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 월식

by 김성대

나를 꿰맨 실밥이 네가 찾아오는 실이 되었고

네가 지어 주는 밥이 되었다


실밥을 풀기가 두려웠다

나를 다시 꿰맸다


실밥이 등을 타고 올랐다

목까지 오르고 있었다

지네같이


달밤을 쓸어 보다가

셀 수 없는 골목들을 쓸어 보듯이


셀 수 없이 기어가고 있는 것이다

지네의 다리를 갖게 되어


더 깊은 골목으로 기어가게 된다

너의 몸에 닿을 때까지


달 뒤로 지네가 지나가고 있다

달을 누비고 있다

어디까지가 몸인지 몰라서


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네 같은 뼈가 들어왔다


입 속에서 지네 맛이 났다

차가운 달빛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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