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괜찮은 삶을 살았다고 자부했었다.
무난한 학창시절을 보내고, 지금은 남들이 알만한 회사에서, 먹고 살기에 부족함이 없는 돈을 벌며, 주말에는 가족과 친구와 만나는 삶. 걱정이 별로 없는 삶이랄까.
커뮤니티 글에 종종 올라오는 회사가 힘들어요, 적성에 안 맞아요, 직장 스트레스...이런 것도 나에게는 남일이다. 책임감있고 좋은 실력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있고, 내가 스스로 하고싶은 일을 찾아 즐겁게 스스로 성장하는 기분을 느끼며 회사생활도 하고있다.
무난한 학창시절을 보냈고, 주변 친구들도 다 나와 같아서 대부분의 친구들이 좋은 회사에 취직하여 비슷한 돈을 벌고 유사한 일을 하며 살고있다. 금전적으로 크게 여유롭지도 않지만, 크게 부족하지도 않으면서, 여유롭게 돈 쓸 시간도 있는 이런 적당한 삶.
내 인생과 주변 사람들의 삶에는 크게 편차가 없었고, 난 이런 삶만 봐왔기에, 마치 정해진 길만 걸어온 사람처럼 이 길이 내 길이라고, 당연히 이 길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별 생각없이 걸었던 것 같다.
최근에는 지인의 일을 잠깐 도와주며, 내 인생에서 없을 것 같았던 사람 만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을 보았고,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약간의 충격을 받았었다.
첫 번째 받은 충격은, 나보다 많이 어린 친구가 여러 명의 직원을 둔 사업체를 운영하며 꽤 많은 돈을 번다는 사실이었다. 신문을 보며,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사업을 해야 한다는 기사를 본 적은 있었지만, 마치 그런건 내 일이 아닌양 치부했었는데 그런 사람이 내 근처에 있다는 사실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외모를 보고도 충격을 받았다. 그냥 내 친구 같이, 흔하게 볼 수 있는 친구였다. 연예인 같은 사람이 큰 돈을 벌었다 할 때는 뭐 잘생겼으니까, 이쁘니까 라고 단순하게 치부했었는데. 마치 나와 비슷한 친구가 그런 일을 하고 있다니, 난 뭐하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두 번째 받은 충격은, 인별그램의 인플루언서를 보고 난 나의 행동이었다. 그가 인플루언서라는걸 안 순간부터 나는 그 사람을 신경쓰고 눈여겨보기 시작했고, 한 편으로는 부러워하면서, 어떻게 하면 저렇게 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다 문득, 내가 학창시절에는 저 사람을 부러워 했을까 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학교에서 시킨 공부만 하며, 성적 줄세우기에 익숙해 져 있던 나였기에, 충분히 좋은 학교에 진학했음은 사회적 성공과 직결된다고 무의식중에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던 와중 그 사람을 부러워하며 그 사람의 행동을 신경쓰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서, 사회에서의 성공은 정말 공부 잘하는 것과는 상관관계가 없구나 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
나는 스스로의 인생에 꽤 확신이 있는 편이다. 스스로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좋은 사람들과 일하며, 큰 금전적 걱정 없이, 내일의 출근을 기대하며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런 삶을 위해 나름 치열하게 열심히 살았고, 다시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다 해도, 이 길을 사는게 나쁘지는 않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다양한 모습으로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내 인생은 과연 이게 최선이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며,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건 어쩔수가 없다보다. 나름 정신적으로 성숙했다고 생각했지만 아직도 무의식의 어딘가에서는, 학창시절 성적 줄세우기가 인생의 성공과 직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철부지의 눈에는 말이다.
다들 자신이 주인공인 자신만의 인생을 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다른 사람들과 끊임없이 비교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일 것이다.
그럴 때 마다 궁금하다. 다들 스스로 자신의 인생의 확신을 어디에서부터 얻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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