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시간 일하고 나중에 몰아 쉬어라, 그게 가능해?

by teh

2023년 현행 법 상, 근로시간은 주 52시간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는 기본 40시간 근무 원칙에 연장근무가 최대 12시간으로 제한되는 근무제로, 일주일 최대 근로시간이 52시간으로 제한됨을 뜻한다.


근데 최근 윤석열정부에서 근로시간 제도 개편을 통해, 현재 주 최대 52시간인 근무시간을 69시간으로 늘리는 대신, 52시간 이상 초과근로한 시간만큼 이후의 근로시간을 줄이거나 휴가로 보상하는 제도를 제안하였고, 이 내용이 뜨거운 감자가 되어 여러 메스컴에서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 내용이 이처럼 핫이슈인 것은, 노동시간의 변경이 대한민국 근로자 대부분에게 적용되는 파급력이 큰 정책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이 자신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이기 때문에 이처럼 많은 관심을 갖고 의견을 내는 것 같다. (사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영향이 미치지 않으면, 아무리 중요한 정책이라도 큰 관심이 없다는게 내 생각이다.)


우선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 69시간 정책은 도입되기 어려울 것 같다.

이미 윤석열정부는 이 내용에 대해, 정부의 의견이 잘못 전달된 것 같다며 한 발 빼고 있는 모양새이고, 그 총알받이는 현 고용노동부 장관인 이정식 장관이 맡은 것 같다.

(사실 대통령실의 입장과, 그 밑에서 실무를 하는 고용노동부가 언론에서 얘기하는 의견이 다른것도 약간은 코메디인 상황이다. 마치 머리와 손발이 따로 노는 느낌이랄까)


아래 국회 청문에에서 전용기 더민주 의원이 이정식 장관에게 질문하는 내용은, 이 정책의 문제점에 대해 잘 꿰뚫고 있는 듯한 모습니다.

"지금 69시간 일해야 하는 기업이, 다음주에는 69시간을 일하지 않을 수 있는가?"

"과연 법적으로 69시간을 보장하는 장치가 있다고 해서, 노동자가 그 장치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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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질문에 대해 초과 근로에 대해 휴가를 보장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놨다는 이정식 장관의 답변을 들으며, 정말 공직사회에서만 일해본 사람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회사에 다녀본 사람의 입장으로, 회사에서 안 바쁜 경우를 본적이 없다.(통상적으로 회사는 항상 바쁘고 그렇게 일을 만들어 돈을 버는 곳이며, 직원들에게 주는 돈은 항상 모자라게끔 주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전용기 의원이 질문한 것처럼, 이번주에 바쁜 회사가 다음주에 한가할 거라는 보장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ideal한 생각인걸까. 초과 근로에 대한 휴가 보장 수단을 만들어 놨다고 해서, 자신의 목줄을 쥐고 있는 사람에게 그렇게 주장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지금 현재 52시간 초과하는 기업도 재대로 관리감독 못하는 상황에서, 69시간 초과 기업에 대해서 할 수 있다고 하는 건 도대체 어디서 나온 자신감일까.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해 국회 의석 확보가 필수적인 현 정부가 이렇게 사람들의 반감을 살 수 있는 정책을 밀어붙이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냥 적당히 고용노동부와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된 것 같다면서 적당히 유야무야 하는 선에서 이 내용은 마무리 되지 않을까.


추가로, 현 정부가 국민의 신뢰를 얻고 총선에서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번과 같이 아니면 말고 식의 정책 제안은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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