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줄 말

by 김성대

이것은 할 말 없는 사람들의 대화다.

할 말이 없어도 대화를 해야 하는.


무한한 신경전으로 우리는 유지되고 있다.

우리의 지루함이 일치했기 때문이다.

열렬히 지루해하고.

재빨리 지겨워지고.


우리가 무한히 졸릴 것이다.

오해할 수 없이 지루한 저녁이면.

우리가 누워 서로 잠든 척하는.


우리는 무한한 미로를 그린다.

서로가 미뤄 놓은 말 안에서.

서로를 미로인 줄로만 생각한 것.

빠져나가려고만 한 것.


모두가 그대로라서 무섭다.

무한히 의연했지만

무한히 떨고 있었다.


우리도 미끄러운 몸살을 갖자.

우리가 무한해지기 전에.

악무한이 시작되기 전에.

여기 누워 너의 말을 다 돌려주겠다.


무한의 끝은 그렇게 시작된다.

무한히 말을 돌리다가

어느 원치 않는 진실에 다다른다.


어떤 무한에서 돌아오는 길.

우리가 무한히 아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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