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성민 Jan 23. 2024

지방소멸시대, 교육의 역할은

뱁새의 다리, 고향을 떠나게 하는 지방의 교육(?)

많은 지역에서 10대와 20대의 전출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학령인구와 구직인구의 도시로의 이동이 그 주원인이다. 한편 학생 수 감소에 따라 폐교가 늘어나고, 인구가 줄어듦에 따라 지방소멸대책으로 생활인구 등을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교육은 ‘학생 수 감소’ 문제를 아직 지방소멸과 연결 짓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지역의 부모들이 우리의 아이들이 어릴 적부터 고향을 떠나 더 좋은 교육을 받고, 그래야 수도권이나 대도시의 좋은 일자리를 찾을 기회가 커질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이 저출산과 학령인구의 도시이동 등 자연적 인구 감소와 더불어 사회적 인구 감소현상이 발생하고 그것이 지방소멸을 초래하는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라는 생각, 그리고 그 대책을 교육도 생각해봐야 하는 것은 아닐까?


그 원인을 추측컨대 아직까지 지방 교육의 핵심 목표를 ‘도시와의 교육 격차의 해소’로 보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이러한 문제 설정은 은연중에 ‘도시의 교육’을 정상적이고 규범적인 것으로 설정하는 오류를 포함할 수 있고, 문제가 해결된 상태 역시 도시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을 기준으로 해 판단하는 것일지 모른다.

(※ 참조: 양희준·박근영·이재준·허준·박상옥, 지방소멸시대의 농촌교육, 우리가 몰랐던 진실들, 학이시습, 2022)


그러면서 거의 모든 도시들이 지방소멸에 대한 대책으로 타지의 인구를 끌어들이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은 어느 정도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작은 도시들이 갑자기 교육환경이  좋아지거나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교육이 그것을 고민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도 일리가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교육이 도시의 기준으로 지방의 학생들을 가르친다면, 그리고 그들이 더 좋은 교육과 나은 일자리를 위해 고향을 떠나야 한다면 자신의 고향을 이해하고 어머니·아버지의 삶의 터전을 사랑할 시간을 너무 적게 주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지역에서의 교육의 역할은 그것만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기준이 틀렸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작가의 이전글 생활인구로 다 설명되지 않는 듯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