뱁새의 다리, 고향을 떠나게 하는 지방의 교육(?)
많은 지역에서 10대와 20대의 전출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학령인구와 구직인구의 도시로의 이동이 그 주원인이다. 한편 학생 수 감소에 따라 폐교가 늘어나고, 인구가 줄어듦에 따라 지방소멸대책으로 생활인구 등을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교육은 ‘학생 수 감소’ 문제를 아직 지방소멸과 연결 짓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지역의 부모들이 우리의 아이들이 어릴 적부터 고향을 떠나 더 좋은 교육을 받고, 그래야 수도권이나 대도시의 좋은 일자리를 찾을 기회가 커질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이 저출산과 학령인구의 도시이동 등 자연적 인구 감소와 더불어 사회적 인구 감소현상이 발생하고 그것이 지방소멸을 초래하는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라는 생각, 그리고 그 대책을 교육도 생각해봐야 하는 것은 아닐까?
그 원인을 추측컨대 아직까지 지방 교육의 핵심 목표를 ‘도시와의 교육 격차의 해소’로 보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이러한 문제 설정은 은연중에 ‘도시의 교육’을 정상적이고 규범적인 것으로 설정하는 오류를 포함할 수 있고, 문제가 해결된 상태 역시 도시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을 기준으로 해 판단하는 것일지 모른다.
(※ 참조: 양희준·박근영·이재준·허준·박상옥, 지방소멸시대의 농촌교육, 우리가 몰랐던 진실들, 학이시습, 2022)
그러면서 거의 모든 도시들이 지방소멸에 대한 대책으로 타지의 인구를 끌어들이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은 어느 정도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작은 도시들이 갑자기 교육환경이 좋아지거나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교육이 그것을 고민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도 일리가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교육이 도시의 기준으로 지방의 학생들을 가르친다면, 그리고 그들이 더 좋은 교육과 나은 일자리를 위해 고향을 떠나야 한다면 자신의 고향을 이해하고 어머니·아버지의 삶의 터전을 사랑할 시간을 너무 적게 주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지역에서의 교육의 역할은 그것만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기준이 틀렸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