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왜 글을 쓰는가?
'글을 쓰고 싶다', '작가가 되고 싶다'
당신은 왜 그런 생각을 했는가?
브런치에 글을 쓰게 된 지 1년 조금 안된 햇병아리 작가
하지만 뚜렷하게
'내가 왜 글을 쓰고 싶었는지'
생각해 본 적 없던 터라
꾸준히 글을 쓰지 못했다
사람이 싫어 도망간 책의 세계에서 얻은 생각의 꼬리를
배설에 가깝게 적고 또 적었다
우연히 브런치 스토리를 알게 되어 호기심에 도전해 본 작가
단번에 승인이 나버린 탓일까
'나 따위가 작가라고?', '이게 돼?'
얼떨떨한 마음으로 글을 쓰고 있지만
꾸준한 동기와 열정이 솟지 않아
스스로 브레이크를 밟는 시기가 많아졌다
브런치 스토리: 카카오에서 운영하는 글쓰기 플랫폼
여기는 글쓰기 플랫폼인데...
이렇게 열정적인 작가들이 많은데...
내가 낄자리가 아니라며 외면하면서도
계속해서 돌아오는 이 자리에 대해
나조차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해되지 않을 때 즈음
기자출신 김아영 작가가 써 내려간 책 <<모든 걸음에는 이유가 있다>>
유품정리사가 써 내려간 책 <<남겨진 것들의 기록>>
출판 에이전시 "책과 강연"의 <<김태한 대표님>>
책과 사람이 나의 처음을 되돌아보게 도와주었다
김아영 작가는 글 쓰는 걸 좋아했단다
그녀는 항공승무원, MBC방송기자를 지나 그렇게 원하던 작가가 되었다
그럼 나는? 생각해 보니
난 글 쓰는 걸 안 좋아했다, 아니 싫어했다
전형적인 대한민국 주입식 교육의 피해자라 할 수 있을까?
내 생각하나 말과 글로 표현하지 못하고
20대 언저리까지 그저 그런 학창 시절을 지나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글쓰기를 처음 해봤다
심지어 왜 이리 못쓰냐며 상사에게 혼이 나면
다른 사람 보고서도 훔쳐보고, 베껴보며 노력해도
글하나 지지리도 못 쓴단 소리를 들어 글이 싫었다
경찰(과학수사)에 들어와서도 형사출신 선배 사이에서
글 못쓰고 두서없는 직원으로 혼나기 매한가지였다
그러다 오기가 생겼다
'책부터 읽자', '두고 봐, 내가 글 쓰고 만다'
그렇게 책을 읽고 일기를 쓰기 시작하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잠시 우울증으로 힘들어했던 시기도 글쓰기로 이겨냈다
그러다 이전에 읽은 유품정리사의 책이 생각났다
사람의 생명이 사라져 간 흔적을
과학수사 요원으로 매일 보던 흔적을
따뜻한 온기 서린 시선으로, 글로 담아냈던 저자
그렇게 내가 지나온 사건 속 이야기를 내 시선의 글로 쓰고 싶어졌다
하지만 나의 욕심이 이기적인 글쓰기가 아닐까?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피해자, 유족, 관계자, 다른 직원들
여러 사람의 인생의 교집합이 될 수밖에 없는 내 글에 책임질 수 있을까?
오만가지 생각이 들며 땅굴을 파듯 숨는 시기도 있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던 중
책과 강연 김태한 대표님을 만났다
그리고 위로를 받았다
유품정리사, 장례지도사, 소방관계자, 경찰
여러 직군에서 죽음, 강력사건을 바라보지만
그 중심에 있는 과학수사 요원으로서
죽음과 사건을 바라봤을 때 생각이 궁금해진다고
결코 헛된 글쓰기가 아닐 거라고...
그렇게
나의 처음은 오기로 시작한 글쓰기였지만
이젠
내가 지나 온 수많은 사건을
보고 느낀 흔적을
쓰고 싶어졌다
내 생각과 글이
누군가에겐 의미 없을지 몰라도
누군가에겐 가치 있을지 모르지 않을까?
가치를 증명할 필요 없이
알아봐 줄 사람을 기다리는 풀꽃처럼
조용히 내 자리를 지켜보련다
당신의 처음은 언제인가?
당신은 무엇을 글로 쓰고 싶은가?
당신의 처음을 생각해 본 적 있는가?
처음과 지금 무엇이 달라졌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보며 달려가보자
잠깐 쉬어가도
처음 달리기 시작할 때 그 마음이
끝을 향해 질주하도록 도와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