바쁘고, 내 이별은 결국 내 일이라는 사실이 입을 닫게 한다.
일에 붙어 본다. 집중은 느슨하다.
어제보다는 낫나, 잠깐 그렇게 느껴지지만 곧 흐트러진다. 할 일을 처리하며 시간을 넘긴다.
모든 이별은 슬프다. 그런데 이상하게 ‘지금’이 늘 가장 아프다. 그래서 지금, 네가 더 보고 싶다.
어느새 퇴근 시간. 직원들이 저녁을 먹자고 한다.
혼자 먹으면 생각이 늘어날 테니 따라간다. 가보고 싶던 텐동집
맛있다. “너도 좋아했겠다”는 생각을 억지로 끼워넣는다. 같이 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오늘도 세 정거장 먼저 내린다. 집까지 서른분.
바람과 보폭을 맞추며 같은 주문을 되뇌인다. 연락이 왔으면 좋겠다. 실수라도. 한 글자라도.
그 사이 질문이 줄지어 선다. 무엇이 나를 친구로 보이게 했을까.
말투였나, 거리였나. 더 단단했어야 했나. 답은 없고, 질문만 옆에서 걷는다.
날씨가 갑자기 차다. 체감이 잘 된다는 말이 오늘은 마음에 더 차갑게 박힌다.
해결되지 않을 문제를 머릿속에서 몇 번이고 해결해 보고, 혼자 피식 웃는다.
웃음은 성냥불처럼 짧다. 금방 꺼진다.
집 앞. 숨을 고른다. 오늘은 어제보다 생각이 더 많다.
결론은 없다. 문을 열고 들어가 휴대폰을 뒤집어 두고, 물 한 컵을 천천히 비운다.
기록을 닫는다. 그녀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